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사님, 저 이성보다 동성이 더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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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 35] 아이들 마음을 여는 법

아이들, 쉽게 마음 열지 않아
인내심 갖고 꾸준히 노력해야
편하게 이야기 분위기 만들고
아이들 꾸준히 만나서 들어야
아이와 했던 이야기는 꼭 비밀
공감, 아이들 말 경청하는 것

▲ⓒUnsplash
▲ⓒUnsplash

많은 청소년 교사가 아이들과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고 싶어한다. 그런데 정작 우리는 아이들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다.

우리 청소년 사역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우리만 말을 한다. 아이들에게 공감하기 위해서는 아이들의 말을 경청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들이 왜 그렇게 말했는지, 왜 그렇게 행동했는지 들을 수 있는 경청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아이를 예수님에게 인도하려면 잘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잘 들어야 한다. 그래서 우리는 교사로서 듣는 훈련을 꼭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말을 듣는 교사 중 이런 질문을 말할 수 있다.

“목사님, 아이들한테 이야기하라고 했는데, 아이들이 꿀 먹은 벙어리처럼 이야기하지 않아요!”

그렇다. 아이들은 쉽게 말하지 않는다. 아이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기 마음을 열지 않는다. 그렇기에 우리는 아이들 말을 듣기 위해 인내심을 가지고 꾸준히 노력해야 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아이들 말을 들을 수 있을까?

첫째, 아이가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필자는 아이들을 만날 때 여럿이 만나기도 하지만,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 한 명씩 따로 만나기도 한다. 아이들이 세 명 이상 모이면 아이들과 대화가 잘 이어지지 않는다. 그리고 여럿이 있으면 아이들은 자기 고민이나 문제를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을 여럿이 만니기도 하지만, 한 명 또는 두 명씩 만나기도 한다.

필자는 처음 청소년 사역을 할 때 아이들을 많이 만나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이들을 만날 때 아이들을 최대한 많이 만나려 했다. 하지만 아이들을 여럿이 만나면, 아이들과 깊은 대화를 할 수 없었다. 오히려 아이들끼리 이야기하고 시간이 끝이 났다.

필자는 그 뒤부터 아이들을 한두 명씩 만나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때부터 아이들이 조금씩 자기 속에 있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만나는 장소도 다양했다. 등하교 심방을 하면서 만날 때도 있었고, 카페나 음식점에서 만날 때도 있었다. 여기서 제일 중요한 건 내 시간에 맞추는 게 아니라 아이들의 시간에 맞춰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들이 제일 편한 시간에 내가 맞춰야 한다.

둘째, 꾸준히 만나서 들어야 한다.

한 번의 만남으로 아이 고민을 들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말자. 아이들을 꾸준히 만나야, 아이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린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 피해야 할 금기어가 있다.

“다음 주부터 교회 올 거지?”

교회 나오라는 말은 아이와 깊은 관계를 쌓았을 때 이야기해도 늦지 않다. 우선 목적을 두지 말고 꾸준히 만나자. 친구들이 서로 목적을 가지고 만나지 않는 것처럼 그냥 만나러 가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심할 때 필자가 아이들을 만났던 방법은 차로 동네 한 바퀴를 드라이브하는 것이었다. 마침 맥도날드 드라이빙스루가 있어, 차에서 내리지 않고도 햄버거를 살 수 있었다. 그래서 햄버거를 사서 아이들이 먹을 동안, 동네 한 바퀴를 돌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한 번은 학생 한 명을 차에 태우고 맥드라이브로 가서 햄버거를 사주고 동네 주변을 돌면서 드라이브했다. 그 학생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학생이 필자에게 말하지 못했던 비밀이 있는데 이야기해도 되는지 물었다. 필자는 괜찮으니 말하라고 했다.

학생: 목사님, 저 예전부터 이성보다 동성을 볼 때 더 좋은 마음이 들었어요.
나: (엄청 당황) 아, 그랬어?
학생: 네 목사님, 그게 옳은 게 아니라는 걸 저도 알고 있어서 정말 많이 힘들고 어려웠어요.
나: 그랬구나. 목사님도 네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이 가네.
학생: 네, 목사님. 요즘엔 괜찮은데 제가 또 언제 그런 유혹에 휩싸일지 몰라 불안해요.
나: 그래. 우리 같이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구하자. 극복할 수 있어.
학생: 네. 목사님. 감사합니다.

그 학생이 필자에게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고민을 말할 수 있었던 이유는, 필자가 평소 그 학생을 꾸준히 만나 그 학생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니, 그 학생도 용기를 내서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못했던 고민을 이야기했던 것이다.

셋째, 아이와 했던 이야기는 꼭 비밀로 해야 한다.

아이와 이야기할 수 있는 장소와 분위기를 만들고 아이의 말을 꾸준히 들었다면, 그 뒤 중요한 것이 하나 더 있다. 바로 아이와 이야기한 것은 절대적으로 비밀을 지켜야 한다. 예를 들면 아이가 청소년부 예배를 마치고 집에 왔는데, 엄마가 다짜고짜 화를 내면서 이렇게 말했다.

엄마: 너 오늘 왜 예배 시간에 졸았어, 너 어제 몇 시에 잔 거야? 너 요즘 저녁 늦게까지 핸드폰 하는 거 같던데. 이제부터 토요일 저녁은 엄마가 네 핸드폰 들고 있을 거야.
학생: (당황하다 정색하며) 저 교회에서 안 졸았어요. 그리고 제가 교회에서 졸았다고 누가 그래요?
엄마: 너네 반 선생님이 너 예배 시간 내내 졸았다고 하더라. 내가 그 말 듣는데 얼마나 부끄럽던지. 너 앞으로 계속 지켜볼 거야!

앞으로 아이는 반 선생님에게 자기 고민을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선생님 입장에서는 억울한 게 한둘이 아니다. 선생님은 평소에 반 아이 어머니랑 서로 친한 사이였다. 그날도 예배가 끝난 후 자연스럽게 전화를 하다가 걱정하며 말했다.

“아이가 오늘 예배 때 많이 졸던데 요즘 피곤한 일 있어?”

그런데 아이 어머니는 선생님 의도와는 달리, 아이한테 화풀이하듯 말한 것이다. 여기서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 보자. 아이는 그 선생님이 엄마랑 평소에 친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가뜩이나 선생님이 불편한데 예배 마치고 돌아오자마자 엄마에게 예배 시간에 졸았다면서 혼이 난다면 아이가 선생님을 어떻게 생각하겠는가?

그 아이는 앞으로 다시는 선생님에게 자기 고민이나 문제를 말하지 않을 것이다. 아이가 나에게 어떤 말을 했을 때 아이가 허락하지 않는 이상, 절대 비밀을 지켜야 한다.

그럼 아이도 안심하고 나에게 말을 할 수 있다. 만약 내가 다른 누군가에게 아이에 대해 말을 해야 한다면 아이한테 연락해서 양해를 구하고 이야기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아이들과 공감하는 것은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는 것이다.
아이들의 말을 경청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첫째, 아이들과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둘째, 꾸준히 만나서 들어야 한다.
셋째, 아이와 했던 이야기는 꼭 비밀로 해야 한다.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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