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옥수수재단 이사장 김순권 한동대 석좌교수
필자는 2004년부터 20년간 몽골의 저온 건조 환경에 적응하는 옥수수 품종개발을 추진해 오고 있다. 몽골 현지에서 국제옥수수재단(ICF) 몽골 지부(지부장 고재형 박사)를 통해 다르항 지역의 몽골식물농업연구원(IPAS) 시험장과 공동으로 시험 재배를 통해 육종한 결과 성공적인 결과를 얻어 2022년에 정부 농업식품부에 MCP(Mongolia Corn Population)라고 명명된 품종 등록이 완료됐다.
최근 기후 변화로 몽골에는 비가 더 내리는 환경이다. 몽골국은 인구 340만 명이지만, 가축이 20배 많은 7천만 마리 이상으로 목초지가 사막화되어가고 있어 기후 환경의 변화에 매우 취약한 국가다. 대통령령에 따라 최우선 국가 과제로 10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필자가 지난 가을 몽골에 일주간 방문(2023년 9월 13일부터 16일까지)해서 금년도 옥수수 육종과 종자 증식을 확인한 결과 칭기스칸의 몽골제국 성립 이래 800년간의 “유목축산”(가축과 같이 풀을 따라 이동하면서 사육)은 몽골에 적응하는 옥수수시료로 “정착축산”을 할 때가 되었음을 다섯 가지 면에서 확신했다.
첫째, 염소와 양등의 가축들이 나무 뿌리까지 마구 먹어 사막화가 일어나게 되는데, 가축을 일정 지역에 축사에 가두어 사육하는 “정착축산”을 할 때 사막화도 방지하고, 옥수수 재배에 가장 필요한 축산 퇴비가 생산될 수 있다.
둘째, 양질의 옥수수 사료는 영양실조로 추운 겨울에 얼어 죽는 가축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셋째, 몽골 땅은 비가 오면 가축 분변과 오줌이 강으로 모여 환경 오염을 심각하게 일으키고 있다. 정착축산은 환경오염을 방지할수 있다. 가축 수에 따라 일정 면적에 3년 간 정착축산을 하면 옥수수 재배에 적합한 땅이 되어 다수확 옥수수재배가 가능하다.
넷째, 옥수수의 지속가능한 재배 생산을 위해서 두과 작물과 함께 윤작 재배가 되어야 하는데, 몽골에 자생하는 알팔파가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연구를 강화하면 콩품종도 육종될 수 있다. 사료 옥수수 재배 3-5년에 한 번씩 윤작을 하면 안전하게 다수확 농작물 수확을 할 수 있다.
다섯째, 옥수수 식물체 전체를 이용하는 사일리지 옥수수 재배 및 생산이 답이다. 옥수수의 사료적 가치는 50%가 알곡 이삭에 있고 다른 50%는 줄기와 잎에 있다. 양질의 옥수수 사료 생산으로 고기의 질도 높아지고 우유의 생산성이 높아지며 영양 및 건강상태가 높아져서 동사 방지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ICF 몽골 지부장 고재형 박사는 천주교 김수환 추기경을 기념하는 바보의나눔재단의 지원으로 작년부터 (사)국경없는 과학자회(회장 신관우)와 함께 작은 규모지만 현지에서 사일리지 옥수수 사료 생산 시험을 추진했으며, 지난 9월 14일 울란바타르시 항올구 비오지역에 12동에서 축산 농민교육을 실시했다.
유목축산은 사막화를 촉진하고, 동물의 이동으로 고기의 질도 떨어져 육가공 수출이 어렵다. 가축이 건강하게 사육되면 양모 생산량도 증가할 것이다. 그러나 정착축산은 축산사료를 생산할 수 있는 땅이 가축 퇴비로 확보가 된다. 3년마다 옆으로 옮겨 윤작하는 정착축산을 할 때 다수확 사료 재배가 가능한 땅을 매년 넓힐 수 있다. 그리고 전역에 흩어져 버려지고 하천을 오염시키는 가축분뇨가 옥수수 재배에 가장 필수적인 황금의 퇴비가 된다. 정착축산을 할 때 국가내 가축 통계도 보다 정확히 파악될 수 있고 축산 농가들의 자녀 교육에도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옥수수 육종 20년의 역사가 이제 몽골 사막화 방지와 축산혁명에 획기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필자는 한국의 국제협력으로 800년 이상의 몽골 유목축산이 정착축산으로 속히 전환되어 몽골의 기반 산업인 축산업이 활성화되고 경제발전 속도가 달라질 수 있도록 몽골정부, 국제기구와 OECD 지원국들에게 이를 적극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