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때 희생된 논산 병촌성결교회 성도 54명 ‘진실규명’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진실화해위, 80차 위원회서 결정하고 후속조치 권고

‘교인 가족’ ‘우익과 같은 교회’ 이유
대부분 인민군 퇴각기에 희생당해
19세 미만 29명, 교회학교 16명 등

국가는 북한 정권에 사과 촉구하고
피해 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나서야

▲순교자 기념탑. ⓒ논산시 공식 블로그
▲순교자 기념탑. ⓒ논산시 공식 블로그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위원장 김광동, 이하 진실화해위)는 11일 서울 중구 진실화해위원회에서 열린 제80차 위원회에서 ‘한국전쟁 전후 적대세력에 의한 종교인 희생사건(3)- 충청지역 기독교 희생사건①’에 대해 진실규명 결정을 내리고, 국가와 관련 부처 등에 후속 조치를 권고했다.

이번 결정은 전북지역 기독교인 희생사건과 충청지역 천주교인 희생 사건에 이어, 진실화해위가 직권 조사한 종교인 희생사건 세 번째 진실규명 결정이다.

논산 지역 병촌성결교회(이하 병촌교회)에서 발생한 집단희생 사건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한 결과, 병촌교회에서 희생된 기독교인 54명에 대해 진실 규명을 결정했다.

▲병촌성결교회 내 희생자 묘역. ⓒ진실화해위
▲병촌성결교회 내 희생자 묘역. ⓒ진실화해위

병촌교회 기독교인 희생사건은 1950년 7월부터 9월까지 3개월여에 걸쳐 발생했다. 특히 인민군 퇴각기인 1950년 9월 28일을 전후해 전체 진실규명 대상자 전체 54명 중 51명이 희생당했다.

희생자 54명 중에는 여성이 30명(55.6%), 남성이 24명(44.4%)으로 여성이 더 많았고, 19세 미만 희생자도 29명(53.7%)으로 절반 이상이었다. 교회 직급으로는 ‘주교생’으로 불리던 교회학교 학생이 16명(29.6%)으로 가장 많았다.

성도들은 기독교인이나 그들의 가족이라는 이유로, 우익 인사와 같은 교회에 출석하는 교인이라는 이유로 희생됐다.

▲순교 안보기념관 내 66인 순교기념비. ⓒ논산시 공식 블로그
▲순교 안보기념관 내 66인 순교기념비. ⓒ논산시 공식 블로그

가해자인 인민군과 지방 좌익은 1950년 7월 점령 초기 핵심 교인들 몇몇을 우익 인사로 분류해 끌고 가 고문 후 살해했고, 1950년 9월 후퇴기에는 성도들의 가족들까지 모두 집단 희생시켰다.

진실화해위원회는 국가에 대해 북한 정권의 사과 촉구,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공식 사과, 피해회복과 추모사업 지원 등 후속조치, 평화·인권 교육 강화 등을 권고했다.

병촌성결교회는 1935년 설립됐으며, 일제시대 신사참배를 거부하다 모진 탄압을 겪고 폐쇄, 매각됐다가 광복 이후인 1948년 6월 예배당을 재건했다.

그러나 1950년 6.25 전쟁으로 더 큰 시련이 닥쳤다. 9월 27-28일 퇴각하던 공산군이 남아있던 성도 66인(남 27명, 여 39명)을 모두 처형하고 도주한 것이다. 단 이 숫자는 진실규명위 집계와는 다르다.

이후 1956년 순교기념예배당을 건축하고, 1958년 순교자기념비를 건립했다. 1986년 교단 재창립 50주년을 기념해 ‘66인 순교기념탑’이 건립돼 기독교대한성결교회 순교사적 제1호로 지정됐다. 1986년 5월 제2 순교자기념교회(180평)를 신축하고, 2015년 지상 2층 규모의 순교 및 안보기념관을 준공했다.

▲66인 순교 안보기념관. ⓒ논산시 공식 블로그
▲66인 순교 안보기념관. ⓒ논산시 공식 블로그

◈북한 의한 충북 지역 희생 사건도 진실규명

진실화해위는 이날 ‘충북지역 적대세력에 의한 희생사건(1)’ 21건에 대해서도 진실규명으로 결정했다.

이는 1948년 4월부터 1951년 5월까지 충북 지역 주민 21명이 좌익에 비협조적이고 우익 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적대 세력에게 희생된 사건이다.

▲희생된 교인들의 인적사항이 기록되어 있는 『충남병촌교회 순교자명단』. ⓒ진실화해위
▲희생된 교인들의 인적사항이 기록되어 있는 『충남병촌교회 순교자명단』. ⓒ진실화해위

진실화해위는 신청된 사건 21건 21명에 대해 제적등본, 족보, 6·25사변 피살자명부, 6.25사변 피납치자명부, 전국순국 반공청년 운동자명부, 1기 진실화해위원회 기록, 신청인 및 참고인 진술 등을 종합 검토·분석해 이들 21명을 희생자로 판단했다.

조사 결과, 충북 충주군, 제천군, 음성군, 청주시, 청원군, 옥천군, 영동군에 거주하던 주민 21명이 군인이나 경찰 가족 또는 부유하거나 좌익에 비협조적이고 우익 활동을 했다는 이유 등으로 적대 세력에 희생됐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로잔 뮤지컬

세계 복음주의 리더들에 ‘한국교회 140년 역사와 선교’ 소개

여호수아 ‘길갈의 열두 돌’처럼 한국교회 역사 기념·기억 위해 추상미 감독·이석준 배우 기획 한국교회 ‘선교적 DNA’ 소개도 제4차 로잔대회 다섯째 날인 9월 26일 저녁 ‘한국교회의 밤’ 시간, 한국교회 140년 역사와 그 속에서 영향을 주고받은 로잔과 선…

4차 로잔대회서 핍박에 처한 기독교인들의 사정 나누고 기도

이란 리더 “로잔대회 참석 이유만으로 5년간 옥살이”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 넷째 날, 복음주의 리더들은 북한을 포함한 박해받는 기독교인들의 사정을 나누고 함께 기도하는 시간을 가졌다. 25일 인도교회에 대한 박해와 선교 현황을 나눈 Babu Verghese는 “200년 역사의 인도 기독교 공동체는 역사상 가장 심각한 박…

로잔

“로잔 문서들, 20년 뒤에도 도전 앞에 바른 길 제시하길”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인천 송도컨벤시아에서 개최 중인 가운데, 다섯째 기자회견에는 로잔대회를 위한 연합기도회를 이끈 이인호 목사(더사랑의교회)와 로잔대회 글로벌 공청회 공동의장인 문상철 원장이 참석해 대회를 위한 준비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

로잔대회, 나이지리아, 에콰교단

로잔 참석한 나이지리아 교계 지도자 “한국 선교사 통해 예수 영접”

나이지리아 최대 개신교단인 에콰(ECWA-Evangelical Church of West Africa) 교단 총회장 욥 아유바 바가트(Job Ayuba Bagat) 박사와 총무 아유바 아셰셰(Ayuba Asheshe) 목사가 2024 서울-인천 로잔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나이지리아는 최근 신앙 때문에 살해와 폭력을 경험하는 기독교인…

로잔

“한국교회, 로잔의 가장 큰 수혜자… 제3의 부흥 계기 되길”

복음 전도와 사회적 책임, 상충되지 않는 큰 틀 한국교회, 두 차례 준비 기도대성회 통해 연합 대회 이후 비서구권으로 선교 흐름 가속화 전망 거룩성 훼손된 시대, 그리스도를 삶으로 보이길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진행 중인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대회가 넷…

‘로잔 50주년 기념행사’

“로잔 50년, 신앙으로 전략적 협력 촉진할 것”

50년간 9천 개 이상의 미전도 집단 복음 들어 증인으로서의 삶 부족했고, 복음화는 미완성 때론 ‘메신저’ 연약함에 복음 증거 방해받기도 하나님 사역 위해 겸손·정직·단순하게 섬겨야 말세 올수록 악 커질 것… 믿음으로 선포하길 이 대회가 역사적 ‘행사’…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