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감리교 한인총회 “총회 결정, 동성애자 지지 아냐”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역차별 안 당하니 다행?” 적반하장 비판도

전통적 신앙 준수 위한 3가지 의결
1. 개교회 전통 맞는 목회자 파송
2. 동성혼 주례 등 교회 자율 권한
3. 동성혼 주례 안 해도 불이익 無

▲UMC 사상 첫 동성애자 감독이었던 캐런 올리베토(파란색 재킷)와 ‘그녀의 아내’ 로빈 리데노어(Robin Ridenour·가운데)가 1일 UMC 총회에서 동성애자의 목사안수 금지 규정 폐지 결정 후 포옹하고 있다. ⓒUM News
▲UMC 사상 첫 동성애자 감독이었던 캐런 올리베토(파란색 재킷)와 ‘그녀의 아내’ 로빈 리데노어(Robin Ridenour·가운데)가 1일 UMC 총회에서 동성애자의 목사안수 금지 규정 폐지 결정 후 포옹하고 있다. ⓒUM News

미국 연합감리회(UMC) 총회에서 동성애 문제와 타협하는 결의들을 한 것과 관련, UMC 한인총회(총회장 이창민 목사)와 한인목회강화협의회, UMC 한인선교위원회는 총회 폐막일인 3일(현지시간) 공동 목회서신을 발표했다.

공동서신에서는 동성애자 관련 장정 개정에 대해 “총회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결정은 오랫동안 갈등과 논쟁이 돼 왔던 성소수자에 대한 제한 규정을 없앤 것”이라며 “그것은 동성애 관련 제한적 언어를 없앤 것, 스스로 동성애자라고 밝힌 목회 후보자의 안수 금지 조항을 삭제한 것, 동성결혼식을 집례한 목회자에 관한 처벌 조항을 삭제한 것 등”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총회는 성소수자에 대한 제한 규정을 없앴을 뿐, 이를 지지하는 문구로 대체하지 않았다”며 “지금까지 UMC 내에서 성소수자들이 안수 과정에서 겪었던 차별을 없애기 위해 장정 일부 항목을 개정한 것이지, 그들을 지지하기 위한 결정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성과로는 “총회 결정을 통해 성소수자에 관한 언어 삭제와 동시에, 그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역차별’을 방지하고 전통적 신앙을 지키는 교회와 목회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음 사항들을 함께 의결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해당 3가지 규정에 대해 ①감독은 개체 교회들의 신앙 전통에 맞는 목회자를 파송한다 ②동성결혼 주례 및 장소 제공 여부에 대한 전적 권한은 개체 교회와 담임 목회자에게 있다 ③그 결정으로 개체 교회나 목회자가 어떤 불이익도 당하지 않는다 등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위 세 가지 결정은 지난 2월 한인교회 대표들과 만난 토마스 비커튼 감독회장이 이미 약속했던 내용”이라며 “이 내용이 교단 정책서인 장정에 공식 포함돼, 교단 내 한인교회들의 전통적 신앙과 믿음을 존중한다는 사실을 확실히 보여준 것”이라고 우호적으로 평가했다.

이 외에 이번 총회에서는 전 세계 UMC의 지역화 안과 새로운 사회생활원칙이 통과됐다고 언급했다. 이들은 “이번 총회는 전 세계 UMC의 서로 다른 사회적 상황을 존중하고, 선교적 효과를 높이기 위해, 아프리카, 유럽, 필리핀, 미국 등 4개 지역에 동등한 권리와 입법권을 주는 지역화 법안을 통과시켰다”며 “현재 세계 인류가 직면한 문제에 대한 성서적·신학적 입장을 정리한 ‘사회생활 원칙(Social Principles)’을 시대 변화에 맞게 개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그럼에도 UMC 한인교회들에 동성애자나 동성애를 지지하는 목회자가 파송되고, 동성결혼 집례와 장소 제공을 강압받을 것이라는 가짜뉴스와 거짓 정보가 넘치고 있다”며 “그러나 이번 총회에서는 한인 교회를 비롯한 전통적 신앙을 가진 교회와 목사가 장정의 보호 아래 동성결혼식 집례와 장소 제공을 거부할 수 있게 됐고, 그렇게 했다 해서 교회나 목회자가 어떤 불이익도 당하지 않을 뿐 아니라, 동성애 목회자 파송을 강요받지 않는 것을 보장받았다는 사실을 왜곡한 것”이라고 했다.

또 “이번 결정으로 UMC가 동성애 이슈로 지난 수십 년간 지속된 다툼과 분열을 종식하고, 교회 본래 목적인 ‘영혼을 구원하고 복음을 전하는 사명’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이제 모든 한인 연합감리교회가 가진 선교적 역량을 모으고, 말씀과 기도의 영성을 회복해 교회의 부흥과 성장을 위해 앞장서 나아갈 때”라고 선언했다.

이들은 “그러나 우리 앞에 펼쳐진 미래는 누구도 걸어보지 못한 길이기에 두려움이 앞서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 길은 주님과 동행하는 길”이라며 “우리 생각을 넘어서는 하나님의 섭리와 크신 은혜 안에서 성령의 인도하심에 순종하며 나아갈 때, 위기 속에도 흔들리지 않고 주님의 몸인 교회를 지키고 믿음과 전통을 견고히 세우게 될 것이다. 다시 복음으로 일어서서 세상을 변화시키고, 세상에 감동을 주는 자랑스러운 한인연합감리교회가 되기를 기도한다”고 정리했다.

그러나 이제까지 장정에서 선언적 의미로나마 금지하던 동성애자 목사안수와 동성결혼식 주례 및 장소 제공을 이번 UMC 총회가 공식 허용했다는 점에서, ‘동성결혼 등에 반대해도 역차별을 받지 않으니 잘 된 것’이라는 한인총회의 목회서신 내용은 적반하장 식의 궤변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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