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섬기며 복음의 향기 전한 큰은혜교회 아웃리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연천 비롯해 파주·철원 등 섬겨

어르신들 위한 내과·안과 진료
수액과 안마, 미용 등 봉사 더해
다음세대 공연에 어르신들 환호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 설치도
아침·저녁 방문 문안 인사 호평
철저히 현지 교회 이름으로 사역

▲연천 원당리 선교팀이 함께한 모습. ⓒ큰은혜교회

▲연천 원당리 선교팀이 함께한 모습. ⓒ큰은혜교회

서울 관악구 큰은혜교회(담임 이규호 목사)가 지난해에 이어, 가장 무더웠던 여름날 국내 선교 차원에서 여러 농촌 마을 어르신들을 섬기며 복음의 향기를 전했다.

큰은혜교회는 7월 29일부터 31일까지 2박 3일간 경기 파주 웅담리(웅담교회)에 이어, 8월 5-7일 경기 연천 원당리·자작리(원당교회)와 철원 장흥리(구수교회)에서 성도 80-90명이 교역자들과 함께 현지에서 숙식하며 한 마을을 품는 봉사를 진행했다.

각 마을 주민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지역 교회나 마을 관공서 등을 통해 사전 파악해 3일 동안 봉사를 진행하고, 어르신들을 위한 내과 진료(정채득 장로)를 비롯해 수액, 안마, 미용 등도 제공했다. 저녁 시간에는 기도회로 신앙을 점검하기도 했다.

▲철원 장흥리 마을잔치 모습. ⓒ큰은혜교회

▲철원 장흥리 마을잔치 모습. ⓒ큰은혜교회

부채춤과 사물놀이 등 성도들이 사전 연습해 준비한 여러 공연과 함께 어르신들이 좋아하는 트로트를 연주하며 식사를 제공하는 마을잔치도 이틀 동안 벌이면서 어르신들을 즐겁게 했다. 성도들은 너나할 것 없이 어르신들과 어울리며 춤을 추거나 말동무가 돼 줬다.

연천 원당리에서는 어르신들의 낙상사고 방지를 위해 욕실에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해 달라는 요청을 받아, 3일간 해당 가정들을 방문해 직접 매트를 설치했다. 앞서 큰은혜교회 출신 교역자(강승남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파주 웅담리에서는 주변 공사를 실시했다.

▲큰은혜교회 봉사자들이 연천 원당리 한 어르신 댁에서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큰은혜교회

▲큰은혜교회 봉사자들이 연천 원당리 한 어르신 댁에서 욕실 미끄럼 방지 매트를 설치하고 있는 모습. ⓒ큰은혜교회


특히 어르신들 집집마다 찾아가 매일 아침과 저녁마다 문안인사를 하는데, 반응이 매우 좋다고 한다. 어르신들은 일찍 일어나기에 오전 5시에 일어나 준비한 뒤 6시부터 인사한다. 처음 봉사를 시작해 반신반의하며 찾아간 문안인사에서, 오히려 감동을 받고 돌아오는 청년들도 있다.

요즘 수도권 농촌 지역에는 예전처럼 시설이 열악한 곳이 많지 않지만, 대부분 홀로 남은 어르신들에게는 외로움과 적적함을 채워주는 일도 중요해지고 있다. 교회가 국내 마을선교를 할 때마다 진행하는 마을 잔치에서도 어린이나 청소년 등 다음 세대들의 ‘재롱 잔치’가 기성 가수들의 공연보다 오히려 반응이 좋다고 한다.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팀이 안과 진료를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팀이 안과 진료를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이와 함께 연천 원당리에서는 6일 실로암안과병원(원장 김선태 목사) 이동진료팀(움직이는 실로암안과병원)이 마을을 방문해 연로한 마을 주민들을 위한 무료 안과 진료를 실시했다. 이 지역에서 일하고 있는 외국인 노동자들이나 다문화가정 등도 진료 혜택을 누렸다.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팀은 큰은혜교회 담임이었던 장세윤 원로목사가 진료팀을 총괄하고 있어, 의미를 더했다. 장 목사는 봉사 현장 이곳저곳을 다니며 성도들과 지역 주민들을 위해 기도했다.

▲장세윤 원로목사(아래 오른쪽)가 이동진료팀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장세윤 원로목사(아래 오른쪽)가 이동진료팀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연천 원당리 아웃리치를 진두지휘한 좌병준 목사는 “어르신들은 녹내장을 비롯해 눈이 좋지 않은 경우가 많으셔서, 지역 동사무소를 통해 실로암안과병원 이동진료를 요청드렸다”며 “이번에는 연천에서만 일정이 맞아서 이동진료가 진행됐는데, 다음에는 더 많은 봉사 지역에서 함께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좌병준 목사는 “저희 교회는 국내외 아웃리치가 전교인 수련회를 대신하고 있다. 가족 단위로 오시는 분들이 많고, 함께 섬기면서 신앙과 함께 가족애도 돈독해진다”며 “아웃리치를 준비하면서 받는 은혜도 있고, 직접 오시면 다들 좋아하시고 끈끈해진다”고 전했다.

▲이규호 목사가 철원 장흥리 선교팀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이규호 목사가 철원 장흥리 선교팀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큰은혜교회 이규호 담임목사도 6일 연천 원당리와 철원 장흥리를 잇따라 방문해 아이스크림을 선물하며 무더운 여름 봉사하는 성도들을 격려하고 어르신들에게 인사하기도 했다. 이 목사는 장흥리에서는 저녁식사 배식에 직접 나서기도 했다.

봉사하는 성도들의 이야기

봉사에 나선 성도들도 소감을 전했다. 원당리 팀장을 맡은 안근헌 장로(68)는 20년 넘게 국내외 아웃리치를 통해 섬김과 봉사를 실천하고 있는 ‘선교 베테랑’. 그는 “연천 원당리에는 3일간 총 83명이 풀타임 혹은 파트타임으로 봉사하고 있다”며 “예전에는 남도의 섬들이나 멀리 떨어진 농어촌 지역을 많이 갔는데, 코로나 이후 국내는 가까운 곳으로 가게 됐다”고 소개했다.

안근헌 장로는 “‘건너와서 우리를 도우라(행 16:9)’는 말씀을 슬로건으로, 큰은혜교회 대신 철저히 이곳 원당교회 이름으로 주민들과 접촉하고 교회와 연결시키기 위해 노력한다”며 “이곳은 휴전선 인근이고 예전엔 아무나 못 들어오던 동네여서, 일종의 ‘시범마을’처럼 집들마다 시설이 좋고 주민들의 생활 만족도도 괜찮은 편”이라고 말했다.

▲이규호 목사(맨 왼쪽)가 철원 장흥리 봉사 지역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이규호 목사(맨 왼쪽)가 철원 장흥리 봉사 지역에서 배식을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안 장로는 “그러면 도움이 별로 필요하지 않다고 여길 수도 있지만, 혼자 사시는 분들이 많고 나이도 많다 보니 마지막을 준비하고 어떤 존재에 의지하고 싶은 분들이 있으시다”며 “그래서 복음에 대해 이야기하면 그렇게 많이 반대하지 않으신다. 오늘도 ‘절에 다니는데 와도 되느냐’며 오신 분도 있고, 어떤 분은 저희 섬김에 감동했다며 쌀을 한 포대씩 이틀 동안 직접 도정해서 가져오신 분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웃리치를 다녀오면 청년들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느낀다. 청년들이 교회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바뀌는 것 같다. 그래서 젊은 친구들을 많이 데려오려고 노력한다”며 “방문하는 마을에서도 협조를 잘 해주신다. 이번에도 이장님이 의료봉사 등에 대해 아침 저녁으로 방송해 주시고 문자도 돌려 주셔서 감사했다. 수고한다며 밭에서 참외를 따다 깎아주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안 장로는 “이 동네에 20년 동안 아기가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마을 잔치 때 아이들이 공연을 하니 너무 좋아하시더라”며 “그래서 마을 잔치는 아이들 위주로 패러다임을 바꿀 필요도 있는 것 같다. 진료를 받는 동안 아이들이 어르신들께 안마를 해드리니, 너무 좋아하시면서 심지어 용돈도 건네주시더라. 봉사하면서 처음 보는 장면”이라고 했다.

▲연천 원당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미용 봉사 모습. ⓒ큰은혜교회

▲연천 원당리 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미용 봉사 모습. ⓒ큰은혜교회

이번이 첫 국내 선교라는 정종원 군(19)은 “어머니 권유로 이번 국내 하계봉사에 참여했다. 욕실 매트를 자르면서 육체적으로 많이 힘들었지만 너무 좋다”며 “약간 수줍음이 있는 성격이라 아침 저녁 문안인사는 걱정이 됐는데, 5-6명이 함께하니 괜찮았다. 예수님이 제일 좋으니까, 예수님을 위한 일을 해서 좋았다”고 전했다.

초등학교 5-6학년 때부터 현재 대학 졸업반이 될 때까지 매년 가족들과 국내 선교에 동행했다는 유하영 양(21)은 “매년 오지만 항상 새롭다. 환경이 바뀌고, 교회도 다르고, 만나는 어르신들도 달라서 익숙하다기보단 늘 새로운 마음으로 하게 된다”며 “어린 시절 처음 선교를 갔을 때 많은 분들이 챙겨주시고 현장에서 어르신이나 어린이들이 반겨 주셨다. 시작이 좋아서 여기까지 오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유하영 양은 “봉사를 많이 왔지만, 공연은 처음이었다. 부채춤과 장구를 맡았는데, 한 달 전부터 매주 두세 시간씩 연습했다. 부채춤이 아무래도 화려하다 보니 반응이 좋았다”며 “팀원들이 모두 경험이 부족하지만 누구를 지적하기보단 열심히 하는 모습에 눈물이 났다”고 했다.

유 양은 “교회는 주일에만 오다 보니 주중에는 흔들릴 때도 있고 속상하거나 마음이 안 좋아질 때도 있는데, 아웃리치를 다녀오면 하나님께서 더 겸손해지고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어 주시는 것 같다”며 “9월에는 인도 델리 빈민촌 하계봉사가 예정돼 있다. 전에는 베트남과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봉사를 다녀온 적이 있다”고 이야기했다.

▲정채득 장로가 내과 진료를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정채득 장로가 내과 진료를 하고 있다. ⓒ큰은혜교회

직장인인 서가현 양(25)도 “취업하면서 서울에 올라와 큰은혜교회를 다니게 됐다. 귀중한 여름휴가를 봉사로 사용할 수 있어 감사하다”며 “할머니와 고등학교 때까지 같이 지냈는데, 이번에 어르신들을 많이 만나서 섬기게 돼 너무 좋다. 저도 부채춤과 장구를 맡았다. 교회에서는 팀 리더와 유아부를 맡고 있다”고 말했다.

서가현 양은 “처음엔 도시 생각만 하고 문안인사드리는 걸 싫어하시면 어떡하지 염려했는데, 너무 따뜻하게 반겨주시더라. 사랑을 드리러 갔다가, 오히려 사랑을 엄청 많이 받고 왔다”며 “수액을 맞으실 때 마사지를 해드리니 손을 잡으면서 ‘너무 예쁘다, 너무 좋다’고 해 주셔서 저도 기뻤다”고 했다.

서 양은 “덥고 힘든 걸 뛰어넘는 은혜가 있어 감사했고, 어르신들을 만날 수 있게 해 주셔서 감사하고 힘이 되는 시간이었다”며 “돌아가서 주변에 혼자 사시는 어르신들을 좀 더 돌아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철원 장흥리 지역에서 봉사한 성도들. ⓒ큰은혜교회

▲철원 장흥리 지역에서 봉사한 성도들. ⓒ큰은혜교회

큰은혜교회는 이규호 목사의 ‘교회는 선교해야 한다’는 지론에 따라, 지난 2011년부터 동·하계 1년 두 차례씩 국내외 여러 지역들을 섬기는 아웃리치를 지속해 왔다.

2020년부터 2-3년간 코로나로 공백기를 가졌지만, 2022년 겨울부터 국내외 아웃리치를 재개해 오늘까지 이어지고 있다. 올해 여름에는 라오스 랄쿠와이 어린이들과 대만 화렌 뿌농족 원주민들 대상 해외 하계봉사도 진행됐다.

큰은혜교회는 지난 15일 ‘시니어 영성캠프’를 완료했으며, 오는 28일 오후 7시 30분부터 곽선희 목사(소망교회 원로)를 강사로 ‘수요 신앙부흥회’를 개최한다. 다음 세대 교회학교 여름영성캠프도 별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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