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셉 목사 “로잔 선언문, 수정본도 미흡”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차별금지법 반대해온 이들 전혀 고려 않은 표현” 지적

성혁명 전체주의로 이행시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 언급 없어 유감
반대해 온 교인들이 도리어 비난받는다면 누가 책임 질 수 있는가

▲주요셉 목사. ⓒ크투 DB
▲주요셉 목사. ⓒ크투 DB

사전 유출됐던 ‘제4차 로잔대회 서울선언문’ 내용 중 가장 큰 논란을 빚었던 ‘(동성애자들에 대한) 무지·편견·차별·불의’라는 표현이 빠진 수정본이 업데이트된 가운데,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와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공동대표인 주요셉 목사가 수정본에 대해서도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주 목사는 24일 입장문에서 “부분적으로는 수정했고 로잔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지만, 성경이 죄라 규정한 동성애 확산에 대한 비판과 이를 반대하는 거룩한 영적 운동에 대한 언급과 성혁명 전체주의로 이행시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이 서울 선언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건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한국교회 전체가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한 거룩한 영적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고, ‘10.27 악법 저지를 위한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슬픈 일”이라고 했다.

그는 “이처럼 1차 발표 후 수정하여 발표된 ‘로잔 서울선언문’은 지금까지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가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어긋나는 죄라는 내용이 공식 문서에 명시된다’고 밝힌 보도 내용과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을 기대한 것에 비추어 69항과 70항에는 이전 대회 선언문의 문구를 상당 부분 수정했지만 미흡하다”고 했다.

그는 수정본에서 “동성에게 끌리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공동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식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우리의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음을 회개한다”고 한 데 대해서도, “이는 동성애자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과 사랑 부족을 지적하는 표현일 뿐, 동성애자들을 인권문제로만 다루고, 그들의 회심을 촉구하거나 동성애 확산 운동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온 신실한 형제자매들에 대한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은 표현”이라며 “이로 인해 동성애 확산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해온 기독교인들이 도리어 비난과 정죄의 화살을 맞는다면 그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필자는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고 했다.

한편 로잔 측은 해당 선언문을 대회 첫날 공개했다가 다음 날 “의사소통 실수였다”며 비공개로 전환한 뒤, 현재는 약간의 수정을 거쳐 다시 공개로 전환한 상태다. 동성혼과 동성애에 대해 강력히 반대하는 입장은 그대로 유지됐다. 로잔 측은 대회 기간 선언문 내용에 대한 논의를 거쳐 마지막 날 최종본을 발표할 예정이다.

다음은 주요셉 목사의 입장문 전문이다. 앞부분은 22일 사전 유출됐던 초안에 대한 입장, 뒷부분은 수정본에 대한 입장을 담은 것이다.

[제4차 서울 로잔대회에 대한 입장문(수정)]

필자는 9월 22일 인천 송도에서 개막한 제4차 서울 로잔대회의 공식 문서인 서울선언문을 접하고 깊은 실망감을 느낀다. 지금까지 로잔대회에 대해 세계교회협의회(World Council of Churches, WCC)와의 차별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과 차별금지법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표하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반대했던 많은 이들의 우려가 현실화되었기 때문이다.

로잔운동은 1974년 스위스 로잔(Lausanne)에서 시작된 세계 복음주의 진영의 연합 운동인데,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무게를 둔 WCC와 달리 교회의 사도적 책임에 무게를 두고 ‘하나님의 선교’ 개념을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에 대해 하나님의 뜻을 잘못 해석할 경우, 기독교 선교 운동이 자칫 인권 운동, 사회 운동, 복지 운동, 환경 운동 등으로 축소 왜곡될 수 있는 소지가 다분함 또한 지적받아왔다. 하지만 50주년을 맞는 올해 제4차 서울(인천)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컸던 게 사실이기에, 이번에 발표된 서울선언문을 본 많은 이들이 동성애 반대 및 차별금지법 반대 입장 표명은커녕, 오히려 그러한 것을 주장하는 사람들에 대해 회개를 촉구하는 내용을 접하고 큰 충격과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고, 필자 또한 실망을 넘어 명확히 반대 입장을 표명한다.

이는 로잔대회에 대해 처음부터 반대해온 사람들과 제4차 서울(인천) 로잔대회에선 이를 시정할 것으로 믿어왔던 사람들에 대한 배신행위이다. 서구교회가 몰락한 원인이 바로 이러한 ‘복음의 희석화’와 ‘동성애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라고 믿어왔던 필자는 명확히 서울 로잔대회 선언문을 반대하며, 이를 복음의 변질과 타락으로 규정하고 회개를 촉구한다.

국제로잔의 가장 큰 문제점은 동성애에 대한 성경 말씀의 의도를 변개한다는 것이다. 상세하게 성경이 금하는 동성애에 대해 설명하면서도 이성애자들의 간음 문제를 동시에 강조하며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으며, 동성애에 대해 반대하고 비판해온 복음주의자들의 행동을 ‘동성애에 대해 이끌리는 사람들’에 대해 무지하고 편견을 가져서 차별한 것이며, 불의한 행동으로 규정해 비판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성경 말씀을 변개시킨 복음의 변질과 타락이기에 결코 용납할 수 없다.

필자는 지금까지 제4차 서울 로잔대회에 대해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입장을 표명한다는 소식을 들었기에 참여한 복음주의자들의 역할을 기대해 그동안 침묵했지만, 서울선언문을 확인한 이상 이를 결코 지지할 수 없고, 로잔운동이 복음주의에서 이탈하고 변질해 있음을 천명하고 회개를 촉구하는 바이다. 1차 발표된 서울선언문 69항과 70항은 아래와 같다.

69. 우리는 교회 안팎에서 많은 사람이 동성 간의 매력을 경험하며, 어떤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하거나 지배적인 매력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기독교인은 유혹에 저항하고 욕망과 행동 모두에서 성적 거룩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성경의 주장은 동성애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이성애적 매력을 느끼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동성에게 매력을 느끼는 기독교인들이 무지와 편견으로 인해 많은 지역 교회에서 도전에 직면하며, 그 결과 기독교 공동체 내에서 차별과 불의를 겪어왔다는 사실을 인식하고 있다. 우리는 우리의 실패를 회개하며, 이로 인해 그리스도의 몸 된 형제 자매들에게 끼친 해악을 애통해한다.

70. 우리는 기독교 지도자들과 지역 교회들이 공동체 안에서 동성애적 매력을 경험하는 교인들이 존재함을 인지하며, 목회적 돌봄과 건강한 사랑과 우정의 공동체를 발전시킴으로써 그들의 제자 훈련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그리고 반대 여론을 의식해 수정한 69항과 70항은 아래와 같다.

69. 우리는 교회 안팎에서 많은 사람이 동성에게 끌림을 경험하며, 일부 사람들에게는 이것이 유일한 또는 지배적인 끌림이라는 것을 인지한다. 기독교인은 유혹에 저항하고 욕망과 행위 모두에서 성적 거룩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성경의 주장은 동성에게 끌리는 사람과 마찬가지로 이성에 끌리는 사람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그러나 우리는 동성에게 끌리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공동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식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우리의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음을 회개한다.

70. 우리는 기독교 지도자들과 지역 교회들이 우리 공동체 안에 동성에게 끌림을 경험하는 교인들이 존재함을 인지하며, 목회적 돌봄과 건강한 사랑과 우정의 공동체를 발전시킴으로써 제자 훈련을 지원할 것을 촉구한다.

부분적으로는 수정했고 로잔이 동성애를 지지하는 입장이 아니라고 기자회견을 통해 밝혔지만, 성경이 죄라 규정한 동성애 확산에 대한 비판과 이를 반대하는 거룩한 영적 운동에 대한 언급과 성혁명 전체주의로 이행시키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이 서울 선언문에서 찾아볼 수 없는 건 매우 유감스럽다. 이는 한국교회 전체가 차별금지법을 막기 위한 거룩한 영적 싸움에 사활을 걸고 있고, ‘10.27 악법 저지를 위한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매우 안타깝고 슬픈 일이다.

이처럼 1차 발표 후 수정하여 발표된 ‘로잔 서울선언문’은 지금까지 제4차 로잔대회 한국준비위원회가 “‘동성애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어긋나는 죄’라는 내용이 공식 문서에 명시된다”고 밝힌 보도 내용과 차별금지법에 대한 언급을 기대한 것에 비추어 69항과 70항에는 이전 대회 선언문의 문구를 상당 부분 수정했지만 미흡하다. 동성애를 행한 자들의 회개의 촉구 없이 “동성애자에 대한 무지·편견으로 차별과 불의를 겪게 한 실패를 회개하고 애통해 하며, 교회 내 그들의 제자훈련을 지원해야 한다”고 한 1차 선언문을 수정하여, “동성에게 끌리는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공동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인식한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몸에 속한 우리의 형제자매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음을 회개한다.”고 명시돼 있어 깊은 유감을 느낀다.

이는 동성애자에 대한 교회의 무관심과 사랑 부족을 지적하는 표현일 뿐, 동성애자들을 인권문제로만 다루고, 그들의 회심을 촉구하거나 동성애 확산 운동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을 반대해온 신실한 형제자매들에 대한 입장을 전혀 고려치 않은 표현이다. 이로 인해 동성애 확산을 반대하고 차별금지법 제정을 반대해온 기독교인들이 도리어 비난과 정죄의 화살을 맞는다면 그 결과에 대해 누가 책임을 질 수 있는가. 필자는 이를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적극 반대하는 입장을 밝힌다.

2024년 9월 24일
주요셉 목사
반동성애기독시민연대 공동대표
자유인권실천국민행동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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