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기독의료단체, 무장공격서 건물 지켜내

뉴욕=김유진 기자     |  

절도·납치 시도하려 했을 가능성 높아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현지에 설립된 기독교 인도주의 사역인 라이브비욘드(LiveBeyond)는 매주 약 1,500명의 임산부에게 산전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브비욘드

▲2010년 아이티 대지진 이후 현지에 설립된 기독교 인도주의 사역인 라이브비욘드(LiveBeyond)는 매주 약 1,500명의 임산부에게 산전 관리를 제공하고 있다. ⓒ라이브비욘드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에서 약 20마일 떨어진 라이브비욘드 미니스트리(LiveBeyond Ministry)의 건물이 3월 21일 수십여 명의 무장괴한들에게 공격을 받았으나, 자체 보안팀이 이를 격퇴시켰다고 뱁티스트프레스(BP)가 보도했다.

라이브비욘드 CEO이자 공동 창립자인 데이비드 밴더풀은 21일 BP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보안요원들이 공격을 막아내 아무도 다치지 않았다. 하지만 끊임없이 총격과 위험이 존재한다”며 “8명 또는 10명이 와서 문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고 진입을 시도했지만, 우리는 이들을 되돌렸다. 그래서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무장괴한들이 음식과 보급품을 훔치고 사람들을 납치해 몸값을 요구하려 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2021년 7월 아이티 대통령 조브넬 모이즈가 암살된 이후, 지미 바비큐 셰리지에르의 지휘 아래 수만 명의 아이티 갱단들이 활동하고 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15일에 발생한 폭동으로 인해 갱단들은 포르토프랭스의 약 80%를 장악하고 있다.

밴더풀은 아이티에 대해 “지금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어떤 형태로든 국제적 개입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밴더풀은 유엔(UN)이 불안정한 국가에 안전을 제공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케냐가 투입한 1천 명의 경찰이 약 10만 명의 갱단과 싸우기에는 역부족이라며, 갱단의 상당수가 전직 경찰이라고 설명했다.

폭력이 격화된 2월 29일 이후, 플로리다 출신의 남침례회 목회자들을 포함한 많은 미국인들이 아이티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이달 18일에는 루이지애나주의 ‘리치아이티칠드런빌리지’(Louisiana Reach Haiti's Children's Village)의 미국 직원 두 명이 가족 방문차 포르토프랭스에 들렀다가 갇혀 있다.

라이브비욘드는 2005년에 재난구호단체로 설립돼, 아이티의 가장 가난한 지역 주민들을 위해 병원, 학교 및 교회를 운영하고 있다. 현재 약 120명의 아이티 직원들이 봉사하고 있다.

밴더풀은 8개월 전까지 라이브비욘드 본부 건물에서 일했으며, 최근에는 이스라엘의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복합단지를 조성 중이다.

그는 “빈곤층 중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아이티에 남겨져 있어 떠날 수가 없다. 이들은 라이브비욘드가 섬기는 사람들 중 하나이며, 현재 가장 고통받는 사람들”이라며 “이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으로 떠나고 있다. 미국의 비자 절차 개방으로 아이티인들이 가기가 더 쉬워졌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취약한 보트에 탑승하고 있어, 바다에서 전복돼 목숨을 잃는다”고 했다.

밴더풀은 갱단 폭동에도 불구하고, 라이브비욘드 본부 건물이 여전히 주민들에게 개방돼 있다고 전했다. 그는 라이브비욘드 병원이 월 약 6천 명의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임에도, 최근에는 월 약 2만 명의 환자를 돌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한 매주 1,500명의 임산부가 해당 병원에서 매주 산전 관리를 받고 있으며, 건물 내 교회에서는 예배가 계속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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