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교적 교회, 성도들 ‘소비자’에서 ‘동역자’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제2회 ‘프레시 컨퍼런스’ 개막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한계에 직면한 한국교회, 복음전파의 새로운 지평을 열다(Evangelism: Igniting the Fire for God)’라는 주제로 제2회 ‘프레시 컨퍼런스(2024 FRESH Conference)’가 7월 1일 오전 평촌 새중앙교회(담임 황덕영 목사)에서 2박 3일간 일정을 개막했다.

이번 컨퍼런스에는 필리핀, 미국, 뉴질랜드, 중국 등 5개국 16개 지역 149곳의 교회 관계자들이 참석해 선교적 교회에 대한 여러 전문가들의 강연을 청취했다.

이날 오전 경배와찬양 후 첫 시간에는 주강사인 에드 스테처(Ed Stetzer) 교수가 강연을 전했다. 스테처 교수는 탈봇신학교 학장이자 아웃리치 매거진(Outreach Magazine) 편집장을 맡는 등 북미 최고의 선교적 교회학자로 불린다.

첫 강연에서 에드 스테처 교수는 선교적 교회의 의미에 대해 구체적 예시를 들어 열정적으로 설명했다. 그는 “미국 교회에도 많은 성도들이 헌신 없이 ‘소비자’가 되기만을 원하면서 대형교회로 향하고 있다. 그러나 작은교회들에서도 마찬가지”라며 “많은 사람들이 공연을 보러 오듯 교회로 오지, 섬기러 오지 않는다. 그리고 다른 이들을 섬기기 위해 자신의 은사를 활용하지도 않는다”고 진단했다.

▲에드 스테처 교수(왼쪽)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에드 스테처 교수(왼쪽)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스테처 교수는 “그러나 교회는 나와 우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예수님의 지상 대위임령(마 28:18-20)을 위해 존재한다”며 “북미 7천여 교회를 조사하면서 발견한 것은, 교회 크기와 상관없이 ‘선교적 교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교회가 클수록 ‘선교적 교회’가 되기는 힘들 수도 있다. 대형교회든 작은교회든, 성도들이 ‘소비자’로 살지 않고 선교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스테처 교수는 “예수님께서 보내심을 받았다면, 그의 제자들도 당연히 보내심을 받은 이들이다. 목회자나 선교사가 아니라도, 우리 모두는 예수님께서 이 세상 가운데로 보내심 받았다”며 “선교적 교회가 되려면, 이처럼 예수님을 닮아 ‘나는 이 세상 가운데 보내심을 받은 자’가 돼야 하고, 그런 교회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교적 교회로 살아가려면, 자신의 공동체 안에서 성육신(incarnation)화되어 살아가는 교회가 돼야 한다. 성육신된 교회란 예수님의 임재와 존재를 공동체 안에 실현하고 구현하는 곳”이라며 “교회가 건물을 소유하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지만, 우리는 교회 건물에 집중하기보다 건물을 떠나 바깥의 공동체로 나아가야 한다. 믿지 않는 친구들과 멀어지지 말고, 그들 속에서 사명을 감당하며 사랑을 나눠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드 스테처 교수는 “한국도 그렇겠지만, 미국에서는 무종교인이 늘어나고 정치적·문화적으로 심한 분열이 일어나고 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크리스천들에 대해 부정적이다”며 “사람들은 의심이 많고 종교에 대해 회의적이다. 그리고 ‘외로움’이 전염병처럼 퍼지고, SNS를 비롯해 중독적·파괴적 문화, 성 정체성 혼란 등도 나타난다. 이곳은 미국보다 종교다원주의 문화도 강할 것이다. 이런 문화 속에서 교회는 선교의 사명을 감당해야 한다”고 전했다.

▲에드 스테처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에드 스테처 교수가 강의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스테처 교수는 “선교적 교회는 교회 건물 밖으로 나가, 지역 한가운데 공동체 안으로 중독 회복 사역 등을 진행하고 있다. 선교적 교회는 교회 안에만 머물던 성도들이 지역 공동체 안으로 들어가 많은 영향력을 발휘하길 원한다”며 “이런 사역을 하면, 믿지 않는 사람들도 교회와 그들의 사역에 대해 매력을 느낀다. 여러분이 하나님과 하나님 나라를 기쁘게 하면, 믿지 않는 세상 사람들도 깜짝 놀라면서 기뻐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우리는 ‘소비자’가 아니라, ‘복음의 동역자’로 부르심을 받았다. 성도들은 서로를 섬기기 위해 자신의 은사를 활용해야 하고, 목회자들은 그들을 무장시켜 그리스도의 몸이 세워지도록 이끌어 성숙함에 이르러야 한다”며 “오늘날 목회자로 하나님 일을 하는 것만큼, 세상의 일터에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필요하다. 성도들이 일터에서 믿음을 지키도록 훈련시켜,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선교적 교회는 잃어버린 자들을 찾아 구원하러 오셨던 예수님의 선교 임무에 동참하는 곳이다. 이를 위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드러낼 뿐 아니라 선포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믿지 않는 이들을 매력적으로 끌어당길 뿐 아니라, 그들을 예수님의 선교 명령에 동참하도록 이끌어 그들과 함께해야 한다”고 했다.

끝으로 “세상과 연결되면서도, 그들의 문화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반문화적으로 살아야 한다”며 “세상이 고립과 외로움과 이기심을 외칠 때, 우리는 공동체와 섬김을 부르짖어야 한다. 세상이 부정부패와 죄악을 추구할 때 우리는 의와 거룩함으로 맞서, 잃어버린 세상과 사람들을 구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프레시(F·R·E·S·H) 컨퍼런스는 각 글자를 앞머리로 하는 미래(Future), 부흥(Revival), 관계(Engage), 섬김(Serve), 추수(Harvest) 등을 각각 추구한다. 지난해 처음 열린 프레시 컨퍼런스는 ‘선교적 교회로의 부흥’을 도모하며 선교적 교회 운동을 펼치는 닐 콜 목사(Neil Cole), 뉴송처치 데이브 깁슨 대표(Dave Gibbons) 등이 강연한 바 있다.

프레시 무브먼트(FRESH Movement) 공동대표 황덕영 목사는 “교회의 본질은 ‘선교’이다. 많은 교회들이 각자 상황에 맞게 사역하고 있지만, 결국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전파 완성’을 위한 것”이라며 “때문에 ‘선교적 교회’는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이고, 선교적 사명은 교회의 최우선순위가 돼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황덕영 목사는 “이번 컨퍼런스는 변화된 시대에 맞춘 복음 전파 사역의 방향을 조명하기 위해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방식이 아닌 시대의 문화와 상황을 고려한 전도법, 전통적 방식에 머물지 않고 다음 세대, 이주민 선교와 북한 선교, 지역사회와 비즈니스 등 각 영역에서 새로운 선교적 교회의 모델을 제시함으로써 교회들의 방향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에드 스테처 교수 외에 플로리다 템파에서 언더그라운드 교회 운동을 시작한 마이크로처치 운동가 브라이언 샌더스(Brian Sanders) 목사, 황덕영 목사와 이상훈 총장(미성대) 등이 주강사로 나선다.

이 외에 전통 교회(김선일 교수, 윤용현·오재경 목사)와 창의적 사역(황성은·김상인 목사, 김선교 선교사), 다음 세대(최새롬·홍정수·전웅제 목사) 등의 주제를 놓고 강사와 패널들이 함께하는 TED 형식의 강연과 대담이 진행된다. 이와 함께 ①다음 세대 ②청년 ③지역교회 ④비즈니스 ⑤마이크로처치 ⑥이주민 및 해외선교 ⑦디아스포라 ⑧통일선교 등 8개 영역의 세 차례 선택 강의 시간도 마련된다.

저녁 시간에는 오픈 집회로 컨퍼런스 등록과 관계없이 누구나 참석해 기도와 찬양을 함께할 수 있으며, 아이자야씩스티원, 제이어스 등이 찬양을 인도한다. 찬양 후 에드 스테처 교수와 브라이언 샌더스 목사, 이상훈 교수와 황덕영 목사 등이 강의와 집회를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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