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탁구 이은혜 승리 후 ‘기도’… 양영자 선교사 권유로 귀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상대 에이스 제압하고 동메달 기여

▲(오른쪽부터) 이은혜, 신유빈, 전지희 선수가 경기 전 기도하는 듯한 모습. ⓒSBS 캡쳐
▲(오른쪽부터) 이은혜, 신유빈, 전지희 선수가 경기 전 기도하는 듯한 모습. ⓒSBS 캡쳐

2024 파리 올림픽 탁구 여자단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한 이은혜 선수(대한항공)가 경기 후 ‘기도’로 감사를 돌리는 장면이 전파를 탔다.

이은혜 선수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독일과의 동메달 결정전에 앞서 전지희·신유빈 선수와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이후 자신의 경기에서 승리한 직후 그대로 무릎 꿇어 기도를 드렸다.

이은혜 선수는 이름처럼 전 국민 앞에서 ‘하나님 은혜’를 외쳤다. 그는 동메달 결정전 후 기자회견에서 동메달을 딴 기분을 묻자 “하나님 은혜였다. 그게 아니었으면 저는 여기까지 올 수 없었고, 너무 좋은 두 선수와 함께 이렇게 메달을 따지도 못했을 것 같다”며 “제게는 은혜”라고 말했다.

이은혜 선수는 여자탁구 단체전에서 16년 만의 동메달을 획득하는 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이날 두 번째 단식 경기에서 상대 에이스 카우프만을 3대 0으로 완벽히 제압하며 분위기를 대한민국 쪽으로 끌어 왔다.

▲양영자 선교사가 네팔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양영자 선교사가 네팔에서 탁구를 지도하는 모습. ⓒ선교회

이은혜 선수는 중국 내몽골 지역에서 선수 생활을 하다 이곳에서 선교활동을 하던 ‘1988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영자 감독을 만나 한국행을 택했고, 지난 2011년 귀화했다. 함께 출전한 여자탁구 전지희 선수도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같은 해 귀화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이은혜 선수는 양영자 감독에 대해 “제겐 엄마 같은 분”이라며 “정말 어려웠던 시기에 큰 힘이 되어 주셨는데, 메달로 보답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양영자 선수(왼쪽)의 모습. ⓒ대한체육회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양영자 선수(왼쪽)의 모습. ⓒ대한체육회

이은혜 선수가 언급한 양영자 선교사는 선수로 출전한 1988 서울 올림픽에서 현정화 선수와 호흡을 맞춰 여자복식 금메달을 따냈다. 양영자 선수는 당시 결승전 승리 후 방송 인터뷰에서 “이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린다”고 고백했다. 현정화 선수도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후 양영자 선수는 아시안게임 금 1 은 1 동 4, 세계선수권대회 금 1 은 3 동 2, 아시아선수권대회 금 2 은 1 동 1 등의 메달을 수상했다. 이러한 공로로 1988년 10월 체육인 최고 훈장인 체육훈장 청룡장을 수훈했다.

양영자 선교사는 화려했던 선수 생활을 뒤로 하고 남편과 몽골 오지 등에서 15년간 선교사로 사역했다. 이후 국내에서 국가대표 상비군과 유소년들을 지도하면서 전 세계를 다니며 간증 사역과 탁구 선교를 계속하고 있다. 지난 4월 ‘양영자탁구선교회’를 창립하고, 스포츠를 통한 국내외 선교에 본격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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