고인이 30여 년 섬겼던 한복협 주관으로 천국환송예배
한국 복음주의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목회자이자 신학자였던 김명혁 목사가 18일 교통사고로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난 가운데, 고인의 장례 일정이 20일부터 시작됐다.
특히 20일 오후 3시에는 김 목사가 30여 년 동안 총무와 회장을 역임하며 많은 애정을 쏟았던 한국복음주의협의회(한복협) 주관으로 천국환송예배를 드렸다.
이정익 목사(명예회장)의 인도로 드린 이 예배에서 강승삼 목사(지도위원)의 대표기도 후 김상복 목사(자문위원)가 ‘하늘의 음성’(계 14:13)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김상복 목사는 고인과 마찬가지로 평양에서 신앙의 자유를 찾아 월남했으며, 서울대 동문으로서 오랫동안 신앙의 여정을 함께해 왔다.
김 목사는 “김명혁 목사님은 어려서부터 전력으로, 성경대로 사셨다. 11세의 나이에 부모를 뒤로하고 홀로 신앙의 자유를 위해 월남하고,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바로 신학교로 진학하고, 목회하다 은퇴한 이후에도 매주 차를 몰고 전국을 다니며 작은 교회들을 격려하다가 마지막 순간까지 멋지게 가셨다”고 했다.
그는 “이 시간은 우리에겐 슬프고 충격적이지만, 김 목사님에겐 기쁨의 시간이다. 그분은 이미 이틀 전 천국 도착하셔서, 먼저 간 아들과 순교하신 아버지 어머니를 만나셨을 것”이라며 “아무리 잘살아도 이 땅에서의 인생은 수고이고, 참된 행복과 기쁨과 평화는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하늘의 음성을 듣는 사람들이니 진정 행복한 사람들”이라고 했다.
회고사는 림인식 목사(자문위원)와 김영한 교수(자문위원), 손봉호 박사(고신대 석좌교수)가 전했다.
올해 만 99세인 림 목사는 이날 휠체어를 타고 참석해 “김명혁 목사는 다니엘과 같이 신앙에 미친 사람, 공부하고 자기 자신을 건설하는 데 미친 사람, 사명에 미친 사람이었다”며 “특히 그는 후배들에게 선배들의 신앙을 본받을 것을 부르짖으며 끝까지 그 신앙을 지켰다”고 했다.
김영한 교수는 “철부지일 나이에 주일성수를 위해 월남했던 돌파적 삶, 그것이 그분의 삶과 의식을 평생 지배한 원형적 사건이었다”며 “그것이 그분의 기독교계를 향한 봉사의 근본적 계기가 아니었나 생각한다. 특히 삶과 신앙이 일치된 그분의 발자취를 배워야 한다”고 했다.
손봉호 박사는 “평생 무수한 기독교인들을 만나 왔지만, 김명혁 목사님처럼 순수하고 간사함이 없으며 믿음 안에서 담대한 분은 없었다”며 “친구지만 부럽고, 그런 친구를 둔 것이 제게 큰 복이다. 갑자기 가서 서운하지만, 사례비도 받지 않고 미자립교회를 도우려고 가다가 떠난 것이 얼마나 멋진가”라고 했다.
이 자리에는 김 목사가 사고를 당했을 당시 방문하려 했던, 춘천 산천무지개교회의 담임 윤재선 목사도 참석했다. 윤 목사는 눈물을 흘리며 “김명혁 목사님께서 3년 전 아무 연고도 없던 우리 교회에 오셔서 격려해 주셨는데, 그때 춘천교대 총장의 사모님이 자신도 평양 출신이라며 꼭 다시 와 달라고 했고, 이번에 다시 오시다가 순직하셨다. 김 목사님을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한 죄인 된 저를 용서해 달라”고 했다.
이어 이옥기 목사(총무)가 경과를 설명했고, 유족들을 대표해서 외손자 이동혁 씨가 인사했다. 예배는 최복규 목사(자문위원)의 축도로 마쳤다.
이날 앞서 오전 11시에는 강변교회 주관 위로예배를 드렸으며, 이후 오후 7시에는 예장 합신 동서울노회 주관 위로예배를 드린다.
21일에는 오전 11시 예장 합신 총회 주관 입관예배, 오후 3시 합동신학대학원대학교 주관 위로예배 등이 이어진다. 입관은 별도 시간에 유족과 강변교회 이수환 목사 등이 함께한 가운데 진행된다.
22일 오전 6시 운구를 시작해 오전 6시 30분 강변교회에서 발인예배가 진행되며, 오전 7시 교회를 출발해 오전 8시 합동신대를 경유해 오전 9시 장지인 용인 나래원에 도착해 하관예배 등이 이어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