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해력, 큐티의 전부는 아니지만 ‘열쇠’는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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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33] 문해력, 큐티의 시작점

문해력이 큐티의 목적지 아냐
문해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
관찰부터 제대로 하자는 주장
본문 이해되면 성경과 친해져

▲ⓒ픽사베이

▲ⓒ픽사베이

“저는 T라서 공감할 수가 없어요!”

지난 학기 초등학교 독서토론 수업 시간에 있었던 일이다. 필자는 주중 독서 글쓰기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동화에 나오는 등장인물에 공감해야 한다는 필자의 설명에 5학년 친구가 필자에게 한 말이다. MBTI 성격검사 중 판단기능이 Thinking(사고)형이라, 공감할 수 없다는 뜻이다.

MBTI 열풍 시대다. 초등학생들도 MBTI로 자신과 친구들을 규정하는 시대다. MBTI 검사는 아주 좋은 검사인데도 불구하고, 우려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예전에 불던 ‘혈액형별 성격분석’과 크게 다르지 않은 까닭이다. 심지어 MBTI 성격검사를 통해 아르바이트생을 뽑는 매장도 있을 정도라고 한다.

이런 열풍에 대해 목회자들 사이에서도 설왕설래가 있다. MBTI를 통해 달란트도 알 수 있다고 적극 추천하는 분들도 많고, 그런 검사를 해서는 안 된다는 분들도 꽤 계신다. 그렇다면 그리스도인들은 MBTI 검사를 해도 되는 걸까?

필자는 검사 가능 여부가 우리의 관심사가 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성격유형 검사 자체가 아니라, MBTI를 받아들이는 태도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앞에서 말씀드린 5학년 친구의 경우처럼, 자신의 성격유형으로 자신을 제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성격유형검사에 매여 자신의 재능을 발굴하지 못하는 안타까운 일이 생기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신의 성격 유형을 출발점으로 삼아, 신앙생활을 하는 것은 괜찮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예수님을 닮는 여정을 가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목적지를 향하기 위해 출발지를 아는 것은, 오히려 그 여정에 기차 레일을 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그렇다. MBTI는 도착점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문해력도 마찬가지다. 문해력은 큐티를 하기 위해 문을 여는 열쇠와 같다. 우리가 큐티를 할 때 문해력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이유다. 문해력이 있어야, 하나님 말씀인 성경을 관찰할 수 있다.

연재를 시작할 때, 필자는 성도들이 큐티를 못 하는 이유를 ‘국어 실력(?)이 없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렸다. 문장이 이해가 안 되는데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찾으려니, ‘보물찾기’가 되기 때문이다.

문장을 이해하고 문단이 눈에 들어오면, 어떤 본문이든 묵상을 할 수 있다. 그러니까 문해력 큐티의 일차적 목표는 ‘문단 이해하기’다. 문단이 이해되면 ‘하나님이 어떤 분이신지? 나에게 하시는 말씀은 무엇인지?’ 묵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성도님들 중 큐티는 하나님의 뜻을 이해해 그대로 살아드리는 건데, 문해력은 좀 생뚱맞은 것 아니냐는 분이 계신다. 그분의 말씀도 일견 일리가 있다. 그런 관점이라면 제가 큐티의 일차 목표가 ‘문단 이해하기’라고 언급한 사실을 상기하고 싶다.

여기서 꼭 짚고 넘어야 갈 것이 있다. 문해력은 우리의 목적지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우리는 큐티를 통해 문해력을 키우려는 게 아니다. 큐티의 출발점에서 어느 쪽으로 가야 하는지 몰라 헤매는 분들을 위해 방향을 알려드리기 위해서다.

그런 면에서 문해력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다. 성경주석 같은 참고도서를 이용해 큐티하는 시간을 줄이는 것보다, 문해력으로 관찰부터 제대로 하는 것이 하나님 말씀대로 사는 신앙생활로 이어지는 까닭이다.

본문이 이해되면 성경과 친해지게 된다. 낯선 본문이 내 안에 들어온다. 그렇게 서먹함이 설렘이 되어 일상에서 신앙생활을 누리게 된다. 문해력이 우리를 큐티와 사귈 수 있게 해준 것이다.

그래서 칼럼 제목이 ‘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인 것이다. 이제 큐티를 시작하기 위해 문해력이라는 열쇠로 따고 큐티의 세계로 들어왔다. 다음 주부터는 성경 본문과 함께하며, 구체적으로 큐티하는 방법을 차근차근 하나씩 알려드리려 한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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