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민 목사가 말하는 ‘교회 속 반그리스도인’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예수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들”

이기적, 낙심한, 음란한, 섭섭한
불만인, 불쌍한, 게으른 등 7가지
자기 부인 못하는 숱한 모습이자
십자가 없는 영광, 정욕의 얼굴

교회 속 반그리스도인
조정민 | 두란노 | 184쪽 | 14,000원

안티기독교인도 아니고, 가나안 성도도 아닌, ‘반(反)그리스도인’이다.

기독교를 비판하던 언론인 출신으로, 예수님을 만나 목회자가 된 이후 다양한 주제로 독자들과 호흡해 온 조정민 목사(베이직교회)는 이번에 예수를 믿는다면서도 예수와 상관없이 사는 사람들, ‘반그리스도인’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교회 밖 사람들이 교회에 대해 반감을 느끼는 것도 바로 이들 ‘반그리스도인’ 때문이다. 예수님이라면 하시지 않았을 일을 해서 예수님을 오해하게 하고, 심지어 교회를 외면하게 해서 사람들을 구원의 길에서 점점 멀어지게 하는 사람들 말이다.

그들은 예수님을 모르는 사람이 아니다. “그리스도인은 ‘날마다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예수님을 따르는 자’입니다. 그러니 반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인이 자기를 부인하지 못할 때 보이는 숱한 모습이고, 십자가 없는 영광을 바랄 때 보이는 정욕의 얼굴일 따름입니다. … 하나님을 알지만 그 뜻을 따르지 않고 오히려 그 뜻에 반하는 일만 일삼는 그가 바로 반그리스도인입니다.”

‘반그리스도인’ 종류는 수도 없이 많겠지만, 책에서는 7가지로 분류해 소개하고 있다. ①이기적 그리스도인 ②낙심한 그리스도인 ③음란한 그리스도인 ④섭섭한 그리스도인 ⑤불만인 그리스도인 ⑥불쌍한 그리스도인 ⑦게으른 그리스도인 등이다.

저자는 큰 잘못이나 죄를 저지르는 이들보다 오히려 삶의 자세에서, 작은 마음에서부터 그리스도의 뜻에 굴복하지 않고 저항하는 이들에 주목하는 것으로 보인다. 나 자신을 부정하고, 예수님을 따라 자기 십자가를 져야 한다는 것이다.

▲조정민 목사의 과거 북콘서트 모습. ⓒ크투 DB

▲조정민 목사의 과거 북콘서트 모습. ⓒ크투 DB

네 번째 ‘섭섭한 그리스도인’이 대표적이다. ‘섭섭함’은 사소한 감정 같지만, 쌓이면 걷잡을 수 없게 된다. 저자는 ‘섭섭 타령’, ‘섭섭 귀신’이라고까지 표현하면서, “그리스도인의 인생에는 서운함이 없어야 한다”, “무슨 일을 겪든, 섭섭하다는 말은 입밖으로 꺼낼 생각조차 하지 말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인생의 가장 심각한 문제는 자신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고 스스로 착각하는 데서부터 싹이 트기 때문에, 저자는 누가복음 17장 ‘종의 비유’를 본문으로 ‘진정 내가 누구인가’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 자기 자신을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보이는 전형적 마음 상태가 우월감과 열등감이고, 이런 마음 상태에선 섭섭함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인이란 내 것 아닌 것을 내 것 아니라고 인정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그 마음의 중심에 그리스도를 모신 사람입니다. 마음의 주인이신 그리스도께서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고, 느끼는 대로 느낄 때 비로소 그리스도와 나는 하나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나는 죽고,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시는 것입니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믿음으로 산다는 것은 내가 아닌 그리스도의 ‘아바타’로 사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는 믿음 생활을 하면서 이런저런 일로 얼마나 자주 서운해하는지를 반문한다. 특히 교회 직분과 관련해 적지 않은 성도들이 왜 누구는 직분자로 세우고 나는 빠졌느냐고 서운함을 내비친다. 들어보면 서운해할 만도 따질 만도 해 보이지만, 그건 세상 판단에 비췄을 때 이야기일 뿐, 교회에서는 무슨 일이건 내가 빠졌다고 서운해할 이유는 단 한 가지도 없다고 단언한다.

“이 시대 많은 교회가 능력을 잃었다면, ‘섭섭 귀신’에 사로잡힌 반그리스도인들이 교회 안에 슬며시 들어와서 이런저런 직분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들이 교회 안에서 수시로 일으키는 반목과 질시 때문에 얼마나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교회를 떠나는지 모릅니다.”

예수님이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막 8:34)” 따르라고 하신 명령에 순종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주의 일을 감당하다 ‘섭섭 타령’을 하는 일은 평생 없으리라는 것이다. “혹시 당신의 마음에 섭섭함이 있습니까?”

이 외에 6가지 ‘반그리스도인’의 표제 문장은 다음과 같다. “①이기적 그리스도인은 자기 자신을 믿습니다. 그는 그리스도를 자기 자신의 생각과 이익의 기준에 따라 바라보고 해석하며 전파합니다.” “②세상 사람 모두가 낙심할지라도 그리스도인은 낙심할 수 없습니다. 내 안에 계신 그리스도께서는 낙심하는 법이 없으시기 때문입니다.” “③몸의 음란이야말로 우상숭배와 같이 그리스도인과 반그리스도인을 구별하는 기준입니다. 입으로 그리스도를 말하며 몸으로 그리스도를 부인하는 자가 반그리스도인 아닙니까?”

“⑤매사 불만스럽고, 늘 불안합니까? 감사를 잃었기 때문입니다. 감사의 깊이가 믿음의 깊이이고, 사랑의 깊이입니다.” “⑥불쌍한 그리스도인이 바라는 것은 다만 이 세상 것들뿐입니다. 자신이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 어떻게 누려야 하는지를 모르는 사실상 반그리스도인입니다.” “⑦게으른 그리스도인은 진리를 위해 부지런하지 않습니다. 대체 그들은 무슨 일에 부지런을 떠느라 정작 진리에는 한없이 게으른 자들이 되고 말았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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