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
1. Being과 Doing의 구별
2. 자기 부인 통한 존재 변화
3. 접촉 초점, 인격과 성품
4. 삼위일체적 교회 세움
제17회 국제이주자선교포럼(IFMM) 2024가 ‘이주민의 변화’를 주제로 6월 24일 서울 동작구 CTS 기독교TV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이번 포럼은 한국교회가 ‘이주민 선교’를 본격 시작한 지 30여 년을 맞이해, 지난 사역의 성과를 돌아보고 향후 비전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한국 이주민 선교는 1990년 11월 중국어문선교회가 인천항·서울역 등에서 중국 동포들을 선교하면서 시작됐으며, 2020년 이주민 사역단체가 1천 곳을 돌파했다.
IFMM 이사장 유종만 목사는 환영사에서 “이주민 수는 지난 3월 말 현재 259만 4,936명이며, 곧 3-5백만 명으로 증가할 것이다. 이주민을 사랑으로 품고 동행하는 역할이 이 시대 하나님이 교회에 주신 새로운 사명”이라며 “이주민들을 품고 갈 영성이 한국교회에 존재하고, 이주민 사역자들에게 그런 큰 그릇이 존재하는가”라고 반문했다.
유종만 목사는 “무엇보다 기본으로 돌아가 보는 것이 중요하다. 이주민 사역의 기본은 이주민들이 예수를 만나 변화되는 것이므로, 그런 이야기들부터 들어봐야 할 것”이라며 “포럼을 통해 그런 이야기를 듣고 관찰해, 향후 30년 사역 방향을 재조정(tuning)하고 나아갈 바를 가늠해 보고자 한다”고 취지를 전했다.
◈사랑의 수고, 새로운 도전
국제학생회(ISF) 본부장 지문선 선교사는 아젠다 세팅에서 “이주민 선교사(사역자)들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한국 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이주민들의 필요를 돕기 위해 수고와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신앙이 없거나 어린 이주민들이 올바른 믿음 생활을 하도록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부었다”며 “뿐만 아니라 귀국한 이주민들이 본국에서 신앙생활을 잘 하고 자국 백성에게 선한 영향을 미치도록 심방하며 계속 관계를 이어갔다”고 평가했다.
이주민들의 고백을 통해 드러난 공통점으로 ①성공과 꿈을 위해, 특히 돈을 많이 벌기 위해 한국에 온다 ②경제적 어려움과 정서적 외로움이 해결되지 않는다 ③신실한 그리스도인을 만나 도움을 받고 교회에 출석하고, 기도 응답이나 필요 공급, 치유 등 특별한 은혜를 경험한다 ④그것도 잠시, 다시 예전 생활로 돌아간다. 그러나 다시 어려움에 직면하면서 다시 교회에 출석한다 ⑤말씀을 통한 인격적 변화를 경험하고 온전한 그리스도인으로 신앙생활을 제대로 시작한다 ⑥예배와 양육, 훈련을 통해 이주민 사역자와 후배들을 돕고, 자국 영혼·공동체를 섬기는 지도자로 활동한다 등이라고 소개했다.
지문선 선교사는 “포럼을 통해 이주민들의 회심과 변화에 주목해 앞으로의 이주민 사역에 중요한 전략으로 삼고, 이주민 사역자들과 한국교회가 지난 사역을 돌아보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우리가 이주민들의 변화를 위해 사역하고 있는지, 사역의 목적이 무엇이고 달성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확인함으로써, 혹여라도 단체를 살리기 위해 사역을 하는 것은 아닌지 냉철하게 돌아보자”고 권면했다.
◈한국 이주민 사역 초점 재조정
몽골 이주민 사역을 하고 있는 이해동 목사(다하나국제교회)는 ‘Tuning: 한국 이주민 사역 초점 재조정’을 주제로 “1990년대 초반 고용허가제 도입 전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많은 외국인들이 교회로 몰려왔고, 교회는 그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역할을 했다”며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2004년부터는 양육 중심으로 방향 전환이 요청됐지만, 이주민 사역은 오히려 퇴보해 전도의 열정마저 식게 됐다”고 전했다.
이해동 목사는 “이후 2019년 한국이주민선교연합회(KIMA)가 설립됐다. 이제 과거 30년과 달리 이주민 사역의 좌표를 새롭게 설정할 때”라며 “현재 이주민 사역단체들의 설립 목적은 복음전파가 80%, 사회봉사가 17%이나, 실제 행동은 예배·양육이 20%, 그 외 사역이 80%이다. 이주민들의 절박한 현실을 섬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진정한 영혼의 터치가 부족하고 훈련을 시키지 못했다면 건강하고 균형잡힌 사역이라 보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 외에도 이주민 사역의 질적 쇠퇴 원인에 대해 △변화하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역할을 찾지 못했다 △외국인 공동체들의 약진으로 교회 공동체가 굳이 필요없어진 상황에 대응하지 못햇다 △전도만 하고 목양을 하지 못해 영성 있는 이주민 신앙 리더를 양성하지 못하는 등 사역 방향성 설정에 실패했다 △이주민 사역자들의 신규 유입도 적어 양적으로 부족해지고 고령화됐다 △사역자의 영적 성숙도 부족했다 등을 꼽았다.
이 목사는 “향후 이주민 사역도 과거 30년 사역의 연장선이다. 하지만 초점을 어디에 두느냐가 중요하다. 목양에 초점을 두고, 이주민들 영혼이 진정으로 변화되는 것에 목숨 걸고 달려가길 소망한다”며 “이주민 사역의 미래는 창조적·열정적 목양이 돼야 하고, 사역자로서 소명을 갖고 버텨내야 하며, 주님과 같은 곳을 바라보며 자전거 페달을 밟듯 지속적으로 사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민 사역을 위해 4가지를 제언했다. 첫째로 ‘Being과 Doing의 구별’에 대해 “이주민들의 필요에 대응하다 보면 Doing 사역에 익숙해지고, 그러면 이주민들의 행동이나 일시적 순종, 감정적 복종으로 그들의 신앙을 판단하기 쉽다”며 “그러나 변화되지 않은 Being은 그들이 자국으로 돌아가면 본래 모습을 드러낸다. 그러므로 이주민의 Being의 변화에 먼저 집중하고, Doing은 꼭 Being과 함께 짝으로 파악해야 한다”고 밝혔다.
둘째 ‘자기 부인’에 대해선 “이주민 사역자가 하나님을 사랑해서 죄된 모습이 드러나고 이것을 인정하며 자기를 부인해야 하고, 이것이 이주민들에게로 흘러가야 한다”며 “성공 중심의 이주민들이 돈의 중독에서 헤어나와 거룩해지는 것은 쉽지 않다. 이주민들이 자기 부인을 통해 거룩해져 Being, 존재가 변화되고 세계관과 관심사가 바뀌었다는 간증들이 많아지도록 목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셋째로 ‘사역자의 인격과 성품’에 대해 “이주민들과 접촉하기 위한 여러 도구들이 있지만, 최고의 접촉점은 사역자의 성품과 태도이다. ‘우리 목사님의 성품과 인격을 통해 예수님을 만나기 시작했어’라는 고백을 들을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이주민들의 문제를 직접 해결해 주는 영광의 메시아가 아니라, 고난 받는 십자가의 메시아가 되어 진정으로 그들을 사랑하면서 우리가 아닌 하나님께서 문제를 해결하심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넷째로 ‘삼위일체적 이주민 교회 세움’에 관해선 “그동안 이주민들과 사역자들은 수직적 관계였지만, 이제 수평적 관계를 형성해야 한다. 일대 일 관계와 더불어 교회 공동체로 세워져야 한다”며 “쉽게 말해 김치가 죽어 육수와 햄을 받아들이면 명품이 되는, ‘부대찌개 공동체’가 돼야 한다. 삼위일체적 관계는 교회의 원형이자 타인과의 관계의 원형으로, 긍휼한 마음으로 상대를 도와주는 것도 귀하지만 수평적 관계 형성은 삼위 하나님 간의 본래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이주민과 사역자들이 모두 자기 부인을 통해 온전한 존재(Being) 변화와 이에 따른 실행(Doing)으로, 교회가 페리코레시적 하나 됨의 모형을 따라 하나님의 교회를 이루기를 소망한다”며 “30년 넘은 이주민 사역을 새롭게 튜닝(tuning)해서 새롭게 들어오는 이주민들을 따뜻하게 환대하면서 하나님과 함께 아름다운 사역의 하모니를 이룰 때가 됐다”고 정리했다.
최욥 선교사(선교한국 대표)의 논찬 이후에는 외국인 사역자들의 간증과 발표가 이어졌다. 알탕호익 전도사(몽골, 이웰링슈드르 교회)가 ‘너를 정말 많이 사랑한다’, 롱갈락 전도사(몽골, 이문동교회)가 ‘하나님을 알아감’, 주파 교수(중국, 부산과기대)가 ‘나를 키워주신 주님’, 라울 형제(인도, 외국인 근로자)가 ‘라울, 한국에 너의 삶이 있다’, 유요셉 목사(중국, 갓즈드림교회)가 ‘하나님의 꿈을 향하여’, 브엉 응웬느하오 자매(베트남, 유학생)가 ‘내 삶을 변화시킨 예수님’, 폭 피룬 전도사(캄보디아, 비전교회)가 ‘예수님으로 변화된 나의 삶, 할료나 집사(몽골, 안암고대병원 통역사)가 ‘나에게 일어난 다섯 가지 변화’를 각각 전했다. 김종일 아신대 교수(안디옥열방교회)는 총평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