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MC “창립 후 가장 중요한 총회” 폐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동성애자 안수 허용 등에 “역사적 총회” 자축 분위기

동성애자 안수, 각 지역 연회 결정
‘잘못된 성적 행위’에 사과문 발표
떠난 교회들 돌아올 길 조성 주장
동성애 비난 제거, 대화 참여 계기

▲총회 마지막 날인 3일 아침예배 후 대의원들과 참관인, 스태프들이 기뻐하고 있다. ⓒUM News
▲총회 마지막 날인 3일 아침예배 후 대의원들과 참관인, 스태프들이 기뻐하고 있다. ⓒUM News

동성애자들의 목사안수를 금지한 장정 조항을 끝내 폐지한 美 연합감리회(UMC) 총회가 10박 11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5월 3일(현지시간) 폐회했다.

4년마다 열리던 총회는 코로나19와 동성애자 관련 갈등으로 8년 만에야 열렸다. 특히 동성애를 허용하는 듯한 총회 방침에 반발해 총회가 연기되던 4년 동안 무려 7천 5백여 교회가 탈퇴했으며, 이는 전체 교회 수의 1/4에 해당했다. 이들은 대부분 새로 설립된 세계감리교회(Global Methodist Church, GMC)로 옮겼다.

폐회에 앞서, 총회는 UMC 여성 지위와 역할 위원회 명의로 UMC 내에서 ‘잘못된 성적 행위(sexual misconduct)’를 경험한 모든 이들에게 사과문을 발표했다.

이날 총회 석상에서 사과문 전체를 낭독했으며, 이후 전 세계 UMC 연회 감독 전체를 향해 이후 각 총회에서 사과문을 낭독할 것을 결의했다.

이와 함께 동성애자 목사안수 금지 폐지와 관련해 하위 관련 조항들도 모두 철회했으며, 목회자들의 결혼식 주례 여부를 선택할 권리를 보호하는 법률 개정안도 승인했다.

또 1984년 개정됐던 ‘혼전순결’ 실천요구 사항을 철회하는 대신, “사회적 책임과 신의와 헌신, 일부일처(monogamy), 상호 애정과 존중, 정직한 의사소통, 상호 동의, 은혜 안에서의 성장과 하나님의 사랑에 대한 지식 등을 통해 표현되는 성실한 성적 교제”를 추가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에서 열린 UMC 총회 마지막 날인 3일, 총회 서기(General Conference secretary) 게리 그레이브스 목사(Gary Graves)는 이번 총회를 “2020년과 2024년의 다목적 회의”로 표현했다.

이와 함께 총회 대의원들은 3억 3,734만 달러로 책정된 2025-2028년 차 회기 예산안을 승인했다. 이는 지난 회기에 비해 무려 42% 감소한 금액이다.

이날 총대들은 1천 건 이상의 청원을 검토했다. 이날 통과된 결의로는 새로운 목회자 은퇴 계획안, 승인된 집사들(granted deacons)에게 사역지에서의 성찬 및 세례 권한 부여 등이 있다.

끝으로 UMC 연금재단 격인 웨스패스(Wespath)가 투자해선 안 되는 기업 목록에 ‘화석 연료 업체’를 추가하지 않기로 했던 이전 결의를 재고해 달라는 안건(324-338)을 다뤘다.

▲스테이시 말론 감독이 총회 마지막 날인 3일 아침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UM News
▲스테이시 말론 감독이 총회 마지막 날인 3일 아침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UM News

UMC 소식을 전하는 UM News는 이번 총회에 대해 “1968년 UMC 창립 총회 이후 가장 중요한 총회였다. 앞으로의 총회는 이전과는 다를 것”이라며 “총회의 더 넓은 포용적 입장에 모두 동의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이 세계적인 지역화(地域化·regionalization)의 길은 모두가 자신의 상황에 따라 사역을 계속하면서도 서로 관계가 유지될 수 있게 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동성애자 목사 안수 등 각종 정책 결정권을 각 지역 총회(Regional Conference)로 이관시킨 결의에 대한 논평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UM News는 “교회 지도자들은 다른 견해를 가진 회원들이 어떻게 단결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총회를 떠난 교회들이 돌아올 수 있는 길을 만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교회가 동성애에 대한 입장을 투표로 바꾼 것이 가장 관심을 끌었지만, 이것이 총회에서 이뤄진 유일한 행동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이 외에도 총회 마지막 날에는 동성애 관련 결정에 의미를 부여하는 발언들이 계속 등장했다. 이번 총회 이후 UMC는 목회자들이 동성애자이든, 동성결혼식에서 주례를 하든 처벌을 받지 않고, 동성결혼식 주례 여부를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최초 흑인 의장에 선출된 트레이시 S. 말론(Tracy S. Malone) 감독은 “이번 총회 이후, 나아가 세상에 예수님에 대해 이야기하라. 가서, 그의 사랑에 대해 이야기하라. 가서, 사랑이 되어라”며 “사랑하는 여러분, 함께 걸어가자,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일을 하면서 피곤하거나 낙심하지 말자”고 권면했다.

트레이시 S. 말론 감독은 이번 총회의 주요 결정에 대해 “UMC는 모든 사람들이 함께할 수 있는 교회”라는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그녀는 이날 아침 예배에서도 “지난 10일 동안 총회가 한 일은, 교회가 다음에 하게 될 일만큼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

말론 감독은 “희망이 되살아나고, 사람들이 서로 화해해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공동체가 세워지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아무도 어떠한 테두리에 넣지 않는 교회, 지리와 문화, 언어와 국경의 차이를 초월하는 교회를 상상해 보라”며 “이는 하나님 나라를 반영하는 아름다운 모자이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서지방회 세드릭 브리지포트(Cedric D. Bridgeforth) 감독은 “동성애를 비난하는 ‘언어(조항)’를 제거함으로써, 교회는 세계적인 대화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지역 교회들이 선을 행하는 데 지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브리지포트 감독은 커밍아웃한 동성애자로 감독이 된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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