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계 최초 랍비 “종교 쇠퇴, 민주주의에도 큰 위협”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이영훈 목사와 방한 기념 기자회견

▲(왼쪽부터) 앤젤라 북달 랍비와 이영훈 목사가 대담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왼쪽부터) 앤젤라 북달 랍비와 이영훈 목사가 대담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아시아계 최초 유대교 랍비’ 앤젤라 워닉 북달 방한 기념 기자회견이 18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개최됐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이스라엘 유대교와 한국의 만남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를 주제로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와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모두발언을 진행하고, 최영우 대표(도움과나눔)의 분야별 질문에 차례로 답했다.

기자회견에는 아키바 토르 주한 이스라엘 대사와 박동열 서울대 이스라엘교육연구소 초대 소장, 기독교인과 유대인의 화합과 교류를 추구하는 국제구호재단 더펠로우십 IFCJ(International Fellowship of Christians and Jews) 김영미 소장과 북달 랍비의 부모 등도 참석했다.

유대인이자 한국계 미국인인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Rabbi Angela Warnick Buchdahl)는 1972년 미국계 유대인 아버지와 한국인 불교도 어머니 사이 서울에서 태어나 5세 때 미국 워싱턴주 타코마로 이주했다. 예일대 종교학 학사를 졸업하고 히브리 유니온칼리지 유대종교연구소에서 랍비를 연구한 뒤, 2001년 첫 아시아계 미국인 랍비가 됐다.

랍비 안수 10년 만인 2011년 ‘미국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랍비(뉴스위크)’로 선정됐고, 2014년 뉴욕 센트럴 시나고그 첫 여성 수석 랍비가 돼 그해 백악관 하누카 축제에서 오바마 대통령 초청으로 기도를 맡았다.

한국-이스라엘, 공통분모 많아
같은 해 정부 수립, 최초 FTA
저출산 해답, 3.0명 이스라엘에

이날 모두발언에서 이영훈 목사는 “한국과 이스라엘 두 나라는 그동안 서구 사회에 비해 소통이 원활하지 못했다. 서구 문화는 유대교를 잘 알고 이스라엘과 소통해 왔지만, 우리는 지역적·문화적으로 독자 발전했다”며 “양국의 공통분모가 별로 없을 것 같았지만, 찾아보니 많더라. 먼저 양국 모두 정부 수립이 1948년이었고, 이스라엘이 아시아 최초로 FTA를 맺은 나라가 한국이다. 그리고 많은 크리스천들의 평생 소원이 예루살렘 방문 아닌가”라고 운을 뗐다.

이 목사는 “시편 122편 6절에는 ‘예루살렘을 위해 평안을 구하라’고 하셨다. 매년 10월 첫 주일 전 세계 103개국 크리스천들이 각 교회에서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하는데, 우리 교회도 함께하고 있다”며 “또 양국 모두 가정을 중시하는 문화가 있다. 현재 0.7명에 불과한 우리나라 초저출산의 해답이 이스라엘에 있을 수 있다. 이스라엘은 지금 3.0명이고, 3.5명을 목표로 한다. 이스라엘을 본받으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많은 경험과 지혜가 있는 랍비께서 한국을 방문해 주셨다. 특히 한국인과 미국인, 유대인의 정체성을 모두 가진 국제적 리더”라며 “한국과 이스라엘, 미국이 함께 만나는 귀한 자리가 되길 바란다. 서울대 내에도 이스라엘교육연구소가 세워지는데, 관계가 깊어지고 돈독해지길 바란다”고 했다.

▲이영훈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두 조국’ 韓-이스라엘 교량 역할
이스라엘 가족 중시, 교육열 높아
서울대 이스라엘교육연구소 설립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는 “함께할 수 있어 영광이다. 2년 만에 다시 한국에 왔는데, 어머니의 조국이라 홈커밍 같은 느낌”이라며 “이번 방문은 특별하다. 최초로 이스라엘 유대교와의 만남이 이뤄지고, 한국에 이스라엘교육연구소가 세워졌다. 여러 종교의 기초가 되는 아시아 문명이 좀 더 전 세계에 알려질 필요가 있다. 이는 아브라함의 모든 자녀들을 위한 교육이고, 기독교든 천주교든 이슬람이든 다 전파돼야 한다”고 말했다.

북달 랍비는 “지금까지 두 조국, 미국·이스라엘과 한국 사이에서 교량 역할을 해 왔다. 이스라엘은 제 영적 조국이다. 성경 속 모든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난 곳”이라며 “한국과 미국 모두에서 정체성 갈등과 소외를 느꼈지만, 부모님은 제가 완전히 한국인이면서 완전히 유대인임을 각인시켜 주셨다. 그래서 강력한 두 문화의 융합의 길을 걸어왔다”고 전했다.

그는 “이 목사님 말씀처럼 두 문화에는 공통점이 많다. 가족을 중시하고, 교육열이 굉장히 높으며, 자기계발도 중시한다. 많은 외세 침략을 받아 문화 말살 위험도 많았다. 지켜온 가치가 있기에, 서로 배울 점이 많을 것”이라며 “또 다른 점들이 많아 배울 점도 무궁무진할 것이다. 서울대에 세워질 센터는 양국을 더 긴밀하게 엮어주는 탄탄한 교량 될 것이다. 한국인이자 최초 아시아계 미국인 랍비로서 해야 할 일이 많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유대교와 한국 기독교 간의 펠로우십
기독교 출발 유대교, 공통 성경
한국교회, 이스라엘 긍정적 인식
유대교 율법 준수, 기독교 실천
하나님 형상, 안식일, 아브라함
민주주의와 인권에 긍정적 영향
외부인의 눈으로 보는 시각 제공

이후에는 질의응답이 진행됐다. 먼저 ‘한국 기독교와 유대교의 만남’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는 유대교에서 출발했다. 구약 성경은 크리스천 신앙의 기본이다. 한국 기독교는 서구와 달리 이스라엘을 긍정적으로 생각해 왔다”며 “내년이 선교 140주년이 되는 우리는 빠른 시간에 아시아 최대 기독교 국가가 됐다. 여러 부흥운동과 오순절 성령운동 등이 요인이었는데, 88 서울올림픽 이후 경제적 풍요가 오면서 기독교는 정체 상태가 됐다. 더구나 팬데믹을 지나면서, 교회에 젊은이들이 줄어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영훈 목사는 “한국교회는 이스라엘과 아직 신앙적으로 깊은 관계로 발전되지 못하고 있다. 성지 이스라엘에 대한 향수나 갈망 정도만 있었다는데, 앞으로 유대교와 깊은 신학적 대화를 하면 좋을 것”이라며 “유대교가 토라나 탈무드 등을 ‘지키는 데’ 초점이 있다면, 기독교는 이러한 율법들을 어떻게 ‘실천하는가’에 초점이 있는 것 같다. 유대교와 기독교가 대화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배워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앤젤라 북달 랍비는 “유대교를 하나로 설명하긴 힘들다. 요즘은 세속적 유대인들도 있고, 극정통을 유지하는 유대인들도 있다. 미국에서도 마찬가지다. 반면 자유주의적인 개혁 유대교도 있다. 저도 여성 랍비를 허용하는 이곳에 속해 있다”며 “기독교와 유대교에는 공통의 텍스트가 있다. 우리는 책을 읽는 사람들이고, 성서에 대한 유대감이 강하다. 또 한 명의 조상이 있고, 구약과 연결돼 있다”고 설명했다.

북달 랍비는 “3가지 이야기를 하고 싶다. 먼저 창조에 대한 내용으로, 우리는 모두 하나님 형상으로 탄생했다. 이는 모든 인류가 동일한 출발선에 있다는 의미로, 민주주의와 인권에 대해서도 영향을 미쳤다”며 “그리고 안식일 개념인데, 오늘날 더욱 중요하다. 세속적 가치에 몰두하다 보면 삶의 의미를 상실할 수 있는데, 1주일 중 하루는 휴식을 취하고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자연을 감상하라는 의미다. 삶의 목표가 단순히 물질 축적이 아님도 알려준다”고 전했다.

랍비는 “셋째로 우리 모두의 아버지인 아브라함이다. 하나님은 ‘네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인도할 땅으로 가라’고 하셨다. 편안한 집에서 유대교를 믿을 수 없었다. 말 그대로 ‘히브루’는 강을 건넌 사람들이다. 경계를 넘어서야 했다. 이는 이방인을 자처하는 것으로, 제 삶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유대교의 가장 뛰어난 점은 ‘외부인의 눈’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을 다르게 볼 수 있고, 이것이 유대교가 세상과 사회에 줄 수 있는 부분이다. 한 걸음 벗어나 그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고 했다.

이에 이영훈 목사는 “한국은 인권을 강조하는데, 창조 섭리 속에서 사람에게 동일한 권리가 있다는 것이 중요한 지점 같다. 안식일의 중요성도 인상깊다. 크리스천들은 안식일이 더 바쁘고, 다른 날보다 2-3배 많이 일하기도 한다. 하지만 진정한 안식이 필요하다”며 “에너지를 얻어야 하는 날인데, 우리가 개념을 잘못 해석한 건 아닐까. 예배 중심의 한국교회가 많은 활동을 하면서, 탈진하는 문제도 있었다. 잘 쉬겠다”고 답했다.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가 이야기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앤젤라 워닉 북달 랍비가 이야기하고 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두 문화의 만남과 교육
한국, 대학 올인 가정교육 실종
이스라엘, 성경 따라 가정 중시
대화식 교육으로 공동체와 책임
안식일 가족 모임이 출산 도움

둘째로 이스라엘의 가정 문화와, 삶의 방식 등이 한국의 사회적 성숙에 어떤 통찰을 줄 수 있을지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한국은 전 세계에서 대학 진학률이 가장 높을 정도로, 모든 교육의 초점이 대학 진학에 맞춰져 있다. 그러다 보니 가정교육이 무시되고, 어릴 때부터 대학 가는 훈련을 시키고 있다”며 “반면 이스라엘은 성경의 전통을 따라 가정교육을 중요시한다. 또 다른 공통점은 ‘족보’에 있다. 이스라엘처럼 친가족 사회를 만들면, 저출산도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앤젤라 북달 랍비는 “유대인들은 ‘너는 항상 두 장의 종이를 갖고 다니라’고 말한다. 한 장에는 ‘나는 재에 지나지 않고, 잠시 머물다 가면 먼지만 남는 존재’라 써 있고, 다른 장에는 ‘전 세계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 나는 무한대로 중요하다. 이 우주가 나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기록돼 있다”며 “두 종이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면, 양쪽 모두를 느낄 수 있다. 교만해질 때는 이 종이를 꺼내고, 우울하거나 의기소침할 때는 저 종이를 꺼내보면 된다. 어떤 면에서 우리는 전체의 일부나 먼지에 불과하지만, 다른 면에서 모든 개인이 중요함을 알게 하는 것이다. 둘 다 의미가 있다”고 답했다.

북달 랍비는 “유대인 교육법은 한국과 달리, 대화식이다. 같이 모여 질문을 주고 받으면서, 협력하고 배운다. 늘 배운 것을 공유하며 한 그룹의 일부가 되어야 하고, 일정한 책임을 져야 한다”며 “그래서 공동체가 중요하고 책임감을 기른다. 큰 그림이 있고, 그 아래 각자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소개했다.

저출산 문제에 대해선 “이스라엘인 60%가 세속적이지만, 주말에는 모두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코셔(kosher·유대교 율법에 따라 식재료를 선택하고 조리한 음식 -편집자 주)를 먹으면서, 각종 대화를 나눈다”며 “거기서 아버지는 왕, 어머니는 왕비, 자녀들은 왕자와 공주가 된다. 안식일에는 전화도 안 받고 TV도 안 보면서, 함께 시간을 보내고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소파에서 뒹군다”고 말했다.

또 “이를 통해 유대감을 느끼고, 가족이 내 인생 중심이 된다. 그래서인지 출산율이 3.0명으로 최고 수준이다. 자녀가 12명인 정통 유대인도 있다”며 “아이들을 많이 낳아야 한다는 가치를 공유하는 데도 안식일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든 일에서 벗어나 인생의 목적을 질문하고, 가족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함을 알게 된다. 한국 출산율이 그렇게 낮은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아이를 기르는데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고 하더라. 그러나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안다면 달라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학·기술·경제 분야 혁신
다르게 생각, 도전하는 것 장려
적대국 둘러싸여 리스크 감수해
한국, 이스라엘 문화 발전 도움

셋째로 한국과 이스라엘의 과학·기술·경제 분야에 대해 북달 랍비는 “제 두 조국이 전 세계 최고의 경제 선진국이어서 자랑스럽다. 두 나라는 짧은 시간 기적을 이뤘고, 이는 우연이 아니”라며 “먼저 천연자원이 거의 없었다. 결국 자원은 사람이었기에, 교육이 중요했다. 1인당 박사학위 소지자가 가장 많은 곳이 양국이다. GDP 대비 R&D 비중도 가장 높은 수준이고, IT 강국이다. 이스라엘은 인구가 1천만 명도 안 되는 굉장히 작은 나라이지만 혁신적 스타트업을 의미하는 나스닥 상장 기업 숫자가 미·중에 이어 세계 3위”라고 이야기했다.

앤젤라 북달 랍비는 “이는 사고방식이 창의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저희는 다른 사람과 다르게 생각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도전하는 것을 장려한다. 군인들 중 학자들로 구성된 부대는 모든 정보에 접근 가능하고, 각종 주장과 이론의 허점을 찾는 것이 주 임무다. 권위에 계속 도전하는 것”이라며 “이렇듯 리스크를 감수하고 도전 의지를 갖는 것은, 지정학적으로 적대국에 둘러싸여 있어 군사적으로 혁신을 추구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기도 하다. 서울대 이스라엘연구센터에서 양국의 R&D 인재들이 모이면, 스파크가 일어날 정도로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다. 이스라엘은 장기적 원칙을, 한국은 리스크를 감수하는 도전의식을 서로에게 배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훈 목사는 “전 세계가 음악부터 음식, 드라마나 영화 등 ’K-컬쳐’에 주목하고 있다. 그러나 우수한 인력이 있음에도, 과학적으로는 이스라엘만큼 영향력을 미치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스라엘 텔아비브 근처에 한국의 중요한 연구소들이 많다. 하이테크나 AI 등 선도 발전 분야에 있어, 이스라엘을 배우고 서로 영향을 주고 받기 위해서다. K-pop으로 누구나 한국을 알게 됐는데, 우리가 이스라엘 대중문화 발전을 이끌면서 문화·과학 분야 교류를 통해 서로를 발전시키면 좋겠다”고 덕담했다.

▲기자회견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기자회견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디아스포라의 희망: 국제사회 기여
양국 모두 디아스포라 경험 있어
하마스 침공 이스라엘 위해 기도
팔레스타인도 그들 나라 살 권리
팬데믹 때 온라인 커뮤니티 발전

끝으로 디아스포라 차원에서 세계를 위해 함께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이 목사는 “이스라엘과 한국은 모두 역사적으로 본국을 떠나 다른 나라에서 적응하고 살아온 디아스포라의 경험이 있다. 때문에 세계 곳곳에서 우리는 유대인과 한국인 사회를 접하게 된다”며 “특히 양국은 고유한 민족 정체성을 전수하면서도 그들이 속한 사회를 위해 헌신해 온 역사가 있다. 이 같은 경험은 좋은 모델이 될 것이다. 이상기후 현상과 저출산 고령화가 지속된다면 세계 인구 이동은 훨씬 늘어날 것이고, 서로 다른 디아스포라 현장을 만나게 될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영훈 목사는 “양국은 국제사회 평화 정착에 매우 핵심적으로 관여하고 있다. 한반도는 언제나 긴장 상태이고, 최근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와 전쟁 중”이라며 “그럼에도 우리는 평화를 위해 일할 수밖에 없다. 우리 하나님은 평화의 왕이고, 샬롬 그 자체이시다. 오늘의 만남이 양국 평화, 나아가 지구촌 평화에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전쟁이 아닌 평화를 위한 도구로 우리가 함께한 목소리가 사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앤젤라 북달 랍비는 “디아스포라를 경험했던 유대인들은 유월절마다 모여 함께 의식을 거행하면서 경험을 공유한다. 이런 예식이 디아스포라임에도 유대인으로서 정체성을 심어줄 것”이라며 “이스라엘과 하마스 사태에 마음이 아프다. 미국인 유대인을 대표하는 사람으로서, 이스라엘의 안전과 존엄성이 중요하지만, 팔레스타인인도 그들의 나라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하고 싶다. 그러나 지금은 하마스와의 대결이지, 팔레스타인 전체와 싸우는 것이 아니다. 하마스는 팔레스타인인 전체를 위험에 빠뜨리는 집단이다. 조만간 전쟁이 종식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이후 질의응답에서 기독교와 유대교의 차이에 대해 이영훈 목사는 “기독교는 메시아에 대한 예언이 성취됐다고 보지만, 유대교는 아직 메시아를 기다리고 있다. 연속성과 불연속성이 있고,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다”며 “비록 서구 사회에서는 유대인들에 대한 비극적 갈등의 역사가 있었지만, 한국 기독교는 서구와 달리 유대인들에게 협조적이고 열려 있다. 말씀드렸듯 한국은 이스라엘의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고 했다.

북달 랍비는 “두 종교는 자매지간이다. 이스라엘은 지금 존재에 대한 싸움을 하고 있고, 계속 생존을 위해 싸워 온 국가다. 이런 점에서 기독교인들도 우리의 친구이며, 차이보다는 공통점이 많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팬데믹 이후 종교인 감소에 대해선 “미국에서도 종교는 쇠퇴하고 젊은이들의 관심이 줄고 있다. 그러나 동시에 외로움과 고독을 느끼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자살 시도가 많아졌으며, 공동체 의식과 삶의 의미 상실 등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며 “종교인 감소는 민주주의 차원의 문제이기도 하다. 교회나 회당에서는 정치적 배경이 달라도 친구가 될 수 있었는데, 종교가 없다 보니 각자 자신만의 거품에 둘러싸여 갇혀 있는 느낌”이라고 지적했다.

랍비는 “민주주의 발전을 위해서라도 현대 사회에서 종교는 더 강화돼야 한다. 저희는 팬데믹 때 온라인 커뮤니티가 급격히 발전했다. 요즘에는 100여 개국에서 100만여 명이 함께하고 있다”며 “미국에서 반유대주의가 조금씩 나타나자, 오히려 유대인들이 회당으로 돌아오고 있다. 요즘 회당 예배는 사람들로 넘쳐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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