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적 전쟁 ‘헤드쿼터’로서 로잔 대회를 향한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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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제4차 로잔 대회 성공 위한 제언 (7)

진정 평화 원하면, 전쟁도 준비를
기독교인들, 영적 전쟁 상황 대비
세상이 걸어오는 전쟁, 대비 필요
에큐메니칼 교회들 퇴조, 그 이유
교회 향한 공격 대비책 논의하길
쉽지 않겠지만, 로잔 강점과 사명

▲3차 케이프타운 로잔 대회. ⓒ크투 DB

▲3차 케이프타운 로잔 대회. ⓒ크투 DB

1. 평화를 원하는 세상의 전쟁 현실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전쟁과 갈등이 발생하여 인류를 고통에 몰아넣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인류 최대 관심은 단연코 평화로운 사회 건설이며, 기독교 또한 세계 평화를 위해 고민하고 헌신해야 할 것이다. 모든 기독인은 평화를 가로막고 갈등을 조장하는 모든 행동을 삼가야 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평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해야 한다. 즉 평화는 모든 기독인의 당연한 의무이다.

하지만 우리는 진정한 평화를 위해 또한 전쟁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물론 모든 세계가 평화를 소원하고 추구하는 상황에서 ‘전쟁’을 말하는 것은 매우 호전적이고 폭력적인 것처럼 보일 수 있다. 하지만 내가 아무리 평화를 원하고 평화를 위해 헌신하고자 해도 상대방이 전쟁을 걸어오면 그때는 전쟁에 임해야 하는 것이 냉엄한 현실이다. 그것이 세상이다.

그래서 평화를 원한다면 반드시 전쟁을 예상하고 준비하면서, 그에 맞는 대비책과 역량을 갖추어야 한다. 그래야만 참된 평화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결국 큰 화를 입을 수밖에 없다.

2. 영적 세계에서의 전쟁

그런데 이러한 전쟁은 영적 세계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성경에는 곳곳에서 영적 전쟁에 대해 교훈하고 있다. 바울은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을 상대하는 것이 아니요 통치자들과 권세들과 이 어둠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을 상대함이라(엡 6:12)”고 말씀했고, 베드로는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벧전 5:8)”라고 말씀한다.

우리 주님께서도 그의 대제사장적 기도에서 “내가 아버지의 말씀을 그들에게 주었사오매 세상이 그들을 미워하셨사오니 이는 내가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 같이 그들도 세상에 속하지 아니함으로 인함이니이다(요 17:14)”라고 말씀하셨다.

그리스도인들은 아버지의 말씀을 받고 아버지의 말씀을 따라 사는 사람들이므로, 세상에 살지만 세상 사람들과 다른 가치관과 기준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그런 점에서 주님께서는 그리스도인들이 세상에 속하지 않은 사람들이고 그런 까닭에 세상이 그들을 미워한다고 말씀하신다.

즉 세상은 어떻게 하든 하나님을 무시하거나 대적하면서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을 자신도 모르게 핍박하는 경우가 많기에 기독교인이 된다는 것은 곧 영적 전쟁의 상황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하게 된다.

3. 영적 전쟁의 차원을 망각해 가는 경향을 보이는 기독교

앞에서도 언급했듯 오늘날 세계의 최대 관심은 평화라고 할 수 있다. 기독교는 두 번에 걸친 세계대전을 겪은 후 평화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인식하고, 1952년에 Missio Dei(하나님의 선교) 개념을 제시했다. 이 개념에 나타난 하나님의 관심은 세상을 교회로 인도하는 구원이 아니라, 세상 속에서 평화와 샬롬을 심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의 출현으로 교회는 완전히 새로운 세상관을 지니게 되었다. 그 변화를 좀 단순화하여 표현하자면 ①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특별한 사랑의 대상 ②멸망해 가는 세상이 아닌 하나님의 재창조 대상 등으로의 변화라 할 수 있겠다. 이러한 관점은 세상을 구원해야 하는 대상으로 보기보다, 그냥 잘 살고 평화롭게 만들어야 하는 대상으로 보게 만든다.

이러한 관점은 WCC 에큐메니칼 진영을 중심으로 아주 강하게 나타난다. 에큐메니칼 진영은 세상을 구원의 대상으로 보기보다 철저히 섬기고 품어야 할 대상으로만 보는 경향이 강하다. 반면 세상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하나님의 백성인 교회를 무너뜨리려 한다는 점에 대해서는 거의 인식을 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에큐메니칼 진영 문서들에는 세상 문제를 다 가지고 와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고자 하는 것에는 관심이 강한 반면, 그 세상을 어떻게 구원하여 하나님께 순종하는 세상으로 만들 것인가에 대해서는 거의 관심이 없다.

그리고 이런 현상은 로잔 운동에도 조금씩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로잔 문서들에 세상을 품고 사랑해야 한다는 측면은 강조되는 반면, 세상이 걸어오는 전쟁에 대비해야 하는 차원에 대해서는 거의 언급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 영적 전쟁의 헤드쿼터로서의 로잔을 기대하며

앞에서 언급한 하나님의 선교 관점 출현으로 기독교는 세상을 열심히 사랑하고 섬겨야 하는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세상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려 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의 무감각해진 경향이 있다.

그런데 세상은 분명 하나님 사랑의 대상이지만, 동시에 하나님을 대적하고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단의 조종을 받는 곳이기도 하다. 이 두 가지 측면을 동시에 보지 못하고, 세상을 하나님의 사랑의 대상으로만 보는 것은 큰 화를 입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교회로 하여금 영적 전쟁을 의식하지 못하고 영적으로 무방비 상태에 놓이게 만드는 것은 사단의 고도의 전략일 수 있다.

이러한 사단의 전략으로 인해 실제로 세상을 사랑과 섬김의 대상으로만 보면서 세상을 너무 순진하게만 보는 에큐메니칼 진영의 경우, 그 기관과 소속 교회들은 심각하게 퇴조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교회들이 약해지면서 세상을 섬기는 것은커녕, 교회 자체를 유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이슬람, 미묘한 종교다원주의, 동성애 등의 공격에 대해 거의 무방비 상태로 힘을 쓰지 못하고 번번이 당하는 형편이다.

로잔은 이러한 에큐메니칼 진영의 전철을 밟지 않기를 바란다. 즉 이번 4차 대회에서 로잔은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다양한 공격들을 어떻게 막고 이길 수 있을 것인가를 심도 있게 논의해 주기를 기대한다.

물론 쉽지 않을 것이다. 세계 모든 곳으로부터 온 다양한 관점을 가진 사람들의 의견을 다 모아야 하고, 그러려면 적당히 포용적인 관점을 지녀야 할 것이며, 이런 자리에서 영적 전쟁과 같은 논의를 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다. 평화로운 모습을 보이면서도 영적 공격에 맞서는 전략을 세운다는 것이 결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것이 로잔의 강점이고 로잔의 사명이라 생각한다. 어렵지만 “비둘기 같이 순결하고 뱀 같이 지혜로워야 한다”는 주님 말씀을 따라, 영적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헤드쿼터로서의 로잔을 기대한다.

※보다 자세한 보충 설명을 원하면 책 <로잔운동의 좌표와 전망>을 참조하고, 자세한 각주나 토론 등을 원하면 이메일(aso0691@hanmail.net)로 연락 바랍니다.

▲안승오 교수.ⓒ크투 DB

▲안승오 교수.ⓒ크투 DB

안승오 교수(영남신대)

성결대학교를 졸업하고 장로회신학대학원(M.Div)에서 수학한 후, 미국 풀러신학대학원에서 선교학으로 신학 석사(Th.M) 학위와 철학 박사(Ph.D) 학위를 받았다. 총회 파송으로 필리핀에서 선교 사역을 했으며, 풀러신학대학원 객원교수, Journal of Asian Mission 편집위원, 한국로잔 연구교수회장, 영남신학대학교 대학원장 등을 역임했다.

저서로는 『7 Key Principles of Dynamic Church Growth』, 『Rethinking the Theology of WCC』, 『선교사가 그린 선교사 바울의 생애』,『능력 있는 예배를 위한 7가지 질문』, 『건강한 교회 성장을 위한 핵심 원리 7가지』, 『사도행전에서 배우는 선교 주제 28가지』, 『현대 선교학 개론』(공저), 『한 권으로 읽는 세계 선교 역사 100장면』, 『성장하는 이슬람 약화되는 기독교』,『현대 선교신학』, 『현대 선교의 핵심 주제 8가지』, 『이슬람의 어제와 오늘』, 『현대 선교의 프레임』, 『제4 선교신학』,『성경이 말씀하는 선교』, 『현대 선교신학(개정판)』, 『현대 선교의 목표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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