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즈베리 부흥, 美 1·2차 대각성 운동과 얼마나 닮았나”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영래 박사, 한국개혁신학회 학술심포지엄 발표

▲2023년 2월 애즈베리대학교 강당이 예배자들로 가득 찬 모습. ⓒ크투 DB

▲2023년 2월 애즈베리대학교 강당이 예배자들로 가득 찬 모습. ⓒ크투 DB

200-300여 년 전 미국 1·2차 대각성운동과 지난해 2023년 2월 일어났던 애즈베리대학교 부흥 운동 사이에 연관성이 있을까? 이를 비교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지난 7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백석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개혁신학회(회장 이경직 교수) 제156차 학술심포지엄에서 김영래 박사(성결대)는 ‘미국 대각성 운동과 2023 애즈베리 부흥 비교 연구’를 제목으로 발표했다.

김영래 박사는 “2023년 미국 켄터키주 애즈베리대학교에서 일어났던 애즈베리 부흥(the Asbury Revival)은 지역을 넘어 미국 전체에 영향을 끼쳤고, 그 여파는 전 세계에 미쳤다”며 “애즈베리 대학교 부흥의 영향력은 많은 사람들의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불러 일으켰다. 혹자는 이 부흥이 미국 1차 대각성 운동과 비견될 만한 대부흥이라고 평가하는 반면, 한편에서는 이것을 부흥이라고 단정짓기에 너무 감정적·정서적 자극에 크게 반응한 소위 ‘부흥주의(revivalism)’의 일부로 평가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에 대해 “부흥에 대한 긍정적 평가와 우려가 동시에 제기되는 상황에서, 이 문제 제기에 대한 올바른 답을 찾고 애즈베리대학교의 부흥을 바르게 평가하려면, 부흥과 부흥주의의 차이점은 무엇인지, 애즈베리대학교의 부흥은 어떤 특징이 있는지 확인하고 둘을 비교하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취지를 밝혔다.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청교도이자 부흥사였던 조나단 에드워즈(Jonathan Edwards, 1703-1758).

에드워즈의 1차 대각성 운동
1. 하나님 절대 주권·영광 강조
2. 특별한 기도의 준비
3. 성경 중심적 부흥

김 박사는 먼저 제1차 대각성 운동에 대해 “한 사람에 의해 주도된 부흥이 아니라, 유명한 설교가 조지 휫필드(George Whitefield, 1714-1770)를 비롯해 존 웨슬리(John Wesley, 1703-1791), 독일 출신 경건주의자 테오도르 프렐링 하이젠(Theodore Frelinghuysen, 1691-1747), 장로교 사무엘 데이비스(Samuel Davies, 1723-1761) 등 많은 사람들의 불씨들이 모여 대각성 운동이라는 큰 불을 지필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처럼 많은 사람들의 영향을 받았지만, 1차 대각성 운동을 상징하는 인물은 조나단 에드워즈”라며 “1차 대각성 운동에 영향을 끼쳤던 모든 신학자들이 신학적으로 완전히 동일한 이해를 갖고 있었다고 할 순 없지만, 중심 역할을 했던 조나단 에드워즈의 저작들을 통해 우리는 대각성 운동의 신학적·실천적 배경과 양태를 확인할 수 있다”고 진술했다.

조나단 에드워즈는 1차 대각성 운동의 특징으로 3가지를 언급했다. 먼저 ‘하나님의 주권과 영광에 대한 강조’에 대해 “진정한 부흥은 반드시 하나님의 주권적 역사를 통한 것이기에,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목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에드워즈는 생각했다”며 “그래서 요란한 행사 대신, 일반적이고 일상적인 은혜의 방편들로 부흥의 역사를 이끌었다”고 말했다.

▲김영래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김영래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둘째 ‘특별한 기도의 준비’에 관해 “에드워즈가 하나님의 주권을 강조했지만, 성도의 의무조차 간과한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그는 성경적 의무에 대한 헌신, 특히 기도를 매우 중요시했다”며 “그는 <기도 합주회(Concerts of Prayer)>에서 당시 영적·도덕적 타락을 지적하면서, 성령의 강력한 임재와 은혜가 절실히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하나님께서 기도에 응답할 준비를 하고 계시다며, 여러 지역에서 일어나는 부흥과 대각성에 주목했다”고 전했다.

셋째 ‘성경 중심적 부흥’과 관련해선 “대각성 시기에 일부 잘못된 열기에 빠지는 이들에 대해 에드워즈는 부흥의 분명한 지침은 성경이어야 한다고 명확히 하면서, 그렇지 않을 경우 하나님의 교회는 저주스러운 미혹에 노출되고 적들에 의해 기만당하고 삼켜질 것이라고 주장했다”며 “이러한 성경에 대한 의존과 강조는 조지 휫필드 등 다른 부흥 주역들의 설교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찰스 피니의 2차 대각성 운동
1. 하나님과 사람의 협력
2. 청중들이 받아들이는 설교
3. 진리만큼 필수적인 기도

이어 제2차 대각성 운동에 대해선 “일반적으로 두 시기로 나눈다. 제1기는 1795-1820년 사이 티모시 드와이트(Timothy Dwight, 1752-1817) 재임 당시 예일대학교 부흥 운동과 제임스 맥그리디(James McGready, 1758-1817)가 켄터키에서 이끈 부흥 운동”이라며 “제2기는 1825-1835년 사이 찰스 피니(Charles Grandison Finney, 1792-1875) 중심의 부흥운동”이라고 소개했다.

2차 대각성 운동의 특징은 2가지로 정리했다. 먼저 ‘하나님과 사람의 협력으로서의 부흥’으로는 “찰스 피니는 하나님의 규칙에 순종하면, 인위적 수단들을 사용해 부흥을 이끌어올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그는 ‘참된 기독교는 하나님을 순종하는데 있다’면서도 그것이 우리 의무라는 점에서 ‘참된 기독교는 사람의 일’이라면서, 앞선 1차 대각성 운동 주역들에 비해 과도하게 인간의 준비와 시행을 강조했다”고 평가했다.

▲미국의 제2차 대각성 운동을 주도한 찰스 피니와 그가 교수로 일했던 오벌린 대학. ⓒ크투 DB

▲미국의 제2차 대각성 운동을 주도한 찰스 피니와 그가 교수로 일했던 오벌린 대학. ⓒ크투 DB

김영래 박사는 “피니가 하나님의 주권을 무시한 것은 아니었지만, 하나님과 인간의 역할을 동등한 것처럼 표현함으로써 하나님의 절대 주권에 대한 인식을 흐리게 했다. 실제로 피니의 주장을 보면 하나님의 주권 사상 자체를 기독교의 핵심가치로 생각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며 “피니는 하나님의 절대 주권 인정보다 부흥이라는 결과물에 훨씬 큰 가치를 두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둘째로 ‘설교와 기도에 대한 피니 이해’로는 “찰스 피니는 단도직입적으로 ‘청중들에게 직접 복음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동시에, 특정 교단의 교리에 치우쳐선 안 된다고 했다”며 “피니는 설교 내용이 신앙과 성경 해석(교리)에 얼마나 일치하는가보다, 얼마나 청중들에게 효과적으로 받아들여지는가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그렇다고 피니가 성경을 무시하는 건 아니었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찰스 피니 역시 기도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했다. 그는 기도를 ‘부흥을 일으키는 일련의 원인들을 연결해 놓은 사슬에게 진리만큼 필수적인 고리’라고 했다”며 “피니는 기도 없이 진리 전파에만 몰두하는 사람들을 경계했지만, 기도만 하고 진리를 전하지 않는 것 역시 경계했다”고 밝혔다.

▲2023년 2월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야외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학생들 모습. ⓒ크투 DB

▲2023년 2월 애즈베리 대학교에서 야외에서 무릎 꿇고 기도하는 학생들 모습. ⓒ크투 DB

애즈베리 대학교 부흥 운동
1. 기도모임에서 시작돼
2. 하나님 중심적 부흥
3. 사랑·구원·성화·파송 선포
4. 회심, 중독 탈출 등 열매

이어 2023년 애즈베리 부흥에 대해 “과연 미국 대각성 운동과 비견할 만큼 중요하게 다뤄야 하는지 질문이 야기될 수 있다”면서도 “소위 ‘가장 비종교적 세대’를 중심으로 일어났고, 매일 1만 5천여 명이 참석했으며, 280개 이상의 대학 학생들과 7만여 명의 외국인들이 참석한 점에서 연구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영래 박사는 “애즈베리대학의 부흥은 아무런 준비 없이 갑작스레 일어나지 않았고, 학교의 부흥을 위한 기도모임에서 시작됐다. 이 기도모임은 대학 부흥과 지역 복음화를 위해 계속 기도하고 있었다”며 “무엇보다 사람 이름이나 명성 중심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면서, 하나님 중심 부흥이 되게 했다. 리더들은 인위적 부흥의 감정을 만들어내지 않도록 경계했다. 한국교회나 빌리 그래함 집회 같은 격정적·폭발적 회심은 많지 않았지만, 차분한 분위기에서도 하나님께서 주권적으로 역사하셨다”고 전했다.

김 박사는 “설교와 메시지에서는 하나님·이웃 사랑 실천이 강력히 선포됐다. 설교자들은 구원과 성화와 파송 등 3가지 주제로 돌아가면서 설교했다. 더불어 급진적 순종과 회개 촉구 등이 강조됐다”며 “부흥을 통해 학생들이 마약, 술, 포르노, 미디어 중독에서 벗어났고, 꿈을 통한 회심 고백도 있었다. 학생들은 최소 3백 명 이상이 간증팀으로 파송돼 280여 대학 교회에 영향을 줬고, 1백 곳 이상의 지역 교회를 방문했다. 학생들이 전국은 물론 전 세계로 나가 간증할 수 있도록 팀을 조직했고, 간증 요청에 대한 사무실도 설치했다”고 했다.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한국개혁신학회

김영래 박사는 “1·2차 대각성 운동과 마찬가지로, 2023년 애즈베리 부흥 역시 특별한 기도의 준비 속에서 경험됐다. 부흥 전부터 시작된 기도는 부흥과 함께 더 많은 사람들의 헌신적 기도로 이어졌다. 부흥 주체에 대한 인식은 하나님의 절대 주권을 강조했던 1차 대각성에 훨씬 가까웠다”며 “대각성 운동과 애즈베리 부흥 모두 부흥과 회심에 있어 하나님의 주권적 사역을 강조하고, 인위적 요소들을 철저히 배제했다”고 평가했다.

김 박사는 “설교의 중요성도 1·2차 부흥운동처럼 애즈베리에서도 매우 강조됐다. 설교 메시지 역시 하나님 사랑, 구원과 성화, 성도의 파송, 하나님께 대한 순종, 죄 회개 등 본질적 복음에 관한 내용”이라며 “근래 일어난 애즈베리 부흥은 과거 우리가 경험한 격정적·열정적 부흥이 아니기에 정말 부흥이 있었는지 의문을 표하는 사람들도 많고, 여러 사람들에 의해 위험성이 경고됐지만, 실상 1·2차 대각성 운동의 주요 특징들을 지니고 있었다”고 정리했다.

그는 “2023 애즈베리 부흥은 18-19세기와 다른 온라인 네트워크 세계와 나아가 다음에 찾아올 메타버스(Metaverse) 세대에서 맞이하게 될 부흥의 좋은 견본이 될 것”이라며 발표를 마무리했다. 김 박사에 대한 논평은 유정모(횃불트리니티대)·조병하(백석대) 박사가 맡았다.

이후 강찬영 목사(대구동일교회)가 ‘사회적 책임과 한국교회의 과제: CSR과 CSV를 활용하여’, 유창형 박사(칼빈대)가 ‘아빙돈 단권 주석에 대한 분석과 평가’를 각각 발표했으며, 논찬은 곽혜원 박사(경기대)와 김진수(합동신대)·이신열(고신대) 박사가 각각 전했다. 끝으로 김영한 박사(기독교학술원 원장)가 강평을 전했다.

▲김영래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김영래 박사(왼쪽에서 두 번째)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개혁신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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