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정교회가 오팔리카 소재 교회에서 12세의 소년들을 대상으로 군사 훈련을 시작했다. 이 훈련은 우크라이나전에 참전한 러시아군에 의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모스크바 타임스는 최근 라스노고르스크 시 행정부의 웹사이트와 텔레그램 채널에 게시된 군사 생존 훈련에 대해 홍보했다.
이 훈련 과정은 무료로 진행되며, 12세 이상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훈련은 오팔리카의 엘리자베스 교회(Elisabeth Church) 인근 숲에서 매주 주말에 진행되며, 러시아 자유민주당(LDPR) 산하 단체 ‘로콧’(ROKOT) 및 자선 재단 ‘숄더투숄더’(shoulder-to-shoulder)가 지원한다.
이 훈련 홍보 자료에는 소형 무기와 경무기 훈련뿐만 아니라, 안전 예방 조치, 무기 분해 및 조립, 적절한 사격 자세, 숲 기동, 공격, 후퇴, 방어, 지도 읽기, 지뢰 작전, 사상자 대피법 등이 포함돼 있으며, 상당 부분은 의학 교육도 수록하고 있다.
토마스 오딘초보 대주교와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행정국장인 크라스노고르스크가 축복한 이 프로그램은 사제들이 애국심과 러시아 역사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며, 이 훈련의 도덕적·문화적 측면을 강조하고 있다.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이 이러한 군사훈련을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우크라이나 보안국은 이전에 성 안드레아 십자가(St Andrew's Cross) 등의 성당들이 병력을 모집해 상트페테르부르크시의 크론슈타트 해군 대성당(Kronstadt Naval Cathedral)과 같은 기관에서 사설 군사 회사를 설립했다고 보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모스크바 총대주교청은 성직자들에게 매일 전쟁에서의 승리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명령했으며, 이에 따르지 않을 경우 성직을 박탈할 것이라고 위협했다고 키이우포스트는 보도했다. 또한 이 매체는 총대주교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위해 매일 기도할 것을 촉구했으며, 러시아 군인들에게 그들의 희생이 “모든 죄를 씻어낸다”며 침공을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한편 우크라이나정교회는 얼마 전 시노드에서 ‘루스키 미르(Rusky Mir, 러시아식 평화)’ 교리를 이단으로 공식 규정했다.
앞서 영국의 성공회 독립 주간지 ‘처치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정교회는 “산다는 것은 조국에 봉사하는 것”이라는 제목의 어린이용 안내서를 발간했다. 모스크바 총대주교청 웹사이트에 광고된 이 안내서에는 용기, 인내, 영웅주의를 장려하는 러시아 속담, 성경구절 및 정교회 교부들의 발언이 수록돼 있다.
또한 러시아 당국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시작한 이후 이념과 군사를 주제로 한 수업을 학교 커리큘럼에 포함시켜 왔다. 러시아의 어린이 군사 교육은 중국이 문화대혁명 시기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시행했던 공산주의 사상 교육과 비견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온라인 출판 플랫폼 ‘미디엄’의 프리랜서 작가 브라이언 키안은 지난 4월 “러시아 어린이들이 군사 기술을 배우고 있으며, 이러한 교정교육이 장기적으로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키안은 국토안보 및 국방에 관한 기초 과정이 현재 5학년부터 승인돼 있으며, 8학년부터 필수 과목으로 적용된다고 언급했다. 이 과정은 드라구노프 저격 소총, RPG-7 휴대용 대전차 유탄 발사기, 칼라시니코프 돌격 소총, 수류탄 등을 비롯한 다양한 무기의 특성을 다룬다. 또한 군사 훈련, 일반 군사 규정, 군사 규율 및 통일된 지휘에 대한 내용도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