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구원파 교회 사망 여고생, 구체적 학대 정황 공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검찰 공소장에서 밝혀진 내용
“차라리 정신병원 보내 달라”

▲관련 보도 내용. ⓒYTN 캡쳐

▲관련 보도 내용. ⓒYTN 캡쳐

인천 한 구원파 교회에서 신도와 합창단장의 학대에 의해 사망한 여고생이 당했던 구체적 학대 정황이 검찰의 공소장에 의해 공개됐다.

24일부터 언론들에서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내용에 따르면, 17세 여고생 A양은 양극성 정동장애로 정신과 치료를 받아야 했지만, 지난 2월 14일 병원이 아닌 교회로 보내졌다.

여기서부터 비극이 시작됐다. A양의 정신질환 치료 방안을 신도들과 논의한 A양 어머니는 “합창단이 A양의 치료를 맡겠다”는 말에, 딸을 교회로 보냈다.

박옥수 씨 딸로 알려진 합창단장 B(52) 씨는 여신도 C(54) 씨에게 “난동을 부리거나 말씀을 따르지 않을 때는 마음을 꺾어야 한다”며 사실상 학대를 지시하고 상황을 보고받았다는 내용이 공소장에 적시됐다.

A양은 “도망을 가고 싶다. 차라리 정신병원으로 보내 달라”고 애원했으나, 교회 신도들은 A양을 교회 내에 감금한 채 감시했다. 병원 치료가 필요한 이상 증세를 보이는데도, A양의 몸을 묶는 등 가혹행위를 반복했다.

이들은 A양이 5일 동안 잠을 자지 못했음에도 강제로 성경 쓰기를 강요하거나, 지하 1층부터 지상 7층까지 계단을 1시간 동안 오르내리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B씨는 이러한 내용을 듣고도 C씨 등에게 “여유 가지면 안 되고 물러서면 안 되고”, “엄청나게 야단쳐야 한다” 등의 메시지를 보내 가혹행위를 이어가도록 지시했다.

A양은 학대가 계속되자 건강 상태가 나빠졌고, 5월 4일 대소변을 가리지 못할 정도가 됐다. 3일 뒤인 5월 6일에는 물을 포함해 음식물을 전혀 섭취할 수도 없었다.

B씨는 이런 상황을 보고받고 직접 A양의 상태를 확인했음에도, 치료를 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오히려 A양을 더 강하게 결박하기 위해 ‘치매 환자용 억제 밴드’를 구매했다.

또 인터넷 포털사이트에 ‘몸의 급소’, ‘병원 발작할 때 묶는 끈’, ‘정신병원 매질’을 검색하는 등 A양을 학대할 방법을 찾기도 했다.

A양은 육체적·정신적 학대로 결국 5월 15일 오후 8시쯤 의식을 잃고 쓰러졌고, 119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 뒤 숨졌다.

이에 검찰은 B씨와 C씨 등 3명을 아동학대살해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C씨의 변호인은 법정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부인하는 의견”이라고, B씨 등의 변호인들도 “범행의 고의성이나 사망 예견 가능성과 관련해 부인한다”고 했다.

이들 3명의 1차 공판은 지난 5일 인천지법에서 진행됐고, 2차 공판은 8월 12일 오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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