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계 앤디 김 의원, 민주당 전당대회서 해리스 부통령 지지 연설

의회 폭동 사태 언급하며 민주주의 수호 강조

앤디 김(42) 미국 하원의원이 21일 일리노이주 시카고 유나이티드센터에서 열린 민주당 전당대회 3일차에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 연설을 했다. 한국계 최초로 미국 연방 상원의원 선거에 도전하는 김 의원의 이번 연설은 전당대회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김 의원은 연설 초반부터 2021년 1월 6일 발생한 의회 폭동 사태를 언급하며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어린 시절 부모와 함께 방문했던 국회의사당을 “민주주의의 상징인 신성한 땅”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그는 의회 폭동에 대해 “상상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폭도들이 깃발을 찢고 경찰관을 폭행하는 것을 목격했다”며, 당시 로톤다홀의 모습을 “도널드 트럼프가 일으킨 혼란으로 어지러워진 상태였다”고 묘사했다.

김 의원은 이 사건을 계기로 깨달은 점에 대해 “우리 모두가 위대한 공화국의 수호자”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오직 우리가 노력할 때만 이 나라를 치유할 수 있다”며 시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촉구했다.

연설의 후반부에서 김 의원은 “이 나라에는 새로운 세대의 지도자가 나서야 한다는 갈망이 있다”며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과 팀 월즈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을 위해 해 보자”라는 말로 약 2분간의 연설을 마무리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김 의원의 이번 연설에 대해 “전당대회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았고, 자신의 추산에 따르면 1,000명이 넘는 사람들 앞에서 한 번도 연설해 본 적 없는 앤디 김 입장에서 놀라운 행보의 정점이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한국 출신 이민자 부모 사이에서 태어난 이민 2세로, 시카고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하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로즈 장학생으로 국제관계학을 연구했다. 2018년 연방 하원에 입성한 3선 하원의원인 그는 올해 밥 메넨데스 상원의원의 수뢰 혐의 기소를 계기로 상원 선거에 출마했다. 당내 경선에서 승리를 거둔 김 의원이 상원의원 선거에서 당선될 경우, 미국 역사상 최초의 한국계 상원의원이 될 전망이다.

한편 한국계 미국인이 민주당 전당대회 연사로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4년 전 전당대회에서 샘 박 조지아주 주하원의원이 연사로 나선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