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망교도소, 수형자들과 함께 작업한 세 번째 ‘담장 안 미술전시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유승현 설치 도예가 초대전- 소망의 종

▲작품 전시 공간. 주 복도를 갤러리처럼 활용 중이다. ⓒ소망교도소
▲작품 전시 공간. 주 복도를 갤러리처럼 활용 중이다. ⓒ소망교도소

소망교도소에서 2024년 세 번째 담장 안 전시회 ‘유승현 설치 도예가 초대전- 소망의 종’이 5월 25일부터 9월 25일까지 마련된다.

올해 세 번째인 소망교도소 ‘담장 안 전시회’는 수용자들이 하루 중 가장 많이 오가는 주 복도를 갤러리처럼 활용한다. 세상과 단절된 공간이지만 문화환경을 통한 소통과 공감, 예술작품을 통한 내면 정화와 정서 순화를 통해 수형자들의 진정한 변화와 회복, 출소 이후 사회적응을 돕고자 열리고 있다.

‘소망의 종’이란 주제로 진행되는 이번 전시회는 설치도예가 유승현 작가의 초대전으로 진행된다.

유승현 작가는 한국왕실도자기 도자장 유인근의 2세로 1996년 경 본격적인 흙작업을 시작했으며, 전통과 현대를 잇는 가교 역할을 통해 한국 컨템포러리 도자예술을 보여주고 있다. 유 작가는 명성교회 핸드벨 지휘자를 역임했으며, 소망교도소에서도 연주자로 자원봉사를 했던 경험이 있어 이번 전시가 더욱 뜻깊다.

유 작가는 ‘먹보다 검은 나로부터, 주를 알고 거듭나 밝고 환해지는 우리 모두의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했다.

▲유승현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소망교도소
▲유승현 작가가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소망교도소

특히 이번 전시는 평면 작품이 아닌, 교도소에서 접하기 어려운 입체적 설치 작품을 전시해 관심을 모은다.

도자로 만든 종을 입체적으로 설치작업하고, 종을 형상화한 작품 등 20여 점의 작품이 전시 중이다.

수형자들과 공동 작업한 작품도 포함돼 있다. 유승현 작가와 미술반 교육생들이 공동 미술 프로그램을 통해 함께 완성한 이 작품에는 수형자들의 후회와 반성, 꿈, 가족에 대한 미안함과 감사 등이 담겨 있다.

작품에 참여한 한 수형자는 “미술반 교육생들의 이야기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고, 이 작품을 통해 다른 누군가에게 감동을 줄 수 있다는 것이 귀한 경험”이라며 “앞으로 다른 누군가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이 되고 싶다는 소망이 생겼다”고 말했다.

▲수형자들과 함께 만든 작품. ⓒ소망교도소
▲수형자들과 함께 만든 작품. ⓒ소망교도소

유승현 작가는 “미술반 교육생들과 함께 작업하고 협력하면서 설치하는 과정 속에서, 우리 모든 행위가 작품이고 이 모든 것을 주님이 예비하셨음을 전시를 통해 체험했다”며 “담장 안에서 접하는 문화예술을 통해 수형자들이 사랑을 느끼고 실천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지난 5월 28일 진행된 전시 오픈식을 시작으로, 유승현 작가는 120여 일간의 전시 기간 동안 수형자들과 공동 미술 프로그램과 문화공연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통할 예정이다.

소망교도소 김영식 소장은 “귀한 작품으로 담장 안 전시회에 참여해 주신 유승현 작가님께 감사드린다”며 “아름다운 ‘소망의 종’ 작품들을 통해 수형자들 마음 깊이 소망의 씨앗이 심겨, 진정한 거듭남의 열매를 맺길 바란다”고 말했다.

경기 여주시 북내면에 위치한 소망교도소는 2010년 12월 한국교회가 연합해 설립했으며, 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운영하는 아시아 최초 교화 중심 비영리 민영교도소로 수형자들의 진정한 거듭남과 회복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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