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천여 명 방한, 총 1만여 명 참석
전 세계 복음주의 연합 운동
로잔 대회 50주년 맞아 열려
오직 예수와 복음 전도 우선
두 번째 아시아 개최 대회로
오늘(22일)부터 전 세계 기독교의 눈이 일제히 한국으로 쏠릴 전망이다.
세계 최대 복음주의 선교행사인 2024 서울-인천 제4차 로잔 대회가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22일 개막해 28일까지 이어지는 것.
로잔대회는 1974년 스위스 로잔에서 세계적 전도자 미국 빌리 그래함 목사(1918-2018)와 영국 존 스토트 목사(1921-2011)를 중심으로 150개국 지도자 2,700여 명이 모여 치른 세계복음화국제대회가 그 출발점이다.
복음주의자들은 당시 세계교회협의회(WCC)가 선교 모라토리엄(Moratorium for Missions) 등 날이 갈수록 지나친 인간화·상황화에 치중하고 자유주의적 목소리를 내다 정작 선교는 소홀히 하는 것에 위기감을 느끼고, 1970년 ‘기독교 선교의 근본적 위기에 관한 프랑크푸르트 선언(Frankfurt Declaration on the Fundamental Crisis in Christian Mission)’을 발표한 데 이어 1974년 로잔에 모여 20세기 복음주의 선교의 동력을 찾고 교회의 선교적 정체성을 재발견하고자 했다.
로잔 운동은 ‘온 교회가 온전한 복음을 온 세상에 전하라(Calling the Whole Church to Take the Whole Gospel to the Whole World)’는 세계 복음화를 위한 비전으로 시작됐다.
이들은 첫 로잔 대회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과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확고히 표방했다. 첫 대회가 열린 장소인 ‘로잔(Lausanne)’이라는 도시의 이름은 복음주의를 대표하는 용어가 됐고, 거대화된 조직 대신 ‘운동(movement)’으로 이어지면서 세계 복음주의를 이끌고 있다.
이후 1989년 필리핀 마닐라에서 170개국 3,000여 명이 모인 제2차 로잔대회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에서 197개국 4,700명이 모인 제3차 로잔대회가 각각 이어졌다.
첫 로잔대회 50주년을 맞아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목회자와 선교사들뿐 아니라 기업인과 정치인, NGO, 예술가, 법률가, 교육자, 환경운동가 등 222개국에서 각 분야 복음주의 지도자 5천여 명이 참여한다. 온라인으로도 5천여 명이 참여하면서, 지난 대회의 2배인 1만여 명 규모가 될 예정이다.
대회 주제는 ‘교회여, 함께 그리스도를 선포하고 나타내자(Let the Church Declare and Display Christ Together)’이다.
이번 대회는 로잔운동 국제본부가 주최하고 한국과 아시아 로잔위원회가 주관한다. 이번 대회는 1989년 제2회 마닐라 대회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에서 열리는 대회가 됐다.
참가자들은 대회 기간 매일 오전 사도행전 성경강해를 시작으로 소그룹 토의, 주제 강의, 회의, 이슈네트워크, BAM, 지역 네트워크 등 다양한 모임이 이어진다. 매일 저녁 회개, 기쁨, 성찰, 새로움, 화해 등을 주제로 집회도 진행된다.
성경강해 주요 강사로는 랭햄 파트너십 아프리카 디렉터인 가나의 페미 아델레예(Femi Adeleye), 4차 로잔 대회 프로그램 위원장이자 OMF 글로벌 대사인 싱가포르 패트릭 펑(Patrick Fung), 독일어권 최대 청소년 선교단체 대표 줄리아 가르샤겐(Julia Garschagen), 아마존에서 전도와 리더십 향상에 애쓰고 있는 브라질 호나우두 리도리오(Ronaldo Lidório), 휘튼 칼리지 총장인 미국 필립 라이큰(Philip Ryken), 카이로 복음주의 장로교 신학교 교수이자 사회정의 운동가인 이집트 앤 자키(Anne Zaki) 등이 나선다.
매일 하나의 키워드도 있다. 22일 개회식에 이어 23일(월) 성령강림, 24일(화) 선교 공동체, 25일(수) 핍박과 선교, 26일(목) 일터 사역과 세계 선교, 27일(금) 섬김의 리더십, 폐막식이 있는 28일(토) 땅 끝까지 왕 되신 예수 전하기 등이다.
특히 26일(목) 저녁에는 ‘새로움: 한국교회의 열두 돌’이라는 주제 아래 ‘길갈의 열두 돌(여호수아 4:4-7)’을 테마로 유기성·이규현·한기채 목사 등 한국 목회자 10인이 프리젠터로 나서 한국교회 12가지 주요 사건과 인물을 소개하는 총체극을 선보인다.
대회 기간 오후에는 세계 교회가 협력해야 할 25가지 중요한 영역(25 GAPS)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 25 GAPS는 복음 전파(Reaching People), 디지털 시대의 사역(Ministry in a Digital Age), 인간됨에 대한 이해(Understanding Humanness), 다중심적 선교사역(Polycentric Missions), 선교와 거룩함(Mission & Holiness), 공동체에서 증인 되기(Bearing witness within Communities), 사회적 상호교류(Societal Interaction) 등의 분야가 해당된다.
‘서울 선언문’ 내용에 관심 쏠려
이번 대회에서 가장 관심을 모으는 것은 마지막 날 발표될 ‘서울 선언문(Seoul Statement)’이다. 로잔 대회는 지난 1-3회 대회에서 발표한 공식 문서를 통해 세계 선교의 큰 방향성을 제시해 왔다.
미전도 종족(unreached people)과 전인적 선교(Holistic Mission) 개념을 소개한 제1차 대회 ‘로잔 언약(The Lausanne Covenant)’, 10/40 창(Window) 개념을 제시한 제2차 대회 ‘마닐라 선언(The Manila Manifesto)’, 제3차 대회 ‘케이프타운 서약(The Cape Town Commitment)’ 등이 바로 그것.
일부에서는 제3차 대회 ‘케이프타운 서약’이 제1차 대회 때만큼 ‘복음 전도의 우선성’을 강조하지 않았다고 우려하면서, ‘로잔 언약’의 ‘초심’을 되찾아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또 서구를 휩쓸고 있는 ‘성혁명과 젠더 이데올로기’에 침묵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제4차 대회 선언문에 대해 이 대회 공동대회장 이재훈 목사는 일반 언론 대상 기자회견에서 “현재 진행되는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전쟁 등 세계의 전쟁 문제에서 어느 한 나라의 편을 들지 않고 기독교적 관점에서 균형 있는 시각으로 문제를 다루는 논의와 발표가 있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반도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이 전 세계에서 기독교를 핍박하는 대표적 나라임이 자명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기독교적 입장이 발표되겠지만, 그럼에도 한반도 평화가 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함께 기도하자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동성애 등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 내용이 포함될지도 관심사이다. 국제로잔위원회가 대회를 앞두고 발표한 ‘대위임령 현황 보고서’에는 ‘젠더 이데올로기’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고, 한국 준비위에서도 이를 강력하게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지난 6월 17일 한국 준비위 부위원장 최성은 목사는 “의장들과 신학위원회가 세심하고 성경적으로 준비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