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권 전복선동죄’로 2년 반 복역 후 출소
온갖 고문 후 석방, 3년 후 겨우
탈중 후 한국행에도 난민 거부돼
중국에서 국가정권 전복선동죄로 2년 6개월간 복역했던 중국인 남성이 가까스로 중국을 탈출했으나, 난민으로 인정받지 못한 채 현재 제주도에서 억류된 상태로 전해졌다.
서울중국인교회 최황규 목사는 4월 23일 본지에 “하남성 출신 양리웨이(楊利伟) 씨가 지난 4월 12일 중국을 탈출해 제주도에 도착했지만, 입국 수속 중 세관에 억류된 상태”라고 도움을 호소했다.
양리웨이(楊利伟)는 중국 대륙에서 소셜미디어에 트윗을 올리거나 리트윗한 혐의로 2018년 7월 중국 당국에 의해 구속당했고, 2020년 3월 ‘국가정권 전복선동죄’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고 2021년 1월 23일 만기 출소했다.
이후 양리웨이 씨는 지난 4월 12일 한국행을 결심하고 중국을 탈출해 제주도로 입국했으나, 공항 세관에 억류돼 있다고 한다.
양리웨이 씨는 “중2 때 정치 과목을 가르치던 선생님이 수업시간에 공산당을 믿지 말라고 했을 때부터, 공산당에 대한 반감이 커졌다. 이후 학교를 졸업하고 사회에 진출해 사업을 시작했다”며 “중국 공산당 말단 부하들과 적지 않게 접촉하면서 내부 흑막을 너무 많이 목격했다. 그들의 실제 모습을 계속 확인하면서, 점점 더 중국 공산당 집단과 공산주의를 싫어하게 됐다. 이는 민주주의와 자유를 확고히 추구하게 했다”고 밝혔다.
그는 “1998년 처음 컴퓨터를 샀다. 인터넷을 통해 더 넓은 세계를 더 많이 볼 수 있었고, 중공의 본모습도 똑똑히 보게 되면서 내가 가야 할 길을 더 확고히 했다. 이후 각종 카페와 블로그에 글을 쓰거나 리트윗해 중국 공산당의 거짓말을 폭로하고 진실을 이야기했다”며 “당시 주요 중국어 플랫폼은 QQ 단체 채팅방, 위챗 그룹, 틱톡, 콰이쇼우B 사이트 등 다양했고, 나는 모든 국내 소프트웨어에 등록해 진실을 전파했지만, 내 계정은 수없이 차단당했다”고 털어놓았다.
또 “중국의 미래를 위해 공산주의를 없애야 한다는 신념이 생겼다. 우리 후손들이 더 이상 속거나 침범당하지 않고 노예화되지 않도록 할 것”이라며 “우리와 우리를 박해한 사람들을 생각하면 정말 슬프다”고 전했다.
양리웨이 씨가 제시한 하남성 낙양시 중급법원 형사판결문에 따르면, 낙양시 중급법원은 양리웨이가 “인터넷에 대량으로 중국 공산당에 대한 욕설(유언비어)을 퍼트리고 당과 국가 지도자를 공격하며 중국 국가정권 정치제도를 공격하고 국가정권 전복을 선동하고 사회주의 제도를 무너뜨리는 유해한 발언을 했다”고 판시했다.
그는 투옥된 후 유죄 인정을 거부하고 노예 노동에 저항했다는 이유로 한 달 넘게 창틀에 수갑이 채워 갇히기도 했으며, 구치소와 감옥 등에서 온갖 고문을 겪었다. 밟혀서 갈비뼈가 부러지고, 요추에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 고문 후유증으로 지난해에는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았고, 고정을 위해 요추에 금속 나사를 삽입해 고정시켰다.
양리웨이 씨는 2021년 1월 23일 하남성 감옥에서 복역 기간 만료로 석방됐고, 지난 4월 12일 하남성 정주(鄭州)에서 한국 제주도로 왔다가 공항 통관 중 세관에 억류되자 정치적 피난(망명)을 신청했다.
그러나 지난 16일 제주출입국사무소 측은 양리웨이 씨와 면담 후 18일 ‘난민인정 심사 불회부 통지서’ 한 장을 양리웨이에게 발급했다. 난민 신청 기회도 주지 않고 거부한 이유는, 중국으로 돌아가도 핍박 가능성이 없다는 것.
제주출입국사무소 측은 그에게 “난민으로 볼 근거가 없다”며 “비행기 표를 사서 본국으로 돌아가라. 출입국사무소 결정에 이의가 있을 경우 행정소송을 하라”고 통보했다고 한다.
그러나 양리웨이 씨가 한국행 항공권을 구매하자, 현지 공안국 공안(경찰)이 즉시 전화를 걸어 “항공권을 구매한 것을 알고 있다. 해외로 가고 싶다면 공안국 파출소에 신고하라”고 밝혔다.
이 공안은 양리웨이에게 ‘해외여행자 위험 설문지’ 작성을 요구한 뒤 지역관청에서 도장을 받아오라고 했다. 파출소로 돌아오자, 공안은 “너는 형을 선고받았으니 해외로 보내줄 수 없다”고 했고, 양리웨이는 설문지를 찢으며 “내보내지 않으면 나가지 않겠다”고 맞섰다.
양리웨이 씨는 “어차피 항공권은 환불이 안 되니 출국을 시도라도 해 보려고 공항에 갔는데, 다행히 적발되지 않았다”며 “천운으로 한국에 온 것”이라고 도움을 요청했다. 23일 현재, 공익법센터 어필에서 그를 위한 무료 변론을 결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