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티 갱단, 선교사 3명 살해하고 시신 불태워

뉴욕=김유진 기자     |  

美 미주리주 하원의원 딸도 희생돼

▲미국인 선교사 데이비 로이드와 나탈리 로이드.   ⓒ벤 페이커 페이스북

▲미국인 선교사 데이비 로이드와 나탈리 로이드. ⓒ벤 페이커 페이스북

아이티의 갱단들이 젊은 미국인 선교사 부부와 아이티인 선교단체 지도자 1명을 살해한 뒤, 2명의 시신을 불태운 것으로 알려졌다. 희생자는 데이비 로이드(23)와 나탈리 로이드(21), 그리고 미국 오클라호마에 기반을 둔 선교단체 ‘미션스인아이티’(Missions in Haiti) 이사인 주드 몬티스(45) 주교다.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희생자 3명은 5월 23일 밤 선교단지에서 무장한 남성들에게 습격당했다. 데이비와 나탈리는 아이티에서 전임 선교사로 사역하며,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과 종교 봉사에 헌신하고 있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분석한 영상에 따르면, 3명의 시신이 바닥에 있었고, 그 중 두 구는 불에 탄 것으로 나타났다.

이 부부는 2022년 6월 결혼 후 아이티로 이주했으며, 데이비 로이드의 부모가 2000년에 설립한 단체인 미션스인아이티에서 사역해 왔다. 이 단체의 고아원은 포르토프랭스 북쪽의 리존에 위치해 있으며, 이곳은 폭력적인 갱단들의 영향력이 높은 지역이다.

나탈리 로이드는 미주리주 하원의원 벤 베이커의 딸이다. 베이커 의원은 딸의 사망 직후 페이스북에 “내 마음이 천 갈래로 찢어졌다. 이런 고통은 느껴 본 적이 없다”고 비통함을 표현했다.

5월 24일 베이커 의원은 아이티 주재 미국 대사관이 딸과 사위의 시신을 수습했다고 밝히며, 이는 비극 속에서 큰 위안이 됐다고 전했다. 그는 또한 아이티에는 시신을 방부 처리할 시설과 운송할 항공사를 찾는 것도 어렵다고 호소했다.

데이비의 아버지인 데이비드 로이드는 CNN에 공격 당시 아들과 통화 중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자녀들이 건물 안에 있을 때 데이비가 집으로 끌려가 묶인 채 갱단에게 약탈당한 상황을 설명했다. 더 많은 무장 갱단들이 도착하자 통화는 끊겼고, 새로 도착한 갱단원 중 한 명이 총에 맞은 후 격렬한 반발이 일어났다고 한다.

데이비드는 “그것이 사실상 우리의 마지막 통화였다”고 밝혔다. 그는 세 사람이 집 안에서 자신들을 방어하며 숨어 있었지만, 결국 갱단의 습격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갱단은 문이 부서질 때까지 그곳에 총을 쏘며 그들을 공격했고, 데이비와 주드를 불태웠다”고 말했다.

미션스인아이티에 따르면, 이 선교사 부부는 세 대의 트럭에 탄 무장 남성들에게 공격을 받았다. 이 사건은 데이비 로이드가 선교회에서 트럭과 기타 소지품을 훔친 갱단원들에게 묶여 구타를 당하면서 시작됐다. 그 후 또 다른 무장단체가 도착한 뒤 총격전이 벌어졌고, 결국 로이드 부부와 몬티스 주교가 살해당했다.

데이비드는 2005년에 데이비와 그의 형제들이 납치됐다가 21시간 후에 구조되는 등, 이 선교단체가 수많은 도전을 겪어 왔다고 전했다. 아이티 경찰은 국제 법 집행 기관과 협력해 살해 사건을 조사 중이다.

백악관은 CNN에 보낸 성명에서 유가족들에게 애도를 표하며, 아이티 치안을 강화하기 위해 유엔이 승인한 국제 경찰 병력을 신속히 배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외 선교사들에 대한 폭력은 아이티에서 악화되고 있는 갱단 활동의 일부다. 주로 미국에서 밀수된 무기로 무장한 갱단들은 수도와 다른 도시 전역에 퍼져 경찰서와 병원을 공격하고, 수감자들을 감옥에서 탈출시키고 있다.

유엔 보고서에 따르면, 아이티 인구의 약 절반이 식량 부족에 직면해 있으며, 올해 1분기 갱단 폭력으로 인한 사망자와 부상자는 전 분기에 비해 53% 증가했다.

이번 살인 사건은 아이티의 새로운 통치 위원회가 미국의 지원을 받아 케냐 경찰 병력의 배치를 기다리는 동안에 발생했다. 하지만 현재 자금 문제로 인해 병력의 배치가 지연되고 있다.

선교사들이 살해된 후, 미국은 케냐 정부에 경찰 병력의 신속한 파견을 촉구했다. AFP에 따르면, 2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대변인은 “아이티의 치안 상황은 기다릴 수 없다”며 “조 바이든 대통령이 경찰 병력의 신속한 배치를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덧붙였다.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은 최근 BBC와의 인터뷰에서 평화유지 경찰 병력이 약 3주 내에 아이티에 도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탈북민 강제북송

“中·北, 유엔 인권이사회 WGAD 결정사항 준수하라”

中, 탈북민 2천여 명 즉시 석방을 강제송환 금지 원칙 준수 촉구해 인권 존중하고 난민 지위 보장도 세계인권선언·자유권 규약 준수 ‘중국정부 탈북난민 강제북송 반대 기자회견’이 11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입구에서 개최됐다. 탈북민 강제북…

‘성혁명 교육 반대 학부모기도운동연합(이하 성반학연)’

“성오염 교육서 자녀들 구하자”… 기독 학부모들 연대

“성혁명과 (포괄적) 차별금지법 교육을 반대하는 일은 성경을 믿는 학부모 성도들이 우리 자녀세대들을 구하기 위해 마땅히 해야 할 거룩한 사명이다.” 한국 교육계 전반에 이념적인 성혁명 교육이 광범위하게 시도되는 상황에서, 이를 막아서는 일에 앞장서 …

중국, 가톨릭, 상하이 교구,

“中 가톨릭 주교, 박해에 무관심… ‘’종교 중국화”만 집중

중국에서 가톨릭 주교 10명이 구금 또는 실종되거나 직위에서 강제로 물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상하이 정부에 의해 임명된 주교는 최근 회의에서 시진핑 주석의 ‘종교 중국화’에 대해서만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권 매체 ‘비터윈터’는 “2023년 4월 4일 중…

한교총 8차 임원

한교총, 새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 차기 임원 인선 완료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이하 한교총)이 제8회기 대표회장에 김종혁 목사(예장 합동 총회장)를 선임하는 등 차기 임원진 인선을 마무리했다. 한교총은 9일 오후 서울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 소강당에서 제7-6차 상임회장회의·제7-1차 임원회 연석회…

기침 총회 114

이욥 목사, 천신만고 끝에 기침 총회장 당선

소송전 벌였던 이욥 목사 사과해 총회장 복귀 이종성 목사도 사과 1차 투표서 과반, 상대 후보 사퇴 동성애 지지 행사 및 집회에 참석 또는 개최/주관 금지 결의도 통과 정기총회에서 총회장을 선출하지 못한 기독교한국침례회(이하 기침) 총회가 이욥 목사(대…

k-ccm

주찬양·시인과촌장부터 위러브·히스플랜까지 CCM 사역자들 ‘한자리’

공로상 7인과 조현삼 목사 수여 앨범·워십·CCM 부문별 시상도 2년간 발표된 2,396곡에서 엄선 한국기독음악협회(회장 안민·송정미, 이하 K-CCM)에서 주관한 ‘2024 K-CCM 어워즈(AWARDS)’가 처음으로 지난 11월 25일 서울 용산구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에서 개최됐…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