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보다 사역을 더 사랑하면: ‘주님을 위하여’라는 가스라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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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통한 삶 2024년 5월호 발행인의 글]

▲일제 시대 학생들이 신사참배하는 모습. ⓒ연구원 제공
▲일제 시대 학생들이 신사참배하는 모습. ⓒ연구원 제공

하나님이 주신 비전 때문에 하나님께 불순종하는 경우가 있다. 하나님이 주신 사역 때문에 하나님께 불순종하기도 한다. 하나님의 사역을 더 잘하기 위해, 하나님 말씀을 어기는 것이다.

일제 강점기 때 일본은 한국교회에 신사참배를 강요했다. 당시 신사참배를 거부하면 교회와 학교는 문을 닫아야 했고, 목사님들은 감옥에 가야 했다. 주기철 목사님처럼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감옥에서 순교하는 경우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교회와 기독교 학교들은 신사참배에 참여했다.

‘가미다나’라고 하는 이동식 신사를 교회당 안 동편에 뒀고, 가미다나를 향해 예배하고 성삼위 하나님을 예배했다. 또 주일예배를 드리다가 12시 동방요배 시간이 되면, 예배를 멈추고 동쪽을 향해 절하고 다시 예배를 진행하였다. 일본 천황을 하나님보다 더 높였다. 이렇게 해야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것이 가능했다.

기독교 학교들도 마찬가지였다. 외국 선교사들이 세웠던 대부분의 기독교 학교들은 일본의 강요에 못 이겨 결국 신사참배를 함으로써 학교를 유지했다. 승의여전처럼 신사참배를 거부하여 폐교당하는 학교는 많지 않았다.

왜 많은 교회와 학교들이 신사참배를 할 수밖에 없었을까. 물론 다른 이유도 있겠지만, 무엇보다 자신이 해오던 사역을 예수님보다 더 사랑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교회 유지와 학교 운영이 내려놓을 수 없는 ‘우상’이 되었기에, 신사참배를 끝까지 거부하지 못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 우상숭배를 극심하게 싫어하시는 것을 알면서도 하나님께 예배 도중 일본 천조 대신에게 동방요배를 하면서까지 교회를 유지했던 것이다. “하나님께 예배하기 위해서입니다”라면서, 하나님이 미워하시는 우상숭배를 하면서까지 하나님께 예배를 올려드린 것이다.

어느 목사님은 이렇게 말씀하셨다. “양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신사참배를 해서라도 교회를 유지하고 목양하는 것이 낫다. 기독교 학교도 신사참배를 해서라도 운영해 나가는 것이 낫다. 잠깐 참배하면, 이후 많은 시간을 하나님 뜻을 위해 쓸 수 있다.”

하나님은 사울 왕에게 아말렉을 쳐서 그들과 그들의 소유를 남김없이 진멸하라고 하셨다. 그러나 사울 왕은 아각 왕과 그의 양과 소의 가장 좋은 것을 진멸하지 않고 남겨뒀다. 선지자 사무엘이 이를 책망하자 사울은 이렇게 변명한다.

“여호와께 제사하려 하여 양들과 소들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남김이요 그 외의 것은 우리가 진멸하였나이다”(삼상 15:15). 이때 사무엘이 “순종이 제사보다 낫고”(삼상 15:22)라며 준엄하게 책망하고, 왕이 여호와의 명령을 불순종했으므로 여호와께서 왕을 버렸다고 선언한다.

교회를 예수님보다 더 사랑해선 안 된다. 공동체의 유익을 앞세워 하나님의 뜻과 계획을 거스르지 않아야 한다. 어떤 사람은 때가 되어 공동체를 떠나는 것이 하나님의 계획일 때가 있다. 그런데 그가 공동체에 유익한 사람이라면, 그 공동체는 그를 붙잡고 싶은 유혹을 받는다. 그래서 남아 있도록 유도하는 상담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 또한 예수님보다 공동체를 더 사랑하는 것이다. 공동체가 우상이 되지 않도록, 내 자아를 십자가에 못 박고, 하나님의 인도하심과 뜻을 바르게 분별하며 순종해야 한다.

출처: 『정직과 순종, 영적 권위』, 이용희 저

▲이용희 교수가 특강을 전하고 있다. ⓒ거룩한방파제
▲이용희 교수가 특강을 전하고 있다. ⓒ거룩한방파제

이용희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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