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장 합동 소속 서울 용산구 H교회
한때 500여 명의 교인들이 함께 모여 예배하던 교회가 50명도 규모로 줄어들어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예장 합동 소속 서울 용산구 한남동 한 교회(이하 H교회)의 그 많던 교인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2023년 5월 1일, H교회 S원로장로가 예장 합동 중서울노회 노회장 앞으로 ‘위임목사 해약 청원서’를 발송했다.
그 내용에 따르면, H교회 최OO 목사는 2005년 5월 21일 故 하구봉 목사의 후임으로 노회 허락을 받아 위임목사로 부임했다. 부임 당시만 해도 H교회는 세례교인 약 250명, 유치부 및 중고등부 학생 약 150명, 대예배 출석 교인 350명 이상으로, 총 500명이 넘는 교인이 출석하는 중형교회였다.
그러나 지금은 50여 명밖에 남지 않은 상태. H교회가 다시 은혜와 찬양이 넘치고 방황하는 교인들이 다시 돌아올 수 있도록, 최OO 목사의 위임목사 해약청원서를 제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최OO 목사 청빙 후, H교회 교인 수는 왜 감소했나
H교회 분쟁의 시작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교회 매각과 관련해 잡음이 나오기 시작한 것. 이 과정에서 최OO 목사는 교회 정관 개정을 시도했지만, 2020년 1월 공동의회에서 이의가 제기됐다.
개정 시도 정관은 제3조에서 H교회 주소지를 그대로 사용하는데, 제1조 교회 명칭은 H교회가 아닌 ‘평안교회’로 돼 있었다. 정관 제73조1에도 ‘평안교회’였고, H교회 재산권을 평안교회와 담임목사 명의로 등기하도록 돼 있었다.
당시 최OO 목사에게 해당 문제를 지적하자 단지, 분당의 모 교회 정관을 인용하려 한 것뿐이라는 해명만 나왔다. 교인들은 최 목사의 주장대로라면 정관 제1조에 분당 모 교회라고 돼 있어야 하므로, 옹색한 변명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주소지는 H교회이지만 교회 명칭을 평안교회로 개정할 경우, 교회 재산은 총유이기 때문에 H교회 교인들은 하루아침에 소속이 사라져 버릴 수 있고, 평안교회 교인은 없으므로 교회 소유권이 담임인 최 목사에게로 옮겨갈 수 있다는 의혹이 교인들 사이에서 강하게 일었다고 한다.
또 개정 시도 정관에는 당회나 공동의회를 거치지 않고도 교회 재산 매각 등을 할 수 있도록 “특별한 경우 당회의 기능을 대신한 7인의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재산 구입과 처분을 담당할 수 있다. 기획위원회 위원장은 위임(담임)목사로 하며 기획위원의 임명과 활동기한은 위임(담임)목사가 정한다(제73조3)”는 내용까지 추가돼 있었다.
물론 정관개정은 교인들의 반발로 무산됐다. 그러나 교인들은 이 일 이후로 최 목사가 당회나 공동의회를 거치지 않고 교회를 매각한 후 다른 곳으로 이전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갖게 됐다.
이 외에 교인들은 최OO 목사가 설교나 당회에서 일반 건축회사에서 매각을 하려 했다는 발언을 들은 적이 있다며, 목사의 일방적 매각 시도에 대한 의혹을 갖기 시작했다.
하지만 교인들이 H교회를 떠나게 된 주 원인은 따로 있었다. 목회자가 교인들을 수 차례 사회법에 고소하며 시험에 들게 한 것이다.
최OO 목사는 교인 3명을, 최 목사의 사모는 교인 1명을 각각 고소했다. 이 교인들은 교회 매각을 비롯해 재정 문제 등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노회장에 편지를 보내기도 했는데, 이를 사회법에 고소한 것이다. 이들은 당연히 ‘무혐의’ 또는 ‘공소권 없음’ 처분이 나왔다.
문제는 목회자가 무고한 교인들을 사회법에 고소하며 핍박했다는 사실로, 교인들은 이때부터 최 목사 부부에게 실망해 교회를 이탈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2022년 2월 16일
H교회 교인들은 이에 상위기관인 중서울노회에 도움을 요청하며 최OO 목사를 고소했다. 그러나 중서울노회는 2022년 2월 16일 ‘피고 최OO 목사를 무죄로 판결한다’고 결론지었다. 노회 재판국은 “교회 매각과 관련해 매각을 추진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불법으로 교회를 분립하려 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최 목사가 위력 행사로 교인들의 분열을 조장했고 일부를 실족시켜 교회를 떠나게 했다는 교인들의 주장에 대해 “목회활동에 있어 미숙한 부분이지, 재판해서 처벌할 만한 범죄 요건이 아니다” 등의 이유를 들었다.
노회의 솜방망이 처벌에 실망한 교인들은 중서울노회에 고소장을 다시 접수했다. 하지만 중서울노회는 또다시 이를 기각 처리했고, 갈등은 점점 심해졌다. 이탈하는 교인 수도 점점 늘어났다.
결국 2022년 3월 31일 H교회 교인들은 예장 합동 총회(당시 총회장 배광식 목사) 앞으로 ‘소원장’을 발송해 ‘회의록, 배임, 횡령혐의 고소장’을 처리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총회 재판국은 상소인들의 상소를 기각함과 동시에, “중서울노회는 피고소인(최OO 목사)를 3개월 내 기소해 재판하고 보고하라”고 주문했다. 2022년 10월 11일 노회는 총회 재판국 요청에 따라, 다시 노회에 재판국을 설치했다.
‘위임목사 해약 청원서’와 2023년 10월 10일
이러한 과정 속에서 교인들은 최OO 목사와의 갈등이 더욱 깊어졌다. 결국 지난 2023년 5월 1일 이들은 중서울노회 노회장 앞으로 ‘위임목사 해약 청원서’를 보내게 된다.
노회는 당시 지속되는 H교회 갈등을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다. ‘최OO 목사 해약 청원서’를 노회에서 받아주는 조건으로 최OO 목사를 횡령, 배임, 당회록 변조 등의 건으로 다시 고소한 교인들을 설득시켜 고소를 취하하도록 한 것. 이에 H교회 교인들은 ‘최OO 목사 사임에 대한 예우의 건’ 등을 작성했다.
그러나 중서울노회는 ‘최OO 목사 해약 청원서’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노회 현장에서 노회장이 회원들에게 가부를 물어 기각한 것.
교인들은 여기에 심각한 불법적인 요소가 있다고 주장한다. 재판국이 아닌 수습위원회가 결정문과 주문을 채택해 기각한 것은 잘못이라는 것. 노회 측은 ‘목사 해약 청원’은 재판 건이 아닌 행정 건이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또 노회는 해약 청원을 받아주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해약 청원서 건을 “노회 안건으로 다뤄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상황.
2023년 10월 23일
결국 H교회 S원로장로와 J안수집사는 108회 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오정호 목사) 앞으로 2023년 10월 23일 소원통지서를 발송했다.
H교회는 담임 최OO 목사가 청빙된 후 교인 수가 감소했고, 수백 명의 교인들이 교회를 떠나 타 교회로 배회하거나 방황하고 있으니 이를 철저히 조사하고, 이에 책임을 지고 담임목사를 해임해 달라고 노회에 청원했지만, 노회는 재판도 없이 불법 기각했다는 내용이다.
권징조례 제5장 35조에 의해, 기각은 노회의 가부로 결정할 수 없다며 총회에 다시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 것이다. 현재 절차 미비로 총회로부터 통지서가 반려됐지만, 교인들은 다시 요건을 갖춰 소원통지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최OO 목사는 지난 봄 정기노회에서 부노회장에 선출됐다. 교인들은 교회 회복을 바라며, 총회가 자신들의 호소에 귀 기울여 주길 바라고 있다. 이러한 내용은 최근 한 교계 유튜브 방송에 보도되기도 했다.
최 목사, 해당 방송 내용 강하게 반박
최OO 목사는 이러한 내용과 해당 방송에 대해 “교회와 노회에서 이미 다뤘고, 사실이 아니라고 밝혀진 내용”이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최 목사는 20일 본지와의 통화에서 “한남동 자체가 2014년부터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도 하지만, 교인 수가 줄어든 이유는 그들이 제가 성병 환자이며 8,700만 원을 배임 횡령했다고 계속 허위사실을 유포했기 때문”이라며 “그런 말을 듣고 남아 있을 교인이 누가 있겠느냐. 사실이 아닌 것을 사실처럼 이야기하면서, 그걸 다 목사 때문에 상처받아서 나갔다고 말하면 어떡하느냐”고 반문했다.
먼저 성도 수가 줄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애초에 500여 명이라는 건 부풀려진 숫자이고, 팩트는 제가 부임한 후 재정이 3억 3천만 원이었다가 5억 원까지 늘어났다는 것”이라며 “재정이 증가한 것은 교회가 부흥했다는 방증 아닌가. 다만 한남동 내 대부분의 교회들이 인구 감소 등으로 2015년부터 성도 수가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정관 개정 시도 문제에 대해서는 “평안교회에 시무하는 후배 목회자가 ‘분당중앙교회에서 정관 세미나’ 내용이 좋았다고 해서 자료를 보내달라고 했다. 이후 장로님들에게 평안교회에서 받은 정관을 샘플로 보여주고 의견을 여쭤보려 했던 것뿐”이라며 “장로님들이 정관 개정을 원하지 않아 연말 당회 때 폐기했고, 공동의회에 정식으로 상정하지도 않았다”고 밝혔다.
정관 개정 이유에 대해선 “당시 저희 교회 정관이 일반적 정관에 비해 많이 축약돼 있는 등 부실해서, 체계적으로 바꾸고자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매각 시도설에 관해선 “교회를 매각하겠다고 한 것이 아니라, 평당 1억 원이 넘는 제안이 들어온다면 고려해 보자는 제의가 있어 광고했고, 그 해 7월 교인들 반대로 이미 파기하고 주보에 광고도 했다”고 했다.
그는 “횡령이나 배임에 대해서도 사모가 (허위사실로) 고소를 하지 않으니 맞는 것 아니냐고 이야기하더라. 그래서 고소하게 된 것”이라며 “그러한 내용이 담긴 투서에 대해 사과하지 않으면 고소하기로 당회에서 결의했기 때문에 그를 따랐다”고 말했다.
최 목사가 성도를 고소한 사건에 대해선 “제가 성병에 걸렸다는 투서가 들어와 당회에 반박문을 제출했는데, 이것이 유출됐던 것”이라며 “2006년 스트레스 등으로 요로염 치료를 받았는데, 거기서 성병균이 나왔다는 허위 주장을 하고 다녔다. 당시에도 장로님들과 기록을 열람했지만 전혀 나온 것이 없었는데. 2019년 또 다시 같은 문제를 제기하더라”며 혀를 찼다.
재정 횡령 의혹에 대해선 “2022년 초 그런 주장이 나와서 재정부 장부를 다 열람하게 했다. 문제가 없다고 했다가 8,700만여 원이 영수증 없이 쓰였고 사모도 160만여 원을 착복했다고 주장하더라”며 “재정부에서 다 해명했다. 8,700만여 원 중 4,700만여 원은 선교비인데 선교부에서 직접 이체한 것이라 영수증이 재정부 장부에 없었고, 담당 집사님이 영수증을 다 갖고 있었다. 나머지 금액은 교회학교 주일학교 재정이 선불제라 사용 후 영수증을 각 부서에서 갖고 있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위임목사 해약 청원서에 대해선 “수습위원회에서 해약 청원을 기각한 것이 아니라, 수습위원회가 상황을 보고하고 의견을 밝힌 내용을 노회에서 기각하기로 결의한 것”이라며 “수습위원회가 결정했다면 절차를 위반한 것이지만, 노회에서 결정한 후 교회로 보낸 것이다. 수습위원회 의견을 노회가 받아들인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결 방안에 대해선 “이제껏 저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그분들이 고소하고 위임목사 해약 청원도 한 것”이라며 “저는 노회의 제의를 받아들여 성도들에게 나름대로 사과도 하면서 같이 가자고 했는데, 그 후로도 계속 고소고발을 하더라. 이제 다 끝났으니, 허위사실로 교회를 어지럽혔던 사람들도 사과하고 같이 가면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