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겟세마네’에서 무릎 꿇고 예수님의 마지막 기도 체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국제성서박물관 기획전시 ‘올리브, 지중해의 젖’

▲기획전시 ‘올리브, 지중해의 젖’. ⓒ국제성서박물관
▲기획전시 ‘올리브, 지중해의 젖’. ⓒ국제성서박물관

인천 미추홀구 국제성서박물관 기획전시 ‘올리브, 지중해의 젖’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전시는 2024년 인천광역시 지원 ‘등록사립박물관 활성화 사업’에 선정돼 진행 중이며, 국제성서박물관은 해당 사업에 4년 연속 선정됐다.

이번 전시는 올리브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들을 소개하고, 실감 콘텐츠와 그림자 방을 통해 폭넓은 전시의 장을 마련했다.

▲실감 콘텐츠. ⓒ국제성서박물관
▲실감 콘텐츠. ⓒ국제성서박물관

올리브는 여름에는 건조하고 겨울에만 비가 내리는 아열대성 기후에서 주로 재배된다. 이 조건에 잘 맞는 곳이 지중해 지역으로, 고대부터 질 좋은 올리브 기름을 통해 다양한 요리의 핵심 재료로 활용해 왔다.

올리브는 식용뿐 아니라 약용으로도 사용돼 현대인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지중해 서쪽 경계부에 위치한 이스라엘에서도 올리브는 중요한 생산품으로, 성경 속 ‘감람’이라는 단어로 더 익숙하다.

신명기 8장 8절에 의하면 올리브는 이스라엘 땅 7가지 주요 농산물 중 하나로, 고대 이스라엘의 종교적 의식과 일상에서 빛을 밝히고 제사장과 왕을 임명할 때 사용되는 등 역사적·종교적 문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

▲올리브 나무 조각상 전시품. ⓒ국제성서박물관
▲올리브 나무 조각상 전시품. ⓒ국제성서박물관

올리브 나무는 사철 푸른 나무로 토양이 깊지 않고 바위가 많은 산지에서 잘 자란다. 올리브 나무가 열매를 생산할 만큼 성장하려면 수 년의 시간이 걸린다.

올리브는 우기가 시작되는 11월 수확하는데, 나무를 흔들거나 긴 막대로 두들겨 열매를 떨어뜨려 손으로 주워 담는 방식이다(사 17:6). 올리브 열매 자체를 먹기도 하지만, 열매를 짜서 기름으로 많이 사용한다.

올리브 기름은 여러 번 짜서 다양하게 사용되는데, 그 첫 기름은 ‘순결한·순수한 기름’으로 성전의 메노라(등잔대)의 불을 밝히는데 사용됐다. 레위기 24장 2-4절에 의하면, 아론과 그의 자손 즉 제사장은 성막 메노라(등잔대)에 이 순결한 기름을 사용해 저녁부터 아침까지 여호와 앞에 항상 불을 켜두었다.

▲메노라 그림자 방. ⓒ국제성서박물관
▲메노라 그림자 방. ⓒ국제성서박물관

전시에서는 현대의 메노라를 관람하면서 성전의 메노라와 올리브 나무 가지를 그림자로 즐길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어둠 속에서 꺼지지 않는 메노라의 빛을 감상할 수 있다.

성경에 자주 등장하는 올리브산(감람산)은 예루살렘 동쪽 산등성이로, 한때 산비탈을 덮었던 올리브 나무(감람나무)에서 이름이 유래했다. 이 산 하단부에는 올리브를 수확한 후 기름을 짜는 곳이 있었는데, 아람어로 ‘기름 짜는 틀’이라는 의미의 ‘겟세마네’로 불렀다.

올리브 기름은 이스라엘 주요 생산품 중 하나로 고대부터 공장들이 많이 있었으며, 겟세마네에서도 기름을 짜던 흔적들이 발견됐다.

▲등잔 전시품. ⓒ국제성서박물관
▲등잔 전시품. ⓒ국제성서박물관

복음서에 의하면 겟세마네 동산은 예수께서 십자가에 못 박히기 전 마지막 기도 장소로(마 26:36), 순례객들의 행렬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전시에서는 ‘겟세마네 동산’을 실감 콘텐츠로 재현해 올리브 나무의 성장과 더불어 예수의 공생애 마지막 시간을 함께 하는 공간을 마련했다.

그림자방, 실감 콘텐츠로 입체적인 시각·청각을 경험했다면, 다양한 범위의 유물 전시를 관람하면서 올리브를 탐구하는 시간도 갖는다.

메노라, 향로, 등잔으로 종교와 일상에서 빛을 내는 쓰임을 살펴보고, 관련 서적과 올리브 나무로 만든 조각상을 통해 다양하게 표현된 성경 인물들을 만나본다.

◈연계 프로그램 ‘빛을 밝혀요’

전시와 연계해 ‘빛을 밝혀요’라는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워크북을 풀면서 전시를 관람하고, 직접 올리브 나무나 메노라 성경 말씀 등으로 아크릴 판을 꾸며 만드는 무드등 만들기 체험을 한다.

이 프로그램은 미추홀구에서 지원하는 것으로, 관람객들이 전시를 보다 재미있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마련했다.

박물관 측은 “이번 전시를 통해 800-2000년 이상 생존하며 지중해 지역의 상징이 된 올리브를 성경 시대 중심으로 살펴보면서, 다양한 쓰임과 의미들을 이해하고 탐구하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전시는 매주 화-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4시 입장마감)까지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성인 7,000원, 학생(초등학생 이상)과 65세 이상 5,000원, 미취학 및 장애인은 무료이다.

국제성서박물관은 1995년 설립 후 소장 유물 약 5천 점을 전시하고 있으며, 성경의 역사와 인쇄의 발전 뿐 아니라 세계사, 종교사 및 인쇄의 역사 등 다방면으로 관람객들에게 친숙하고 즐거운 박물관이 되기 위해 힘쓰고 있다. 2020년 리모델링 후 재개관하면서 다양한 디지털 체험 콘텐츠를 추가해 입체적 관람을 할 수 있도록 했다.

문의: 032-874-03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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