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하나님의 임재 연습>
시대를 초월한 대표적 기독교 고전 작품들이 ‘가벼운 새 옷’을 입고 새 봄을 맞아 날아오를 준비를 마쳤다.
본문 단락마다 상세한 해설
그림과 초판 한정 보드게임
부록은 ‘책 속의 책’ 가이드
천로역정
존 번연 | 오현미 역 | CUP | 512쪽 | 27,000원
CUP는 많은 출판사들이 이미 발간한 바 있는 <천로역정(The Pilgrim’s Progress)>을 ‘정본’이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다.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세계적 베스트셀러’라는 수식어가 붙은 책이 다양하지만, <천로역정>이야말로 그 타이틀에 어울릴 만하다.
‘명쾌한 해설과 그림이 있는’이라는 부제에서 이 책의 특징을 알 수 있다. 머리말 격인 ‘작가의 변’부터 시작해 캐리 마스가 본문 주요 단락마다 상세한 해설을 첨부해 이해를 돕는다. 해설이 거의 본문만큼 들어 있어 길을 잃을 염려가 적다. 또 주인공 크리스천의 여정에 따라 관련 그림들을 넣어 지루함을 차단하고 있다.
이것으로 모자라, <천로역정> 본문 뒤 ‘책 속의 책’ 개념으로 휘튼대학교 영문학 교수이자 <잃어버린 독서의 예술 되찾기(무근검)> 등을 펴낸 릴랜드 라이큰(Leland Ryken)의 <천로역정 가이드>를 수록하고 있다.
<천로역정>의 이해를 돕기 위해 미국 출판사 크로스웨이(Crossway)에서 펴낸 짤막한 안내서 기독교 고전 가이드 시리즈(Christian Guides to the Classics) 중 ‘Bunyan’s The Pilgrim’s Progress’를 ‘릴랜드 라이큰의 <천로역정 가이드>로 번역해 실어놓았다.
가이드에서는 문학의 본질과 기능, 고전의 중요성, 한눈에 훑어보는 천로역정 등과 함께 본문 각 장 줄거리와 해설, 묵상과 토론을 위한 내용 등을 배치했다.
특히 초판 한정 특별 선물로 출판사에서 기획한 ‘천로역정 보드게임(일러스트 심효섭)’을 증정한다. A2 변형(376*572mm) 크기의 보드게임은 천로역정에서 주인공이 거쳐가는 곳곳을 지나 ‘천상의 도시’로 향하는 여정을 형상화했으며, 목적지로 향하는 형태의 여타 보드게임들처럼 곳곳에 여러 ‘방해물’과 ‘베네핏’이 존재한다.
원문 충실, 쉬운 언어 사용
위대한 작가들의 명화판과
귀여움 터지는 일러스트판
하나님의 임재 연습
로렌스 형제 | 홍종락 역 | 사자와어린양 | 144쪽 | 12,000원
“제게 일하는 시간은 기도하는 시간과 다르지 않습니다”는 문장과 함께, <하나님의 임재 연습(The Practice of the Presence of God)>도 비슷한 시기 쓰여진 <천로역정> 못지 않게 많은 판본이 시중에 나와 있는 기독교 고전이자 300년 넘게 사랑받은 일상 영성 교과서이다.
늘 ‘로렌스 형제’로 소개되는 저자명 때문에 로렌스 가문의 형제 두 명이 지은 줄 알았던 이 책은 니콜라 에르망(Nicholas Herman, 1614-1691)이라는 본명의 프랑스 평신도 수도사 로렌스(Brother Lawrence) 씨가 평생 누린 ‘하나님의 임재’에 대해 남긴 기록이다.
로렌스 형제는 1614년 프랑스 로렌 지방 뤼네빌 근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나 30년 전쟁의 혼란 속에 젊은 시절을 보낸다. 전쟁 중 다리를 심하게 다쳐 퇴역한 뒤 국고출납원의 하인으로 일했으며, 은둔수사 생활을 거쳐 1640년 26세에 파리 맨발의 카르멜 수도회에 입회해 ‘부활의 로렌스(로랑) 형제’라는 수도명을 받았다.
처음 몇 년 간 불안과 영적 혼란에 시달렸지만, 이후 하나님과의 무시 대화를 통해 ‘하나님의 임재’를 평생 누렸다. 불편한 다리로 수도원 주방에서 식사를 준비할 때도, 신발을 수선하면서도 기쁨으로 감당했다. ‘하나님의 임재 연습’이라 불린 쉬지 않는 기도생활을 통해 하나님과 동행하는 그의 모습은 많은 이들에게 감화를 줬다. 그는 1691년 2월 12일, 77세로 세상을 떠났다.
사자와어린양 출판사에서 기획한 ‘Reborn Classic’ 시리즈 첫 책이기도 한 <하나님의 임재연습>은 원문에 충실하면서도 쉬운 언어를 사용해 읽는 맛을 더했으며, 1장 대화편은 중복되는 설명을 피해 로렌스 형제의 고백을 중심으로 재구성했다.
책은 ‘명화판’과 ‘일러스트판(그림 이현숙)’ 두 종류로, 취향에 따라 선물하거나 고를 수 있도록 했다. 명화와 일러스트 모두 일상의 순간을 포착해 묵상이 가능한 장면들로 채워넣었다. 위대한 화가들의 품격 있는 작품들을 수록한 명화판에는 묵상 글을, 귀여움이 돋보이는 일러스트판에는 해시태그를 첨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