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청소년 교사들의 호소 “저도 아이들과 대화하고 싶어요”

|  

[요즘 아이들 36] 아이들 마음을 여는 법 (2)

1. 가르치기보다 대화하라
신앙 이야기 먼저 꺼내기보다
가르치려는 부담에서 벗어나
일상적 대화 하면서 다가가라

2. 아이들을 인정해 주라
어른이 아이를 인정해 줄 때
아이는 편안하게 문을 연다

공감은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

▲ⓒ픽사베이

▲ⓒ픽사베이

아이들에게 공감하려면 아이들을 존중하는 마음을 가지고 대화해야 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아이를 존중하는 대화는 과연 무엇일까?

첫째, 가르치려 하지 말고, 대화를 하자.

교사가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게 하나 있다. 아이들을 만났을 때 뭔가를 꼭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우리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 가르쳐야 한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야 한다.

하루는 고등부 교사 한 명이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교사: 목사님, 저는 목사님이 부러워요.
나: 네?
교사: 목사님은 아이들한테 하고 싶은 말도 마음껏 하시잖아요.
나: (당황) 그게 무슨 말씀이신지….
교사: 저도 목사님처럼 아이들한테 말해줄 건 말해줘야 하는데 계속 아이들 눈치를 보게 되네요.
나:(이해함) 아…, 그러셨군요.

교사는 필자가 쓴 책인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를 읽고 난 뒤, 필자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그 책은 필자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어 놓은 책으로, 청소년이 연애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미디어를 어떻게 분별해야 하는지, 게임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등등 아주 자세하게 적어놓았다.

하지만 필자가 아이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마음껏 한다는 것은 그 교사의 큰 착각이자 오해였다. 필자는 아이들을 만나면 아이들이 나에게 먼저 신앙 이야기를 물어보지 않는 한, 먼저 신앙 이야기를 꺼내지 않기 때문이다.

필자는 실제로 설교와 제자훈련 시간 외에는 아이들이 특별히 요청하지 않는 이상, 절대 신앙 이야기를 먼저 하거나 가르치려 하지 않는다. 필자는 아이들을 만나면 주로 일상 이야기를 한다. 평소 일어났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그런데 많은 교사들이 아이들을 만나면 꼭 신앙 이야기를 하려 한다. 아이들을 가르치려 한다. 그러면 아이가 부담이 돼서, 다음부터 교사를 만나려 하지 않는다.

반대로 교사가 아이를 만났을 때 신앙 이야기를 먼저 하지 않고 아이 말을 들어주면서 일상에서 있었던 이야기를 하면, 아이들이 교사를 향해 이런 생각을 가진다.

‘아, 선생님도 나랑 같구나….’

아이가 교사를 향해 동질감을 느끼는 것이다. 그 뒤부터 아이들이 교사를 향해 마음을 열기 시작한다.

필자도 처음엔 아이들을 만나면 신앙 이야기를 해줘야 하고, 뭔가 좋은 가르침을 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니었다. 오히려 그럴수록 아이들은 나를 더 어려워했다.

그런데 필자가 아이들에게 신앙 이야기를 하지 않고 가르치려 하지 않으니까, 오히려 아이들이 필자를 부담 없이 만나 주었다.

만약 반 교사가 아이들을 만나 매번 가르치려 하고 ‘넌 이렇게 저렇게 살면 안 된다’라고 이야기하면, 아무도 그 교사를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리 맛있는 것을 사줘도 아이들은 만나려 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 함께, 가르치려는 부담에서 벗어나자. 아이들을 편안한 마음으로 만나자.

둘째, 아이를 인정해 줘야 한다.

아이들과 존중하며 대화한다는 것은 먼저 그들을 인정해 주는 일이다. 우리가 아이들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아이들은 우리에게 마음을 연다.

예를 들어보자. 반 학생이 공과공부 시간에 스마트폰을 하고 있는 게 보인다. 처음엔 ‘조금 있으면 주머니에 넣겠지’ 생각하고 가만히 두었다. 그런데 그 학생은 시간이 지나도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지 않는다. 교사는 그 모습을 보고 ‘어떻게 저 친구에게 말해줘야 하나’라며 고민할 것이다.

이럴 때 우리에게는 여러 선택지가 있다.

① “OO아, 지금 공과공부 시간이잖아. 핸드폰 주머니에 넣어줄래?”(권면하듯)

② “OO아, 핸드폰 빨리 넣어. 당장 압수해 버리기 전에!”(강압적으로)

③ “OO아, 네가 예배 시간에 핸드폰 하는 거 엄마가 알면 얼마나 가슴 아파하시겠니?”(호소하듯)

그런데 이럴 때 학생을 인정해 주면서 핸드폰을 넣게 하는 방법이 있다.

④ “OO아, 지금 핸드폰 하는 거 보니까 엄청 바쁜 일이 있나 보네. 네가 얼마나 바빴으면 지금 스마트폰을 만지고 있었겠니. 이제 연락은 다 끝난 거야? 그럼, 핸드폰 잠깐 넣고 선생님 말 좀 들어볼래? 넌 평소에 집중력이 좋으니까 잘 들을 수 있을 거야.”

당연히 그 아이는 바쁜 일이 있지 않았을 것이다. 그저 스마트폰으로 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아이를 인정해 주면 아이의 태도가 상당히 많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아이들을 만났을 때 인정해 줄 일이 있으면 언제나 그것을 표현한다.

① 오늘 OO이가 예배 지각을 안 했네? 봐~ 마음 먹으니까 잘할 수 있잖아. 일찍 온다고 수고했어.

② 오늘 학교에서 담배 피우다 걸렸다고? 아이고 조심 좀 하지. 목사님은 걱정이 된다. 네가 얼마나 많이 힘들었으면 학교에서 담배 피울 생각을 다 했을까. 오늘 학교 마칠 때 목사님이 학교 앞으로 갈게. 목사님이 집까지 태워다 줄 테니까 같이 간식 먹으면서 가자.

이렇게 어른이 아이를 인정해 줄 때, 아이는 어른에게 편안함을 느끼고 마음 문을 연다. 이처럼 아이들을 공감하는 것은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이다. 아이들을 존중하는 것은 아이들을 가르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을 인정하는 것이다.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청소년들과 함께하고 있는 김맥 목사.

김맥 목사

초량교회 교구담당 및 고등부 담당 주일학교 디렉터
청소년 매일성경 집필자

저서 <얘들아! 하나님 감성이 뭔지 아니?>
<하나님! 저도 쓰임 받을 수 있나요?>
<교사는 공감이 필요해>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에디터 추천기사

목데연 기독교 인구 통계

한국 기독교 인구, 현 16.2%서 2050 11.9%로 감소 예상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에서 발간한 「한국기독교분석리포트」, 그리고 한국갤럽 등 주요 조사 기관에서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2년 이후 한국 기독교 교인 수는 줄어들고 있다. 교인 수의 감소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이라는 점에서도 문제가 되지만, 교회 유지의 문…

영국 폭동

영국 무슬림 폭동은 왜 일어났을까

영국 무슬림들 불법 대형 시위 다시는 못 덤비도록 경고 성격 어느 종교가 그렇게 반응하나? 말로만 평화, 실제로는 폭력적 지난 7월 29일 영국 리버풀 근교에 있는 사우스포트 시의 작은 댄스학교에서 수업을 받고 있던 어린이 3명이 갑작스럽게 침입한 청소년…

세계기독연대

“北, 종교 자유와 인권 악화 불구… 지하교회와 성경 요청 증가”

인권 침해, 세계서 가장 심각 사상·양심·종교 자유 등 악화 모든 종교, 특히 기독교 표적 주체사상 뿌리 둔 종교 형태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 보고서 10주년을 맞아, 영국의 기독교박해 감시단체인 세계기독연대(Christian Solidarity Worldwide, 이하 CSW)가 11일 ‘…

손현보 목사

손현보 목사 “순교자 후예 고신, 먼저 일어나 교회와 나라 지키길”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 담임)가 10일 대한예수교장로회 고신 제74회 총회에서 오는 10월 27일에 예정된 200만 연합예배에 대해 언급하며 “순교자의 후예인 우리 고신이 먼저 일어나 한국교회를 지키고 이 나라 이 민족을 지켜주시길 다시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했…

사단법인 사학법인미션네트워크(이사장 이재훈 목사)와 한국교회총연합(대표회장 장종현 목사)

“서울교육감 선거, 교육 미래 가를 것… 신앙교육권 보장하라”

기독교 교육계가 사립학교의 건학이념 구현을 위해 사립학교법 개정과 2025 고교학점제 수정, 헌법소원의 조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특히 조희연 전 서울시교육감의 궐위로 공석이 된 서울시교육감 보궐선거(10월 16일)에 대한 한국교회의 관심을 촉구했다. 사단법…

김지연

김지연 대표 “사라졌던 이질·매독 재유행 국가들 공통점은?”

동성애자들에 매달 2조 5천억 들어 이질, 엠폭스, 매독 등 다시 생겨나 영·미 등 선진국들도 보건 당국이 남성 동성애자와 질병 연관성 인정 변실금 등 항문 질환도 많이 발생 폐암 원인 흡연 발표하면 혐오인가 지난 7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