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스페인에서 일어난 예수 벽화 복원 실패 사건이 예상치 못한 결과를 가져온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복원을 시도했던 세실리아 히메네스(93) 씨는 이후 관광국장에 취임하고 관련 상품 판매로 수익을 얻는 등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인터넷 매체 데일리신쵸에 따르면, 2012년 스페인 사라고사주 캄포 데 보르하 마을의 미제리코르디아 성당에서 발생한 이 사건은 당시 전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100년이 넘은 ‘에케 호모’(이 사람을 보라)라는 제목의 예수 벽화 복원 작업이 전문가가 아닌 독실한 신도였던 세실리아에게 맡겨졌고, 그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세실리아는 가시 면류관을 쓰고 박해받는 예수의 모습을 원작과는 완전히 다른, 마치 원숭이와 같은 모습으로 그려 놓았다. 이에 원작 화가의 후손들은 큰 충격을 받았으며, 스페인 언론은 물론 영국 BBC, 미국 CNN 등 전 세계 언론들도 ‘역사상 최악의 복원‘, ‘망친 작업’ 등의 혹평을 쏟아냈다.
그러나 스페인 문화 당국자는 “이 여성은 최상의 의도를 가지고 있었고, 그림이 적절하게 복원되길 기대했다”며 세실리아의 선의를 인정했다. 실제로 세실리아는 평소 지인들에게 “인생의 즐거움은 성당 미사와 그림 그리기뿐”이라고 말할 정도로 그림에 대한 열정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예상치 못한 결과는 복원 소식 이후 찾아왔다. 해당 벽화를 직접 보려는 관광객들의 방문이 이어진 것이다. 이에 교회는 벽화 관람을 위한 입장료를 받기 시작했고, 세실리아는 벽화 이미지를 활용한 티셔츠, 머그잔 등 관련 상품 판매 수익의 49%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세실리아가 이 사건 이후 현지 관광국장에 올랐다는 점이다. 그녀는 복원 직후 “돌이킬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고 사과했지만, 관광객 증가로 인한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은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의 의견도 시간이 지나며 변화했다. 2012년 당시에는 “재복원도 불가능”이라고 판단했으나, 2022년 재평가에서는 ‘복원 가능’으로 바뀌었다. 다만 원래 모습으로 복원될 경우 현재와 같은 관광객의 관심을 얻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93세인 세실리아는 약간의 치매 증상이 있지만 가족들과 함께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그녀의 사례는 실패로 여겨졌던 사건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전개돼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흥미로운 사례로 남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