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차 북한자유주간] 탈북민들, 美 의회에서 증언
탈북민들, 대북 방송·전단 등
외부 정보 통해 북한 내에서
이미 한국 상황 잘 알고 있어
달러 보내줬더니 오물 보내?
탈북, 100명 중 10명만 성공
나머지 90명 강제북송되거나
국경에서 총살되는 것이 현실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 알려야
21차 북한자유주간 4일차인 10일 오후 1시 30분(이하 현지시간) 미국 디펜스포럼재단(의장 윌리엄 미덴도르프 2세)은 레이번 의회 사무실에서 국회 포럼을 열고, 탈북민 16명으로부터 북한 인권 실태를 청취했다.
이날 발표에는 총 9명의 NGO 지도자들과 7명의 특별 증인이 나섰으며, 기존에 공개되지 않았던 새로운 경험담들이 쏟아져 나왔다.
이날 탈북민들은 대북 방송 등 외부에서의 정보 유입으로 인해, 북한에 있었을 당시부터 한국의 경제적 상황과 국제 정세를 깊이 파악하고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국과의 군사분계선 인근인 교동도에 살았던 박신혁 씨는 어린 시절부터 대북방송과 전단(일명 삐라) 등 각종 통로를 통해 유입되는 방송들을 들으면서 대한민국에 대한 환상을 길러 왔다고 밝혔다.
현재 자유북한방송 기자로 활동 중인 배광민 씨는 어린 시절 북한 당국의 핍박으로 아버지가 평양에서 양강도 오지로 이동했던 경험을 전하면서 “삶이 너무도 힘들 때 탈북을 마음에 품게 됐다”며 “외부로부터 반입된 각종 정보들로 인해 북한의 실상과 그와 비교되는 한국의 경제 상황을 너무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배광민 씨는 험난했던 탈북 과정도 소개했다. 특히 탈북이 실패할 경우 두 살의 어린 딸이 ‘반역자의 딸’로 평생 고통 속에 인간 이하의 삶을 살아가야 함을 알았기에, 일이 잘못될 경우 어린 딸을 직접 죽이겠다는 각오로 칼을 품고 국경을 건넜던 절박한 상황을 눈물로 전했다.
장세율 씨는 “현재 북한 내부에 한국을 비롯한 외부 정보를 유입시킬 뿐 아니라, 북한 현지의 정보들도 수집하고 있다”며 “이미 북한 내에 민주화와 자유를 위한 조직이 스스로 조직돼 활동 중”이라고 주장했다.
장 씨는 “북한에 정보 유입을 하는 활동을 하다 형제 3명이 정치범수용소에 수감당했다”며 “함께 협력하던 15명의 친구들은 목숨을 잃었다”고 토로했다.
17년 전 탈북한 김흥광 대표(NK지식인연대)는 “47년 동안 북한에서 지내면서 느껴보지 못한 희망과 풍요를 대한민국에서 자유 가운데 만끽하고 살아가고 있다”는 소감으로 운을 뗐다.
김흥광 대표는 “탈북을 시도하는 북한 주민 100명 중 10명 밖에 성공하지 못하고, 나머지 90명은 중국 공안에 체포돼 강제북송되거나 두만강과 압록강 등 국경에서 총살되는 것이 현실”이라며 “이런 참상 때문에 마냥 행복하게만 살 수는 없었다”고 고백했다.
김 대표는 “사슴은 좋은 풀을 찾으면 특별한 소리를 낸다는데, 우리가 북한 주민들에게 바깥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릴 수 있도록 콘텐츠를 개발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단들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대북전단을 북한으로 꾸준히 보내고 있는 박상학 씨는 “우리는 달러와 쌀, 그리고 진실을 담아 북한으로 보내지만, 북한은 거기에 대응해 오물을 한국으로 보냈다”고 개탄했다.
탈북민들은 지난 21년간 북한자유주간을 이끌어 온 수잔 숄티 여사의 노고에 감사를 표했다. 최정훈 북한인민해방전선 사령관은 “한국은 탈북민들이 목소리를 내면 좌우가 갈라져 싸우다 보니, 정작 탈북민들에게 귀를 기울이지 않는다”며 “그렇지만 미국에 오면 피부색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분들이 우리를 위해 눈물 흘려주고 귀를 기울여 주는 것에 감동을 받는다”고 전했다.
김흥광 대표도 “엄청난 희생을 감수하면서 북한자유주간을 만들고, 탈북민들의 목소리를 국제사회와 미국 의회에 전달할 수 있도록 해 준 수잔 솔티 여사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