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행정법원에서 패소 판결을 내린 사랑의교회(담임 오정현 목사) 점용도로 원상회복명령 취소소송 판결문이 최근 공개됐다.
서울 서초구 사랑의교회(원고)는 새 예배당의 서초역 인근 공공도로인 참나리길 지하 점유에 대한 원상회복을 서초구청(피고)으로부터 명령받자 이를 취소해 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지난 3월 22일 1심에서 패소했다.
사랑의교회는 지난 8일 1심 패소에 따른 항소장을 제출해, 곧 서울고등법원에서 항소심 재판이 진행될 전망이다. 교회 측 변호인단에는 김능환 전 대법관 등 전관 변호사들이 포진했다고 한다.
판결문에서 1심 재판부는 먼저 행정행위 성립요건 흠결 여부에 대해 “피고(서초구청)는 도로법상 도로관리청으로서 원고에게 도로의 원상회복을 명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는 점, 이 사건 원상회복 명령에 따른 도로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실현 불가능한 처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춰, 행정행위 성립요건을 결(缺)했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원고는 원상회복 명령이 건축허가의 효력을 침해해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 법리에 저촉되는 결과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원상회복 명령이 피고의 권한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원상회복명령이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 법리에 저촉된다고 볼 수 없을 뿐더러 원고가 주장하는 사정이 피고가 이 사건 원상회복 명령을 할 권한을 가지는지 여부에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
이번 사건이 ‘도로를 점용하는 자는 점용기간이 끝났거나 38조의2 및 83조에 따라 점용허가가 취소되면 도로를 원상회복하여야 한다. 다만, 원상회복할 수 없거나 원상회복하는 것이 부적당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도로법 제73조 1항 규정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선 “도로법 73조 1항은 ‘도로점용 허가를 받아 도로를 점용한 자’의 원상회복의무를, 2항은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아니하고 도로를 점용한 자’의 원상회복의무를 각각 규정하므로, 73조 1항은 허가를 받아 도로를 점용했는데 이후 기간이 끝나거나 취소된 자에 대한 원상회복 명령, 2항은 처음부터 도로점용 허가를 받지 않고 점용한 자에 대한 원상회복 명령 근거 규정이라고 해석함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피고는 도로법 73조 1항은 도로점용 권한이 상실된 경우 점용허가를 받은 자가 부담하는 공법상 작위의무에 관한 규정일 뿐 원상회복 명령 근거 규정은 될 수 없다고 주장하나, 도로법 100조 1항이 ‘도로관리청은 ‘73조 1·2항에 따른 원상회복 명령’을 받은 자가 원상회복 명령에서 정한 시정기간 내에 그 명령을 이행하지 아니하면 이행강제금을 부과한다’고 규정, 73조 1항이 원상회복 명령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며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 73조 1항이 원상회복 명령의 근거 규정이 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피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서초구청의 사랑의교회에 대한 원상회복 명령이 도로법 73조 1항 단서 요건을 충족하는지 여부에 대해 “앞서 본 처분의 경위와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 취지를 종합해 인정되는 다음 사정에 비춰보면, 도로를 원상회복할 수 없거나 원상회복이 부적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원상회복 명령은 도로법 73조 1항의 요건을 충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원고의 이 주장도 이유 없다고 판결했다.
원상회복 가능 여부에 대해서도 “①건물이 지하 8층, 지상 14층 규모이고 지상구조물은 지하에 있는 45m 경간의 철골 메가트러스가 지지하고 있는 사실 ②도로를 원상회복할 경우 지상 1층부터 지하 8층까지의 기둥, 보, 외벽, 메가트러스, 램프 및 계단벽체 등을 철거하여야 하는 사실 ③도로에 지하주차장 진출입램프, 전기실, 창고, 팬룸, 공조실, 기계실, 관리실, 예배당, 통로, 계단실의 전부 또는 일부가 있는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며 “그러나 다음 사정에 비춰 해당 도로의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단정할 수 없고, 오히려 정밀안전진단 및 대수선 구조설계를 거쳐 시공할 경우 이 사건 건물의 구조·안전에 지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원상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또 대한건축학회와 대한토목학회 등의 의견을 토대로 “원상회복이 불가능하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도로의 원상회복이 부적당한지에 대해서는 “도로점용 허가의 위법성이 명확히 드러났음에도 원고가 도로를 원상회복할 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본다면, 도로점용 허가의 위법성이 제거되지 않을 뿐더러 정당한 행정행위에 대한 일반 국민의 신뢰가 깨지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고, 도로점용 허가를 받고 도로를 점용한 자가 이후 허가가 취소된 경우 원상회복 의무 이행을 소홀히 할 위험성도 있다”고 우려했다.
‘수익적 행정행위의 철회 제한 법리에 저촉되는지 여부’에 대해선 “이 사건 원상회복 명령은 원고에게 원상회복 의무를 부담하도록 하는 처분일 뿐 수익적 행정행위인 건축허가를 취소·철회하는 내용의 행정행위가 아니고, 원상회복 명령으로 인해 건축허가의 효력이 일부 제한되는 결과가 초래되더라도 이를 두고 피고가 건축허가를 직권으로 취소·철회한 것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며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고 했다.
비례·평등 원칙 위반 여부에 대해선 “원상회복 명령으로 인해 침해되는 원고의 사익이, 원상회복 명령으로 달성하고자 하는 공익보다 크다고 볼 수 없다”며 “이번 사건과 원고가 주장하는 사례들이 도로점용 허가 경위, 허가 취소 여부 등의 측면에서 본질적으로 동일하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므로, 평등 원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