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 세계관’ 다시 강조하는 권수경 목사
과거 신학도들의 영원한 교과서 <벌코프 조직신학>을 번역한 후 2017년 일반 상식과 성경의 차이점을 해설한 <질그릇에 담은 보배>로 호평을 받은 뒤, 한국교회의 재물 숭배를 비판한 <번영복음의 속임수>, 현대사상 및 세계관을 근거로 한국교회 위기를 진단한 <변하는 세상 영원한 복음>, 생각하는 힘으로 우주를 삼켰던 신앙인 파스칼을 소개한 <파스칼 평전> 등을 쓴 권수경 목사는 지난해 11월부터 서울 강남구 일원동교회에서 목회하고 있다.
미국 한인교회에서 20년 이상 목회하면서 학문 활동을 해온 권 목사는 2018년부터 모교인 고려신학대학원에 초빙교수로 부임해 주 전공인 변증학부터 기독교 윤리학, 포스트모더니즘, 자연과학과 기독교 세계관, 기독교와 인문학 등의 과목을 가르치다, 다시 목회 영역으로 돌아온 것.
서울대에서 철학(BA, 1984)을 전공한 뒤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신학(M. Div., 1990)을 공부하고 1991년 도미, 예일대 신학대학원에서 철학신학 전공으로 신학석사(STM, 1993) 학위를, 예일대 대학원 종교학과에서 종교철학 전공으로 박사(Ph. D., 2007) 학위를 받았다. 대모산의 정취가 돋보이는 일원동교회에서 권수경 목사를 만났다. 인터뷰는 지난 3월 진행됐지만, 최근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 논란과 관련된 창조와 진화 관련 내용도 곱씹을 만 하다.
교회 위기, 소극적 미래 대처 탓
챗GPT 등 첨단기술 적극 선점을
문화 변혁시킬 그리스도인 양성
-오랜 기간 이민 목회를 하다 늦은 나이에 한국으로 넘어오신 계기는.
“고신대 신대원에서 교수로 초빙을 받아서 돌아왔습니다. 그동안 윤리학부터 변증학, 자연과학이나 세계관, 인문학 등 이것저것 가르쳤습니다. 핵심 과목은 조직신학과 변증학입니다.
아내가 부산대 의대 84학번인데, 저를 위해 커리어를 완전히 접었거든요. 그런데 계속 제게 공부를 했으니 공헌을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하나님 앞에 서면 할 말이 없을 것 같으니, 한국에서 가르치라는 거죠.
등 떠밀리듯 한국에 와서 지난 4년 동안 미국을 왔다갔다 하며 신대원에서 가르쳤어요. 그러다 힘들어 미국으로 돌아가려 했는데, 일원동교회에서 불러 주셨습니다. 위임목사가 되기 힘든 나이이지만, 하나님 은혜로 지난 11월부터 사역하고 있습니다. 남은 8년간 최선을 다할 생각입니다.”
-미국에 오래 계셨는데, 바깥에서 바라본 한국교회는 어땠나요.
“교회가 왜 지금 같은 위기에 빠졌을까요? 미래에 너무 소극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입니다. 옛날에는 1등부터 10등까지 나눠 가졌지만, 지금은 1등이 다 갖는 시대입니다. 그래서 AI 영역도 교회가 빨리 선점하고 첨단기술에 대해서도 좀더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해 왔습니다. 미디어 금식도 좋지만, 어떻게 미디어를 선점하고 활용할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설교할 때는 여러분 중에서 웹툰 작가도 나오고 게임 개발자도 나와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우리가 어릴 때 공 차면서 친구 사귀듯, 지금은 웹툰이나 게임이 그 역할을 하는 것 아닙니까. 이 영역을 과거 관점에서만 접근해선 안 되는데, 하지 말라고만 하다 보니 교회는 밀려나고, 해당 영역은 말씀에 반대되는 곳이 되어 버립니다. 그 영역에 미리 들어가지 못한 것이 억울하고 안타깝습니다.
메타버스도, 챗GPT도 빨리 공략해야 합니다. 여기서도 밀리면 더 이상 희망이 있을까요. 세상은 계속 첨단기술을 도입하는데, 우리는 이건 이래서 안 되고 저건 저래서 나쁘다고만 하면 결국 세상과 등지게 되는 것입니다. 아미시 공동체처럼 문명을 거부하고 살 것은 아니지 않습니까? ‘문화를 변혁시키는 그리스도’라는 비전을 갖고 세상으로 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1차 관심은 변증학과 세계관
‘자유’ 위기, 복음의 핵심 공격
진화론, 동물 자유도 인정해야
하나님 형상 인간 개념 사라져
챗GPT 충격, 창의성 흉내낸 것
기계 ‘랜덤’ 가능? 인간과 같아
-목회도 병행하시는데, 요즘 어느 분야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1차 관심은 변증학과 세계관입니다. 결국 그리스도인이 성경적 원리를 어떻게 현장에서 적용할 것인가에 있습니다. 학교에선 원리만 가르치면 됐지만, 교회에 왔으니 원리로 끝나지 않고 성도들이 정말 원리대로 살도록 열매를 보여 줘야죠. 말만 하고 끝내선 안 되기에, 어깨가 좀더 무겁습니다(웃음).
이를테면 요즘 ‘자유’라는 개념은 자연과학과 첨단기술, 현대사상 등 세 가지 영역으로부터 집중 공격을 받고 있지만, 교회가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유의 위기는 사실 기독교 복음의 핵심을 찌르는 엄청난 공격이기 때문에 반드시 막아내야 합니다.
진화론만 해도 인간과 동물 사이의 단절을 없애고 연속성을 만들게 됩니다. 그러면 인간과 닮은 동물들의 자유도 인정해야겠죠. 인간만 가진 자유가 없어진다면 인간의 존엄성도 사라지고, 하나님 형상으로 존귀하게 창조된 인간이라는 개념은 사라집니다.
챗GPT의 가장 큰 충격은, 기계가 인간의 창의성을 흉내내기 시작했다는 데 있습니다. 창의성이란 인과법칙을 뛰어넘는 요소이기에, 창의성이라는 말 속에 ‘자유’의 가능성도 충분히 있습니다. 기계가 정해진 법칙대로 하지 않고 랜덤(random), 무작위로 하는 것이 자유 아닙니까. 기계에 ‘랜덤’이 가능해지면, 인간이 하는 행동과 별 차이가 없어지겠죠.
자연과학과 첨단기술, 현대사상이 한꺼번에 자유를 공격하니 자유가 약해지고 있는데, 지금 가장 크게 들어오는 공격은 ‘뇌과학’입니다. 최근 실험에서 뇌파 탐지 장치를 하고 피험자들에게 자유로운 선택을 하게 했더니, 선택 직전 뇌에서 뭔가 자극이 발생한다는 걸 밝혀냈습니다. 자유의지로, 아무런 원인 없이 마음대로 정한 줄 알았는데, 나도 모르게 뇌에서 자극이 있었다는 거죠.
인과법칙을 자유로 착각했다는 실험 결과인데,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 같은 사람들은 이런 실험 결과를 자꾸 소개합니다. 유물론이 들어와서 인간의 자유를 관짝에 넣고 못을 박았다고 표현해요.”
자유 없어지면, 죄·심판 없어
예수님 십자가도 필요 없어져
유신진화, 창세기 1-3장 부인
역사적 아담 없다? 신약 부정
미세조정 이론, 근거는 ‘빅뱅’
일사분란 세상 맞서 전열 정비
-자유가 왜 중요한가요.
“자유가 약해질수록, 복음은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 자유가 없어지면 죄도 없어지고, 죄가 없으면 심판도 필요없고, 결국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실 필요도 없어지죠. 기독교 복음이 그냥 엉망이 되는 것입니다.
유신진화론을 수용할 수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어요. 기독교 복음이 허물어집니다. 간단히 말해 ‘역사적 아담’이 사라지죠. 그러면 타락 전 인간의 순수 상태도 없어지고, 역사적 타락도 없어지고, 결국 예수님의 십자가도 필요 없어지죠. 신약 성경도 전체가 창세기 1-3장에 기초하고 있는데, 창세기가 없어지면 결국 신약도 없어지는 것입니다.
그리고 유신진화론만큼 심각한 것이 뇌과학인데, 교회가 관심이 없어요. 교회가 놓치는 가운데, 다음 세대들은 유발 하라리의 책을 열심히 읽고 있죠. 그의 책을 안 읽어도, 아이들이 스마트폰으로 습득하는 모든 정보가 유물론적 가치를 기반으로 하고 있죠. 그들이 그런 정보를 받아들이면 받아들일수록 그런 가치관으로 무장되고 성경과는 멀어집니다.
아이들에게 복음을 전하려 해도, 이미 아이들이 너무 멀리 가 있어요. 어릴 때부터 말씀 잘 가르치고 훈련해야 하는데, 말씀으로 들어가 예수 그리스도를 인격적으로 만나 그분을 믿고 구원을 받지 못하도록 하는 장벽들이 너무 많아요. 자연과학부터 인공지능, 포스트모더니즘, 뇌과학 등 끊임없는 벽들을 우리 기성 세대가 조금이라도 치워서 말씀과 좀 더 가까이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말씀처럼 과학과 신앙 사이에서 고민하는 다음 세대가 많습니다.
“초등학교 5학년 아이가 제게 물어봐요. 공룡이 방주를 못 타서 멸종했냐고. 답을 못 줬습니다. 방주의 세계와 공룡의 세계는 완전히 다르잖아요. 우리는 공룡을 몰라도 되지만, 아이들은 6천만 년 전에 멸종했다고 학교에서 배우잖아요. 성경이 인류와 우주의 역사를 다 이야기하고 있지만, 아이들은 방주와 공룡이 매치가 안 되는 거죠.
제가 평생 변증학을 공부했지만, 답을 못했어요. 공룡의 세계와 방주의 세계 사이의 머나먼 거리를 조금이라도 좁혀주는 것이, 아이들이 말씀 속에 들어가 예수님을 인격적으로 만나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런데 그 아이가 4년 뒤에 똑같은 질문을 했어요.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빅뱅을 좀 공부해 봤는데 성경을 못 믿겠다는 거예요. 교회는 나오지만, 동기들 중에 혼자 입교를 안 했어요. 요즘 목사님들 중 우주에 생명이 존재하려면 특정 물리학의 기본상수들이 조금이라도 지금과 달라서는 안 된다는 ‘미세조정(fine-tuned)’ 개념으로 신(神), 하나님이 존재한다고 설교하는 분들이 있어요.
문제는 미세조정 이론이 ‘빅뱅이 옳다’는 전제에 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의 창조와 빅뱅의 창조는 너무 다르거든요. 미세조정으로 신의 존재를 주장할수록, 그 신은 성경에서 자꾸 멀어지게 되는 거죠. 저는 이것을 ‘계륵(鷄肋)’이라고 생각하고 별로 사용하지 않습니다.
우리가 이런 부분에 있어 아마추어처럼 너무 엉성하다는 생각입니다. 전열을 정비해야 합니다. 이런 말씀 드리면 제가 진화론을 옹호한다는 분들도 있지만, 진화론이 나름 치밀한 이론이기 때문에 허술하게 대처해선 안 된다는 것입니다. 진화론자들은 프로입니다. 그들은 자신들의 이론을 체계적으로 만드는데 집중하지, 기독교를 공격하지 않아요. 그렇다고 성경을 과학책으로 만들어서도 안 됩니다. 성경을 과학으로 입증하려 하는데, 자기도 모르게 성경보다 과학을 더 신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청소년들 창조와 진화 묻는다면
일단 칭찬한 후, 인정할 건 해야
그리스도의 십자가 확실한 진리
비본질적 주제는 함께 기도하자
-그럼 아이들에게 어떻게 가르쳐야 하나요.
“이것은 단순히 유신진화론을 수용하느냐 하지 않느냐, 단순히 ‘Yes or No’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너무 복잡한 문제들이 얽혀 있고, 목회 현장에서는 더 복잡합니다. 많은 청년들 누구나 이 문제를 고민합니다. 하지만 묻는 이도 답하는 목사도 모르니, 그냥 혼만 내죠.
교회에서 다음 세대가 이런 질문을 하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단 무조건 일단 칭찬하세요. 그리고 지금의 과학과 신학으로 이 문제에 대해 확실한 답을 줄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고, 같이 기도하자고 하십시오.
말씀의 진리,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너무 확실하고 명료한 진리이니까, 본질적이지 않은 주제들에 대해서는 하나님께 답을 달라고 기도하면서 함께 알아가면 좋겠다고 하십시오. 그리고 중고등부 학생들이 물어볼 때는 도전을 주십시오. ‘나중에 네가 그 영역에 들어가서 한 번 답을 찾아봐라’고 목회적 적용을 하기도 해요.
교회에서 그런 질문과 고민들이 나오지 않는다면, 청년이나 아이들이 그런 질문을 꺼낼 분위기조차 조성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감히 질문도 못하다 보니 혼자 삭히고, 아이들은 위선자가 되어 갑니다. 과학 교과서를 공부하면서도 찜찜하고, 교회에 와 보면 과학은 전부 엉터리 같죠. 청년들이나 아이들이나 이렇게 앞뒤가 안 맞아서 괴로워합니다.”
세상, 유물론·진화론으로 원팀
교회, 엉망진창 중구난방 현실
순수함 없어지면, 자신감 부족
기독교 세계관 포괄 용기 잃어
세상 바꿀 사명감 없이 무기력
반려동물? 용어부터 바꿀 필요
-뉴진스 같은 아이돌도 중시하는 세계관의 시대인데, 정작 기독교 세계관은 위기네요.
“저는 하나님 말씀인 성경이 우리에게 완벽한 답을 준다고 믿습니다. 우리가 그 답을 찾아서, 앞뒤가 맞게 일관성 있게 믿어야 합니다. 성경을 기반으로 한 기독교 세계관은 촘촘한 그물과 같아서, 모든 영역을 포괄할 수 있습니다. 저는 그것을 믿습니다.
40여 년 전 대학 다닐 때만 해도 자신감이 넘쳤어요. 세상 가치관은 뒤죽박죽이지만 우리는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꾸자면서, 프란시스 쉐퍼 책을 함께 읽으면서 공부도 많이 했어요. 그때 기독교학문연구소와 기독교 대학 건립을 위한 기독교학술교육동역회(현재 두 기관은 기독교세계관학술동역회로 통합) 같은 모임들도 생겨났습니다.
그런데 지금 역전됐어요. 세상은 40년 전 중구난방이었지만, 지금은 ‘원팀’이 됐어요. 자연과학, 인공지능, 현대사상, 뇌과학 등이 모두 손에 손을 잡아 팀을 이뤘고, 그 바탕에는 유물론이 있습니다. 그 진화론적 세계관 위에 어마어마한 집을 지어놓았어요. 우리가 이들과 맞서 싸울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치밀한 틀이 잡혔습니다.
반면 교회는 엉망진창 중구난방이 돼 버렸고, 성경의 진리성에 대한 확신과 기독교 세계관이 일관성을 갖춰 세상 모든 것들을 포괄할 수 있다는 용기와 자신감을 많이 잃었어요. 세상이 30-40년 간 변해가면서 세계관을 구축할 동안, 교회는 변화를 감지하지 못한 채 흐름이 변화할 때마다 무방비 상태로 물들어 버렸습니다.
이는 우리가 순수함을 잃어버렸기 때문입니다. 순수함이 없으면 위기가 찾아와요. 용기도 없어지고, 믿음의 확신도 없죠. 세상과 뒤섞여 엉망이 된 것입니다. 40년 만에 정반대가 됐어요. 40년 전엔 넘치는 자신감으로 세상을 바꾸자는 사명감에 불탔는데, 지금은 그런 사명감을 이야기할 수도 없어요. 교회가 너무 많이 당해서 무기력해졌고, 패배주의가 깔려 있어요.
그래서 성경적 원리와 올바른 기독교 세계관으로 세상을 바라보고 비판하고 바로잡아 가는 연구소를 구상하고 있습니다. 이름도 만들어 놨어요(웃음). 학교에 있을 때는 학술적 내용들을 정리하지만, 교회로 왔으니 설교와 성경공부 등 적용 중심으로 활동하려 합니다.”
-기대가 됩니다.
“제 관심사를 한마디로 줄이라고 한다면, ‘성경적 세계관’입니다. 하나님 말씀이 첫 번째이고, 그것을 일관성 있게 만들어 자연과학이든 기술이든 세상 모든 것들을 그 틀에서 분석하고 비판하는 것이 두 번째입니다. 성경은 아주 일관성 있는 세계관으로 그렇게 할 수 있는 충분한 자료를 준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자연과학이나 기술은 지금 하나님의 형상인 인간을 동물 또는 기계로 전락시키고 있습니다. 인간이 동물로 전락해서도 안 되지만, 반대로 강아지나 고양이를 인간 수준으로 끌어올려서도 안 됩니다.
강아지와 고양이에게 ‘엄마 왔다’, ‘언니 왔다’고 하는데, 그런 언어 자체가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짓밟는 것입니다. 그냥 귀여워서 쓰는 말이지만, 그 세계관의 틀을 타고 들어가면 결국 우리 인간을 위해 오셔서 십자가 지신 하나님 아들을 짓밟는 행위입니다.
‘반려동물’이라는 용어 자체도 문제입니다. ‘반려(伴侶·짝이 되는 동무)’는 배우자에게 써야죠. 이런 용어 하나하나부터 성경적 세계관에 맞춰야 합니다. ‘애완동물’이라고 하면 무식하다고 욕한다고요? 감사하게 욕 먹어야죠. 시대 분위기에 무조건 편승해선 안 됩니다.”
-앞으로 활동 계획은.
“한국에 와서 6-7년 동안 다양한 과목을 맡다 보니, 기존 조직신학이나 변증학뿐 아니라 자연과학과 4차 산업혁명, 이데올로기 문제, 저출생과 만혼, 기후변화 등 웬만한 문제들을 다 공부할 수 있어 감사한 시간들이었습니다. 정리된 내용들을 책이든 영상이든 계속 표현할 계획입니다.
신학과 철학, 목회 현장 등을 두루 거친 경험을 담아, 성경적 세계관으로 사회에 접근하는 일을 해야 한다는 책임감을 느낍니다. 아내도 그런 일을 하라고 저를 한국으로 보냈고요. 지금 사역하는 일원동교회를 바탕으로 이런 일을 하고 싶습니다.
성경을 통해 얻은 깨달음이 너무 많은데, 이를 신학과 연결시켜 다양한 작업을 해 나가고 싶습니다. 기본적으로는 요즘 창세기 1-3장에 관심이 많습니다. 현대과학적 치밀성은 없지만, 너무 섬세한 메시지를 전달해요.
저는 예수님 비유만큼이나, 창세기 1-3장을 읽으면서 늘 감탄해요. 버릴 게 하나도 없고, 기가 막혀요. 사실 유대인들은 창세기 1-3장이 신화여도 상관이 없어요. 80%가 진화를 믿거든요. 하지만 우리 복음주의 기독교인은 20%밖에 안 믿잖아요. 80%가 진화를 거부하는데, 창세기 1-3장은 진화가 들어오면 무너져요.
그토록 창세기 1-3장이 너무 중요한데, 우리 안에 일치된 의견(consensus)이 없어요. ‘역사로 믿으라, 과학으로 믿으라’고 하지만, 우리끼리도 서로 앞뒤가 안 맞으면서 그런 주장을 할 수 있나요. 때문에 창세기 1-3장에 대한 연구 검토가 다시 필요합니다. 이것이 안 되면, 유신진화론이나 다른 사상들이 들어왔을 때 막아내기 힘들어요. 성경신학자가 아니라 함부로 말하기는 어렵지만, 너무 중요하기 때문에 하지 않을 수 없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