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기독교 지도자 “서구 기독교 세계 전체에 공격받아”

뉴욕=김유진 기자     |  

유럽복음연맹, “누구도 러 공격 않아… 점령지서 철수해야” 반박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정교회 건물.  ⓒ우크라이나 SSSCIP 트위터 캡쳐

▲러시아의 공습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정교회 건물. ⓒ우크라이나 SSSCIP 트위터 캡쳐

최근 러시아의 복음주의 지도자가 “(러시아가) 서구 기독교 세계 전체의 국가들로부터 공격받고 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유럽복음연맹(EEA)이 반박 성명을 발표했다. 또한 동서양의 복음주의자들 간의 분열이 아닌, 지속 가능한 평화에 대해 언급했다.

러시아복음연맹(REA) 총무이자 모스크바 침례교 목사인 비탈리 블라센코(Vitaly Vlasenko)는 최근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과의 인터뷰에서, 2022년 2월 전면전으로 번진 러시아-우크라이나 간 전쟁으로 인한 무력감과 절망을 고백했다.

블라센코 총무는 “이런 상황에서 천국의 신실한 시민이자 이 땅의 나라의 애국자로 남기는 매우 어렵다. 전쟁터에서 사람들의 고통을 듣고 보면서도 제정신을 유지할 힘을 찾기란 매우 힘들다”며 “모든 것이 모호한 상황에서 유가족들에게 위로의 말을 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분쟁 해결을 바라면서도 “전쟁을 끝내기 위한 평화와 협상을 요구하는 대신, ‘전장에서 당신의 나라(러시아)가 군사적으로 패할 것이다’는 말을 들을 때는 매우 힘들다”면서 “이 갈등을 책임지고 해결책을 찾아낼 수 있는 온전한 사람들이 이 세계에는 정말 없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극심한 정치적 대립의 시기 동안에도 “러시아에서 우리를 지켜보고 영적으로 보살피는” 전 세계의 기독교인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그는 1054년 가톨릭과 개신교의 ‘서방교회’와 그리스 및 러시아 지역의 ‘동방정교회’ 간 동서 분열이 지금도 지속되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블라센코는 또 “복음주의 기독교인으로서 우리가 연합전선을 가질 수 없고, 정치적 장벽의 반대편에 서야만 하는 것인가”라고 덧붙였다.

반면 EEA는 지난 4일 성명을 통해 블라센코 목사의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우크라이나에서 평화를 이루기 위한 선결 조건을 분명히 했다.

성명서는 “우리는 복음주의자들 간의 동서 분열을 인정하지 않는다. 또한 러시아가 ‘서방 기독교 전체의 국가들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다’는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어떤 나라도 러시아를 공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EA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통과 블라센코 및 러시아 복음주의자들의 고뇌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35개 유럽 국가의 복음주의 연맹을 대표하는 EEA는 또한 세계 기독교 공동체가 전쟁 종식을 위해 힘써 달라는 블라센코의 호소에 주목했다.

EEA는 ‘그의 요청에 대한 응답’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의 평화를 위한 길은 간단하다​“며 “러시아는 2014년에 침공한, 그리고 2022년에 점령한 우크라이나 땅에서 완전히 철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단체는 “러시아의 침략과 점령, 파괴는 불법이다. 러시아는 침략할 명분이 없었다”며 “자주 국가인 우크라이나는 스스로를 방어하고 자신의 미래를 선택할 권리가 있다. 이 전쟁에는 모호한 점이 없다”고 했다.

또한 “우리는 두 나라를 모두 사랑하며, 그곳의 복음주의 형제자매들을 분명히 사랑한다. 그러나 많은 나라들이 우크라이나를 방어하고, 러시아가 다른 나라를 침공하는 경우를 대비해 연합하고 있다”며 “매주 우크라이나를 위한 정의로운 평화를 위해 기도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EEA는 “정의란 우크라이나가 영토를 되찾고 러시아가 끼친 피해에 대해 공정한 배상을 하는 것을 의미한다. 화해는 필요하지만, 정의와 진실을 동반한 평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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