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혼 관계’와 ‘동성 동반자’가 어떻게 같은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동반연, 대법원 판결 규탄 성명

왜 동성 동반자만 특별 대우를?
혼인 관계, 남녀의 애정이 바탕
동성 동반자 인정해도 수 비슷?
객관적 근거 없는, 가치론 판단

▲‘동성 동반자’와 지지자들이 승소 직후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동당 페이스북 캡쳐

▲‘동성 동반자’와 지지자들이 승소 직후 ‘동성결혼 법제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노동당 페이스북 캡쳐

동성애동성혼반대국민연합(동반연)이 동성 파트너의 건보 자격을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규탄하는 성명을 19일 발표했다.

‘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규탄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동반연은 “원심인 서울고등법원 제1-3행정부 이승한, 심준보, 김종호 부장판사 3인의 판결(2022누32797)은 국민건강보험법상 직장가입자의 배우자에 동성결합 상대방을 법률혼 배우자와 똑같이 보험적용 혜택을 준다는 판결이었다”고 운을 뗐다.

이들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23두36800)에서 국민건강보험공단(피고)이 국민건강보험법상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에 동성 동반자(원고)를 등록했다가 직권으로 취소하고 지역가입자로 보험료를 부과한 처분에서 첫째, 피고가 사건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둘째, 헌법상 평등원칙 위반의 실체적 하자가 존재하는지가 쟁점이 된 사건”이라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첫째로 “대법원은 피고의 자격변경 처리에 따라 원고의 피부양자 자격을 소급하여 박탈하는 내용을 포함, 처분에 앞서 원고에게 사전통지를 하거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지 않은 하자가 있다고 판단했다”며 “하지만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3조 제5호 법령 등에서 일정한 요건에 해당하는 자에 대해 점용료·사용료 등 금전 급부를 명하는 경우 법령 등에서 규정하는 요건에 해당함이 명백하고, 행정청 금액 산정에 재량 여지가 없거나 요율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는 경우 등 해당 처분의 성질상 의견청취가 명백히 불필요하다고 인정될 상당한 이유가 있는 경우 생략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법령에 따라 처리하고 있는 것을 동성 동반자에게만 특별히 사전통지나 의견 제출 기회를 주는 것은 일반 국민을 역차별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둘째로 “대법원 다수의견은 사실상 혼인관계인 사람과 동성 동반자를 본질적으로 동일한 집단으로 간주하고, 동성 동반자를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그 이유는 ‘동성 동반자는 직장가입자와 단순히 동거하는 관계를 뛰어넘어 동거, 부양, 협조, 정조 의무를 바탕으로 부부 공동생활에 준할 정도의 경제적 생활공동체를 형성하고 있는 사람으로서 피고가 피부양자로 인정하는 사실상 혼인관계 사람과 차이가 없다’라 선고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사실상 혼인관계와 동성 동반자 이 둘은 본질적으로 동일하지 않다. 사실혼 성립요건으로서의 ‘혼인의사’ 또는 ‘혼인생활’에서, 혼인은 그 자체로서 남녀의 애정을 바탕으로 일생의 공동생활을 목적으로 하는 도덕적·풍속적으로 정당시 되는 결합으로 해석된다”며 “절대 다수의 사회 구성원들은 혼인을 남녀의 결합만을 의미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판결 결과에 의구심을 표했다.

마지막으로 “대법원은 ‘동성 동반자를 피부양자로 인정한다 해서 피부양자 숫자가 불합리하게 증가한다거나 건강보험의 재정 건전성을 유의미하게 해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 이유를 설명하고 있다”며 “대법원의 이러한 판시 이유는 객관적 근거와 자료에 의한 것이 아닌 가치론적 성격에 의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동반연은 “동성 동반자를 지역가입자에서 직장가입자의 피부양자로 인정하면 피부양자의 증가가 있을 수 밖에 없고, 나아가 지역가입자로서 보험금 납부 징수를 할 수 없게 된다”며 “이는 건강보험공단의 재정에도 영향을 줄 것이 불 보듯 뻔한 결과”라고 개탄했다.

이들은 “헌법 제36조 제1항에도 ‘혼인과 가족생활은 개인의 존엄과 양성 평등을 기초로 성립되고 유지되어야 한다’고 돼 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사실상 혼인관계인 사람과 동성 동반자 집단이라는, 본질적으로 다른 두 경우를 같게 대우하여 판결함으로써 평등원칙에 위반되며 헌법에 위반된다”며 “그러므로 동성 동반자를 건강보험 피부양자로 인정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규탄한다”며 대법원 전원합의체 다수의견을 낸 조희대 대법원장과 신숙희, 김상환, 오경미, 김선수, 노정희, 성경환, 이흥구, 엄상필 대법관 8명 역시 강력히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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