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진의 묵상일상 13] 하나님 말씀 묵상은 거룩한 몸짓이다
우리는 하나님 말씀을 반복해서 읽어도, 그 말씀이 지닌 뜻과 의미를 다 파악할 수 없다.
그럼에도 멈출 수 없다. 그 행위가 묵상이다.
그 태도는 거룩한 행위, 곧 거룩한 몸짓이다.
우리가 기도라는 행위를 할 때도 모두 알고 하지 않는다. 내다보며 하는 행위가 아니다.
묵상도 그러하다.
첫술에 배부를 수 없듯 말씀이 내 입맛에 맞을 리 없고,
하나님 뜻이니 마음이니 파악될 리 없다.
해야 하는가보다, 따라가다 보니 어렴풋이 하나님 뜻을 알게 된다. 그것도 아주 조금.
묵상은 그런 일이다. 거룩한 몸짓은 그렇게 시작된다.
작은 일에 충성하는 태도란, 아주 소소한 일,
내 상황을 먼저 하나님께 조곤조곤 말하는 일로 기도가 시작되듯,
하나님 말씀 한 구절을 계속 읽는 일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말씀을 보고 또 보는 일은 진정한 하나님과의 만남이라는 고리 하나가 연결되는 일이다.
거룩한 몸짓이 나에게도 시작되었다.
하나님께 내 상황을 아뢰다 눈물이 왈칵 쏟아지듯,
짧은 하나님 말씀이지만 반복하다 보면 눈물이 난다.
현재 내 상황만 크게 확대해 가고 있는 나를, 내가 보게 된다.
말씀 묵상이 지닌 힘은 ‘그랬던 내가 하나님을 보게 되는 일’에 있다.
내일 걱정에 사로잡혔던 나는 온데간데없고
“하나님은 신실하십니다. 하나님은 크십니다. 하나님은 모든 것을 알고 계십니다.”
느닷없는 고백이 계속된다.
하나님 말씀은 살아있는 말씀이다. 역동적인 말씀이다. 힘 있는 말씀이다.
그리하여 그 말씀을 중얼거리다 보니, 그 일하심이 내 입술에서부터 터져 나오게 된다.
그 말씀이 지닌 힘은 놀랍다.
내가 지닌 능력과 실력은, 하나님 말씀 앞에 무용지물이다.
오직 하나님만
오직 하나님 아버지만
집중하게 된다.
말씀 묵상의 짝은 기도인가보다.
말씀 묵상은 기도로 연결된다.
말씀을 읽다 보니 하나님을 알게 되고, 하나님을 조금 알게 되니 어느새 그 말씀이 기도가 된다. 거룩한 몸짓이다.
팀 켈러는 『기도』에서 “말씀에 깊이 들어가는 것이 기도의 출발”이라 한다.
“기도는 하나님 말씀을 읽는 일에 토대를 두고 있으며 서로 뗄 수 없는 관계다. 성경과 기도는 한 덩이가 되어 크리스천을 참 하나님과 멀어지지 않도록 단단히 붙들어 준다(89쪽)”고 했다.
하나님 말씀 묵상하는 일은 하나님께 기도하는 일로 연결된다.
하나님 말씀을 반복하는 일은 깊이 보는 시각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깊이 보는 그 행위가 기도가 된다. 묵상 내용은 곧 하나님께 아뢰는 기도 내용이다.
내 소견에 옳은 대로 하는 일이 기도가 아니듯, 하나님 말씀 묵상도 그러하다.
제대로 읽었는지 확인하는 그 행위,
또 한 번 보는 행위,
모르는 단어를 찾아 익히는 행위,
핵심 말씀 구절을 찾아 집중해 읽는 그 행위,
노트를 꺼내 무언가를 계속 쓰려고 하는 그 행위까지
이 모두는 거룩한 몸짓, 하나님과 친밀해지는 모든 순간이다.
‘거룩’을 외친들, 내가 거룩해지지 않는다.
거룩은 작은 일에 충성하는 태도,
곧 하나님 말씀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그 행위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행위는 하나님께 아뢰는 내용으로 가득 차고,
그 가득 찬 내용은 하나님께 영광, 나에게는 하나님을 닮아가는 지점이 된다.
우리 그 거룩한 몸짓을 시작하자.
작은 파닥거림이라도 괜찮다.
모두 그렇게 시작한다.
작다 하여 소심해지지 말자.
내가 하는 거룩한 몸짓과 네가 하는 거룩한 몸짓이 모여, 하나님 나라는 세워져 가는 법이니.
송은진 목사
의정부 세우는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