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의회가 설립한 연방기관인 국제종교자유위원회(USCIRF)는 국무부가 ’종교 자유 특별우려국’(CPC)을 지정한 이후 25년 동안 단 세 번만 해당 위반과 관련된 제재를 적용했다고 지적했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1998년 제정된 국제종교자유법(IRFA)은 행정부에 특별우려국에 제재를 가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1999년 이후 CPC 지정 164건 중 관련 제재는 단 1.8%에 불과했으며, 모두 에리트레아를 대상으로 적용됐다.
USCIRF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CPC 지정 사례 중 67.7%에 대해서는 이미 다른 이유로 적용된 제재가 사용됐으며, 24.4%는 종교 자유 침해 국가들의 ‘국가 이익’을 이유로 대통령 면제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전·현직 국무부 관계자 및 이해 당사자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제재가 적용되지 않아 국무부의 연례 CPC 지정의 실효성이 감소했다”며 “구체적인 조치의 제한적 사용이 법의 실효성을 높이는 데 가장 큰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고 했다.
114건의 CPC 지정 중 111건은 지정학적·경제적 요인 등을 이유로 이미 제재가 내려진 ‘이중직무 수행(double-hatting)’에 해당됐다. 미국 대통령에 의한 CPC 면제는 47건으로, 그 중 40건은 ‘국익’, 7건은 ‘법의 추가적 목적’을 이유로 외교적 수단을 통해 이뤄졌다.
IRFA의 목적 증진을 이유로 한 면제는 사우디아라비아에 5건, 우즈베키스탄에 2건 적용됐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공공장소에서 비이슬람 신앙 표현이 금지된 국가로, 2004년 이후 매년 CPC로 지정됐다. 하지만 사우디가 페르시아만의 주요 전략적 동맹이자 에너지 파트너라는 이유로 미국 행정부는 이 나라에 IRFA 제재를 부과하지 않았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6년 국무부는 CPC 지정과 관련된 양자 협의에서 사우디 정부가 시행할 정책 변경 목록을 도출하고, 이를 조건으로 무기한 제재 면제를 발표했다.
USCIRF는 “주요 요청 사항으로는 교과서의 편협한 내용 개정, 비이슬람 신자의 개인 예배 보호, 그리고 악명 높은 국가 종교 경찰의 권한 제한이 포함됐다”고 밝혔다.
당시 이 문제에 대한 성과는 미미했고, 그 결과 2014년 7월 사우디아라비아는 CPC로 재지정됐다. 그럼에도 국무부는 “미국의 중요한 국익”을 이유로 제재 면제를 다시 부여했다. 이후 매년 USCIRF 국가 보고서는 이 면제에 반대해 왔지만, 국무부는 면제를 계속 갱신해 왔다.
USCIRF는 “사우디에서 신성모독, 배교, 무신론을 범죄로 규정하는 법이 여전히 존재하며, 이는 처형으로 이어진다”고 보고했다. 또한 “미국의 개입은 이러한 법률의 변화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며 “사우디의 종교적 자유 상황의 일부는 IRFA 참여 기간 동안 개선됐지만, 여전히 심각한 위반이 존재한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 행정부가 국익 면제를 사용한 횟수는 40회로, 6개 국가에 해당됐다. 그 중 나이지리아가 1회, 파키스탄이 6회, 사우디아라비아가 10회, 타지키스탄이 9회, 투르크메니스탄이 10회, 우즈베키스탄이 4회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