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 무슬림 폭도, “꾸란 훼손했다”며 기독교인 살해 시도

뉴욕=김유진 기자     |  

피해자, 신성모독 혐의로 최대 무기징역 위기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주일예배를 위해 야외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주일예배를 위해 야외에 모여 기도하고 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

파키스탄에서 무슬림 폭도들이 최근 신성모독 혐의를 받은 기독교인을 공격하고 살해를 시도했다고 미국 크리스천데일리인터내셔널(CDI)이 보도했다.

소수민족연합파키스탄(MAP)의 회장 아크말 바티 변호사는 “지난 7일, 펀자브주 파이살라바드 지구의 고즈라 테실의 카토레 마을에서 폭도들이 두 자녀의 어머니인 사이마 마시(32)가 이슬람 경전인 꾸란의 페이지를 훼손하고 모독했다며 비난한 후 그녀를 살해하려 했다”고 밝혔다.

바티는 모닝스타뉴스에 “경찰이 제 시간에 도착해 사이마를 구출하지 않았다면, 폭도들은 그녀를 집단으로 폭행했을 것”이라며 “또한 그들은 마을의 다른 기독교인 주민들을 공격했고, 주민들은 살기 위해 집을 떠나 들판으로 숨어야 했다”고 했다. 이 마을에는 30~35가구의 기독교인 가족이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티는 신성모독 혐의가 확산된 후, 약 250~300명의 무슬림 군중이 주요 고속도로를 봉쇄하고 아무도 통과하지 못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는 “우리는 마을의 소식통들과 연락을 취했고, 그들이 ‘무슬림들이 몇몇 기독교인을 폭행하여 공동체 내 폭력 사태에 대한 우려를 불러 일으켰다’고 전해 왔다”고 했다. 또한 극단주의 이슬람 단체의 개입으로 인해 긴장이 고조된 가운데 가톨릭 신자인 사이마가 기소됐으며, 가족들은 안전을 위해 숨어 지낸다고 덧붙였다.

바티는 “마을의 소식통들은 사이마가 꾸란을 훼손한 혐의를 부인했다”며 “그녀는 이웃 하이더가 빈 자루를 요청하자, 그에게 그 자루를 건넸다. 그러나 얼마 후, 하이더는 다른 무슬림들과 함께 돌아와 그녀가 자루에 더럽혀진 꾸란 페이지를 넣었다고 비난했고, 그녀는 이를 거듭 부인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성모독 혐의가 무슬림 이웃들과의 개인적인 원한에서 비롯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고소인은 마시가 그녀의 집 앞 자루에 훼손된 꾸란 페이지를 넣었다며, 자신이 폐지를 모으던 중 이를 발견했다고 주장했다.

MAP 회장은 경찰이 사이마 마시를 꾸란 훼손 혐의로 295-B조항에 따라 최초 정보 보고서(FIR)에 등록했으며, 그녀가 최대 무기징역형에 처해질 수 있다고 전했다.

바티는 “경찰은 사이마의 목숨을 구했지만, 폭도들의 압력에 못 이겨 그녀를 신성모독 혐의로 등록한 것은 매우 부당하다”며 “이 가여운 여인은 이제 수년 동안 감옥에서 고통을 당해야 하며, 두 자녀는 어머니의 사랑과 보살핌을 잃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그는 정부가 신성모독법의 명백한 남용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는 것에 유감을 표했다. MAP 회장은 신성모독 혐의를 빌미로 폭력을 행사하는 자들에 대한 무대응이 무슬림 극단주의자들을 더욱 대담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2023년 8월 16일, 펀자브주 자란왈라시의 한 기독교인 거주 구역에서는 수천 명의 폭도들이 교회를 공격하고 기독교인들의 집을 약탈하고 방화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사건은 두 명의 기독교인 형제가 꾸란의 페이지를 찢고 그 위에 신성모독적인 내용을 낙서했다는 주장으로 촉발됐다.

결국 두 형제는 무혐의로 풀려났고, 공격에 가담한 무슬림 용의자들 대부분은 경찰의 부실한 수사와 기독교 지도자들의 미흡한 후속 조치로 인해 보석으로 역시 풀려났다.

사르고다 지역에서는 74세의 기독교 남성 길이 집단 폭행을 당하고 그의 집과 소규모 신발 제조 공장이 불탔지만, 모든 용의자들은 경찰의 부실한 수사로 인해 보석으로 풀려났다.

라와다리 테흐리크(Rawadari Tehreek) 평등 운동의 회장 샘슨 살라마트는 사이마 마시에 대한 기소와 8월 11일 소수민족의 날에 이슬람주의 단체 테흐리크-에-라바이크 파키스탄(TLP)이 기독교인들의 예정된 시위 집회를 방해하려 한 시도에 대해 언급하며, 이는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로부터 기독교인을 보호할 정치적 의지가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라와다리 테흐리크는 작년 8월 10일부터 11일에 종교적 동기에 의한 폭력에 반대하는 단식 투쟁을 촉구하며, 파키스탄의 신성모독법을 악용한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박해를 고발해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파키스탄은 오픈도어선교회(Open Doors)가 발표한 2024년 세계 기독교 박해 순위(WWL)에서 전년도와 마찬가지로 7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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