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세대 다시 보기 29] 부모교육, 부모다운 부모로 성장하기 (3)
아버지 영향력, 자녀 신앙 결정적
자녀 교육 주체, 아내 아닌 부부
소통·대화법 배우면 관계 달라져
가정에서 아버지 영향력 커지길
#아버지의 영향력, 더 이상 떨어지면 안 된다
한 번쯤, 자녀들이 이런 질문을 한다.
“아빠 엄마! 하나님이 진짜 저를 사랑하시나요?”
“하나님 사랑을 제가 어떻게 알 수 있어요?”
어떻게 대답하면 좋을까? 각자 대답이 다를 수 있다. 그러나 각자의 대답에서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핵심이 있다면, ‘아버지’다. 지난 시간에도 강조했지만, 자녀의 신앙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국제적으로 ‘신앙과 일’에 관한 주제로 인정받고 있는 오스 힐먼(Os Hillman)의 조언을 들어보자.
“우리가 하나님을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사랑하시는 하늘 아버지’로 여길 수 있느냐 그렇지 못하느냐 하는 문제는 땅에 있는 우리의 육신 아버지가 어땠느냐 하는 것, 우리가 성장하며 아버지에게 어떤 유형의 양육을 받았느냐 하는 것, 어린 시절에 아버지에게 어떤 상처를 받았느냐 하는 것 등의 많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아버지에 대한 영향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반영된다. 졸작 《다음 없는 다음세대에 다가가기》에서 아버지의 중요성에 다루면서 조재욱 목사가 경험했던 사례를 인용한 적이 있다.
“최근 모임에 합류한 부부가 있습니다. 목회자 딸인데, 한 번도 교회에서 예수님을 믿은 적이 없었다고 합니다. 늦둥이로 태어나 나이 많은 목사 아버지 밑에서 자랐습니다. 시대적 한계로 아버지가 억압적·가부장적·폭력적이었기에, 하나님에 대한 인식도 억압적·가부장적·폭력적이었습니다.”
아버지 상(想)이 하나님의 상에 잘못 투영된 대표적인 예다. 그만큼 아버지의 영향력이 자녀의 신앙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아래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가 2021년 5월 발표한 ‘한국기독교 가정 신앙 및 자녀 신앙교육 실태 조사’를 잠시 보자.
조사를 보면 명확하게 나타난다. 가정 전체가 신앙적으로 잘 세워지기 위해서는 아버지의 역할이 중요하다. 95호 리포트를 조금 더 자세하게 보면, ‘아버지가 출석하면 전 가족 출석률’도 더불어 높아진다(아버지 출석시 전 가족 출석률 80%, 어머니 출석시는 70%).
문제는 코로나 이후 아버지에 대한 영향력이 더 떨어져 간다는 것이다. 같은 연구기관이 2024년 3월 12일 게재한 ‘개신교인의 신앙 계승 실태’와 비교해 보자.
Q) 자신의 학창 시절 신앙에 가장 영향력을 많이 미친 사람은 누구인가?
A) 1위: 어머니 54%
2위: 아버지 13%, 목회자 13%
3위: 교회 친구나 선후배 11%
어머니의 영향이 절대적이었다. 여기서 우리가 좀 더 집중해서 보아야 할 것이 있다. ‘부모-자녀의 신앙계승 비교’표이다. 부모의 신앙 수준이 자녀의 신앙 수준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밝힌 조사다. 잠시 표를 보자.
1단계를 보면 아버지와 어머니가 신앙이 좋다고 느끼면, 본인도 신앙이 좋다고 느낀다. 똑같이 33%이다.
2단계부터는 다르다. 아버지의 신앙 수준이 높다고 생각하면 자신의 신앙 수준 역시 올라간다. 3단계도 4단계도 마찬가지다. 어머니보다는 아버지 신앙 수준이 높을 때, 자신 역시 신앙의 수준이 높다고 평가한 것이다.
앞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13%였음을 감안한다면, 아버지의 영향이 자녀에게 얼마나 크게 작용하는지 확실하게 볼 수 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크기를 더욱 키워야 할 이유가 자명하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아버지의 영향력이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안다. 문제는 ‘아버지와 관련한 훈련’이 손에 꼽을 정도로 적다는 것이다. 앞서 언급한 95호 리포트에는 부모들에게 자녀 신앙 교육 방법을 배울 필요성에 대하여 질문했다.
이때 ‘필요성 느낌(매우+약간)’에 대한 응답이 82%로 나타났다. 부모별로 보면 어머니가 86%, 아버지가 79%로 부모 모두 교육을 받는 것에 대한 강한 니즈가 있었다.
가족 신앙을 위해 교회로부터 어떤 자료를 받고 싶냐는 질문(중복응답 가능)에는 공동 1위였다. ‘자녀와 대화법(47%)’, 그리고 '부모 역할 교육(47%)’이었다.
그런 점에서 아버지들에게 몇 가지를 제안하고 싶다. 사역의 현장에서 아이들과 시간을 보내며, 아이들의 대화 속에서 느낀 몇 가지 것들을 함께 나누었으면 좋겠다.
첫째, 자녀 교육 주체는 아내가 아니라 부부다. 필자는 지난 2주 동안 ‘크리스천 부모교육’을 진행했다. 한 분이 이런 고백을 했다. “목사님! 5월은 행사도 너무 많고 개인적으로 피곤한 일도 많아서 부모교육을 빠지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남편이 강력하게 빠질 수 없다고, 함께 들어야 한다고 해서 이 자리에 오게 되었습니다.”
더 놀라운 것은 남편 분은 교육 내내 열정적이셨고, 심지어 야근을 하고도 교육에 참여하셨다. 초롱초롱한 눈을 위해 커피를 더블샷으로 마시고 참석하셨다. 교회에서 이런 남편, 이런 아버지들이 더욱 많아져야 한다. 아버지 역시 자녀 교육의 주체다.
둘째, ‘소통’에 관한 책들을 읽으시면 좋겠다. 아이들에게 종종 이런 말을 듣는다. “아빠와는 대화하기가 어려워요” 이유를 물어보니 대답이 다양했다. “너무 직설적으로 물어요”, “표정이 너무 무서워요”, “단답형 대답만 해요”, “말에 영혼이 없어요”.
물론 아버지 마음은 그렇지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시중에서 대화법에 관한 책들을 읽으시면 좋겠다. 최소 2권 이상은 읽으셔야 한다. 요즘은 대화도 배워야 하는 시대이고, 대화법이 달라지면 관계도 달라진다.
셋째, 교육 기회가 있다면 반드시 참여하셔야 한다. 필자의 교회에서는 얼마 전 ‘어머니학교’를 마쳤고, 바로 ‘아버지학교’를 시작했다. 모집 광고에 이런 글이 보였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삽니다!”
그러나 현실의 아버지들은 대부분 이런 교육을 부끄러워하신다. 마음이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린다. 그러지 마시라. 기회는 늘 있는 것이 아니다.
가정에서 아버지의 영향력이 더욱 커지길 소망해 본다. 아이들 입에서 “우리 아빠가 달라졌어요”라는, 의아하지만 행복한 고백이 들리기를 소망해 본다. 아버지가 살아야 가정이 산다. 아버지가 살아야 자녀의 신앙도 산다!
김정준 목사
울산대흥교회 교육목사
영남신학대학교 신학과·신학대학원
전남대학교 대학원 문학 석사
한남대학교 대학원 박사 수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