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기 목사님 신앙적 유산 이어받아, 교회 4.0 시대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소강석 목사, 세성협 성령포럼 주제발표

20세기, 그래함과 조용기의 시대
전도집회와 함께 최대 교회 목회
신학생 시절 자신의 큰 바위 얼굴

▲소강석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소강석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세계성령운동중앙협의회(이하 세성협)가 4월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에서 ‘조용기 목사 성령운동과 한국교회 아젠다’라는 주제로 창립 35주년 성령포럼을 개최했다.

포럼에서는 평소 영산 조용기 목사에 대한 존경심을 자주 표시해 온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조용기 목사 성령운동과 한국교회 아젠다’라는 제목으로 주제발표했다.

소강석 목사는 먼저 조용기 목사의 생애와 사역을 상세히 소개한 후, 조용기 목사는 자신의 ‘큰 바위 얼굴’이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가난한 신학생 시절 수돗물로 배를 채우던 제게 조용기 목사님은 희망의 아이돌이었고 꿈의 아이콘이었다”며 “실제로 광주신학교 시절 이렇게 꿈꾸며 기도했다. ‘나는 조용기 목사님을 따라 가리라. 나는 조용기 목사님 같이 위대한 목회를 하리라. 교회도 조용기 목사님같이 크게 짓고 성도도 조용기 목사님처럼 많이 모이는 교회를 목회하리라. 오대양 육대주 전 세계를 다니면서 복음을 전하고 다니리라’”라고 회고했다.

소 목사는 “20세기는 기독교 복음화의 꽃이 만발했다. 그 폭풍의 핵으로 하나님은 서양의 빌리 그래함 목사님, 동양의 조용기 목사님 두 거성을 쓰셨다. 두 분은 20세기 세계복음화의 두 축이었다”며 “그런데 빌리 그래함은 대중 전도집회만 했지, 목회자는 아니었다. 그러나 조 목사님은 세계 최대 교회를 목회하면서 동시에 빌리 그래함보다 더 많은 전도집회를 다녔다”고 밝혔다.

그는 “빌리 그래함도 냉전 시대를 관통하며 공산권에 복음을 전했고, 조 목사님도 러시아를 비롯한 동구 공산권에 복음을 전하셨다. 무엇보다 목사님이 가는 곳마다 놀라운 성령의 역사가 나타났다”며 “집회 중에 수많은 병자들이 고침을 받고 간증하며, 사탄에 짓눌린 영혼들이 자유함을 얻는 회심과 구원 역사가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세계에 대한민국을 가장 많이 알린 선구자적 민간 외교관이었다”고 평가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사역 망각·왜곡 현상은 안타까워
덩샤오핑 공칠과삼 교훈 기억을
오늘 윤리적 기준 판단 어리석어
조용기 없이, 한국교회 어땠을까
우리 지도자를 존중하고 세울 때
족적·사상·신앙 자산 보존 계승을

소강석 목사는 “조용기 목사님은 세계를 150바퀴나 돌면서 생명을 걸고 복음을 전했음에도, 그분의 사역을 망각하거나 왜곡하는 현상이 있었다. 세계 교회사에 남을 만한 목사님의 위대한 사역이 제대로 조명받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어떻게 사람이 완전할 수 있겠는가. 조 목사님도 완전할 수 없다. 여러 허물과 실수, 빛과 그림자가 있었겠지만, 마오쩌둥에게 짓밟혔던 덩샤오핑이 그에 대해 ‘공칠과삼’이라고 했던 교훈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소 목사는 “그때는 성장주의 시대였기에, 지도자의 카리스마가 작용하는 일이 많았다. 그때 사건을 그때 상황으로 바라봐야지, 오늘의 윤리적 기준으로 판단하고 정죄하는 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일”이라며 “조 목사님은 성령운동을 통해 복음으로 개인구원, 사회구원만 외친 것이 아니라 이 땅에서 가장 많이 세계에 코리아를 알린 사람이다. 빌리 그래함도 사역을 세습했지만, 미국 사회는 그의 후계 사역을 인정하고 더 아름답게 승화시키는 성숙함을 보여주고 있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소용돌이치는 역사의 격동 속에서도 조용기 목사님이 걸어온 광야의 발걸음과 족적을 생각하면, 모든 순간이 다 하나님 섭리의 손길이었다”며 “조 목사님이라는 영적 거목이 없었다면, 오늘 한국교회와 교계는 어떻게 되었겠는가. 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는 한국교회의 부흥을 이끄는 파도이자 든든한 버팀목이 되었다”고 말했다.

또 “조용기 목사님은 어느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고독하고 쓸쓸하게 걸어갔다. 조 목사님이 한국교회와 사회를 위해 세운 수많은 공을 잊어선 안 된다. 영광은 영광이고 상처는 상처다. 누구에게나 빛과 그림자가 있기 마련”이라며 “저는 지금껏 누가 뭐래도 조 목사님의 공을 인정해 왔다. 우리는 다시 한 번 조 목사님이 한국교회에 남기신 영적·정신적 자산을 기억하고 보존하며 계승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도 우리의 지도자를 존중하고 세워야 할 때이다. 지도자를 존중하지 않는 민족의 미래는 폐허가 될 수밖에 없다”며 “이제라도 한국교회는 역사적 안목과 혜안을 가지고 조용기 목사님의 족적과 사상, 신앙적 자산을 보존하고 계승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023년 2주기를 맞아 소강석 목사가 조 목사 묘소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2023년 2주기를 맞아 소강석 목사가 조 목사 묘소 앞에서 추모하고 있다.

조 목사님에게 격려와 용기 얻어
연합사역 생태계 보호 공적 사역
연합기관 하나 되어 영향력 발휘
조 목사님 추모 뜻 4.0 시대 제안

소강석 목사는 “저는 ‘큰 바위 얼굴’이셨던 조용기 목사님과 같은 세기에 태어나 같은 하늘 아래 그분과 직접 만나 대화도 하고 기도도 받고 목회적 지원과 격려와 용기를 받은 것이 가장 큰 축복이자 하나님 은혜라고 생각한다”며 “제가 생명나무와 선악과나무 시리즈 설교를 하고 책을 쓴 적이 있는데, 조 목사님은 제 설교를 단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복습해서 들으셨다면서 ‘내가 진즉 생명나무와 선악과 시리즈 설교를 들었다면 내 목회가 달라졌을 텐데’라고 하셨다”고 말했다.

소 목사는 “사실 저는 조 목사님처럼 큰 목회를 하는 것이 로망이었지, 연합사역이나 목회 생태계, 공적 사역 등에 관심이 없었다”며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한국교회 연합사역과 생태계 보호를 위한 공적 사역을 하면서, 개교회 목회자로서 영향력의 한계를 절감했다. 그래서 개인의 명예나 지위를 위해서가 아니라 선한 영향력을 위해 하나님 은혜로 교단 총회장 직함도 갖고 한교총 대표회장도 역임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한 교회나 교단만의 힘으로는 안 된다. 이제 분열된 한국교회 연합기관이 하나 되어 대정부·대사회를 향한 영향력을 발휘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반기독교 세력의 공격으로부터 한국교회를 보호할 수가 없다. 조 목사님과 여의도순복음교회 교인들이 이 일에 가장 앞장서서 선구자적 모범을 보여주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교회는 조용기 목사님이라는 거성을 떠나보냈다. 이후 한국교회의 당면 문제는 무엇이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 것인가”라며 “우리 모두 다시 일어나 바른 복음을 전할 뿐 아니라,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 교회는 진리 때문에 박해를 받을 수 있지만, 우리 행실 때문에 비난을 받아선 안 된다. 한국교회는 다시 사회를 따뜻한 사랑으로 감싸안는 ‘선샤인 처치(Sunshine Church)’, ‘허들링 처치(Huddling Church)’로 돌아가야 한다. 젊은이들에게 교회다운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했다.

소강석 목사는 “그런 의미에서 조용기 목사님의 신앙적 유산을 이어받고 그분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교회 4.0 시대를 제안한다”며 “1.0은 초대교회, 2.0은 중세교회, 3.0은 본질이 아니면 얼마든지 사라질 수 있는 교회이다. 4.0이란 생명, 진리의 본질, 가치를 우선으로 하고 성령의 임재와 운행하심을 추구하며 간절함과 절박함이 가득할 뿐만 아니라 생명의 경영과 창의적 조직문화를 이루는 교회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소강석 목사가 2021년 9월 조용기 목사 장례 당시 조문객을 맞던 모습.
▲소강석 목사가 2021년 9월 조용기 목사 장례 당시 조문객을 맞던 모습.

교회 4.0 시대를 위한 방안으로는 △현대 교회일수록 복음의 본질과 성경적 가치를 우선으로 해야 한다 △성령의 임재와 운행하심에 대한 간절함을 더욱 가져야 한다 △신앙의 본질과 어뉴 처지(Anew Church·성경적 원형교회)를 회복해야 한다 △교회만이 담을 수 있는 하나님의 충만하심과 임재, 운행하심, 예배의 생명성과 신비감을 가득 담아내는 신령한 플랫폼의 세계를 구축해야 한다 △초연결 확장 영적 공동체를 이뤄야 한다 등을 제언했다.

끝으로 “조용기 목사님은 떠나셨지만, 제 가슴에는 아직도 조용기 목사님의 환영이 남아 있다. 여전히 곁에 계신 듯하고 당장이라도 달려오셔서 손을 잡고 호탕하게 웃으시며 이름을 불러 주실 것만 같다. 그만큼 조용기 목사님은 ‘내 인생의 큰 바위 얼굴’이었고 푸른 바다의 한 마리 고래였다”며 존경과 사모의 마음을 담아 조용기 목사 추모예배에서 발표했던 추모시를 낭독하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후 김삼환 목사(여의도순복음김포교회), 박명수 박사(서울신대 명예교수, 한국정치외교사학회 회장) 등이 발제했으며, 테너 박주옥 목사의 ‘내 평생 살아온 길’ 찬양 후 민경배 박사(연세대 명예교수)의 총평, 김창곤 목사(사무총장)의 광고, 원광기 목사(고문)의 축도 등으로 마무리됐다.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조용기 목사. ⓒ여의도순복음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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