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55% “불법 이민, 치명적 위협”… 바이든 재선 발목 잡나

뉴욕=김유진 기자     |  

▲수천 명의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NBC 뉴스 유튜브 캡쳐

▲수천 명의 히스패닉계 이민자들이 미국 국경을 향해 이동하고 있다. ⓒNBC 뉴스 유튜브 캡쳐

갤럽(Gallup)의 새 조사에서 기록적 비율의 미국인들이 불법 이민을 국가의 중대한 위협으로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갤럽은 2월 1일부터 20일까지 수집된 미국 성인 1,016명의 응답을 기반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응답자들에게는 미국의 이민 문제에 대해 질문하며, 특히 불법 이민을 ‘치명적인 위협’으로 보는지, ‘중요하지만 치명적이지 않은 위협’ 또는 ‘전혀 중요하지 않은 위협’으로 보는지를 물었다.

올해에 불법 이민을 치명적인 위협으로 규정한 미국인의 비율은 사상 최고치인 55%에 달했다. 31%는 ‘중요하지만 치명적이지 않다’고, 14%는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불법 이민을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는 응답자의 비율은 2004년에 측정된 최저치와 같다.

정당별로는 공화당 지지자의 90%가 불법 이민을 ‘치명적인 위협’으로 꼽았으며, 무소속 54%, 민주당 지지자 29%가 이에 동의했다. 지난해에는 공화당 지지자 84%, 무소속40%, 민주당 지지자 20%였다.

특히 다수의 미국인들(28%)이 불법 이민을 국가가 직면한 가장 중대한 문제로 꼽았다. 반면 지난 1월 미국인들이 가장 심각하게 여기는 문제에 대한 여론조사에서는 ‘정부’와 ‘이민’이 최대 관심사로 꼽혔다. 조사 대상자들 중 21%는 미국을 집어삼키는 가장 큰 문제로 정부를 지목했으며, 이민은 20%였다.

갤럽 보고서는 “이민 문제가 다른 모든 사안보다 중대한 문제로 꼽힌 것은 중앙아메리카 이민자들의 국경 통과 시도가 급증했던 5년 전이 마지막이었다”며 “이민은 2018년 7월과 11월, 2014년 7월에도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번 갤럽 조사는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이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이민자들과의 접촉이 기록적으로 많이 보고된 가운데 이뤄졌다. CBP가 집계한 자료에 따르면, 남서부 국경에서의 월별 지상 접촉 건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직무를 시작한 2021년 2월 이후 지속적으로 10만 건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바이든 취임한 이후 남서부 국경의 법 집행 당국은 700만 명 이상의 불법 이민자들을 상대했다. 이는 2020년 미국 인구 조사에서 측정된 미국 37개 주의 인구를 초과한다.

남서부 국경을 통과하는 월별 불법 이민 건수는 2023년 12월에 30만 1,983건으로 사상 최고치에 도달했다. 그러나 보고된 국경 횡단 건수는 2024년 1월에 17만 6,205건으로 크게 감소했다.

미국 내 불법 이민에 대한 우려는 2024년 대선에서 재선을 노리는 바이든의 지지율을 악화시키고 있다. 리얼클리어폴리틱스(RealClearPolitics)가 1월 3일부터 실시한 여론조사 평균에 따르면, 바이든의 이민 문제에 대한 미국인의 순불만지수는 33.3%를 기록했다. 이는 2월 1일 이후 집계된 순불만지수(1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이달 초, 미국 하원은 국경 관리의 책임을 물어 알레한드로 마요르카스 미국토안보부 장관의 탄핵 소추안을 가결했다. 공화당이 다수를 차지하는 하원은 마요르카스에 대해 “이민과 국경 보안에 관한 의회의 법률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혐의로 탄핵했다.

탄핵 소추안이 상원에서 통과되려면 3분의 2의 찬성을 필요하지만, 상원의 당파적 구성(민주당 51명, 공화당 49명)을 고려할 때 그 가능성은 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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