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최종] 김의식 전 총회장 권한 포기 촉구 결의하고 폐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내년 총회 장소는 영락교회로 미리 발표

김영걸 총회장, 5가지 방안 제시
전 총회장 자격 각종 위원장 논란
‘증경총회장’ 호칭, 법 아닌 예우
후속조치·재발방지 기구 설치도
아직 진행 사건, 결과 기다려야

▲김영걸 총회장이 폐회예배 설교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김영걸 총회장이 폐회예배 설교 중 눈물을 보이고 있다. ⓒ유튜브

예장 통합 제109회 총회가 26일 오전 남은 회무를 처리한 후 폐회했다.

총회 셋째 날인 26일 오전 쟁점은 재판국 보고와 김의식 총회장 향후 활동 문제였다.

폐회 직전에는 이임한 김의식 총회장의 직전 총회장으로서 활동과 증경총회장 예우 등에 대해 논의했다. 총대들은 “회개의 합당한 열매를 맺어야 한다”, “그냥 넘어가선 안 된다”, “도덕적 문제가 있는 분이 여전히 활동하는 것에 대한 제어 장치가 필요하다”, “증경총회장 명단에서 삭제하고 각종 권한을 제한해 달라” 등을 요구했다.

이에 김영걸 총회장은 “매일 밤 고민했고, 지금도 고민하고 있다. 그러나 법을 떠나서 결정해 버리면, 고소와 재판으로 시달리는 교단이 되고 말 것이다. 여러분들은 결정하고 떠나시면 끝이지만, 무거운 짐은 제가 다 짊어져야 한다”며 “법적인 문제를 피하면서 총대님들의 마음을 풀어드리고, 사회적으로 개혁과 정화 의지를 보여주는 길을 고민했다”며 법률자문을 요청했다.

법률자문에 나선 이진구 목사(목포노회)는 “총회는 헌법과 성경에 토대를 두고 운영되는 준법 기관이다. 그러나 많은 의혹들이 사실처럼 여겨지고 있다”며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재판 결과가 나오면 임원회도 합당한 조치를 할 수 있다. 임원회에 일임해 달라. 여기서 감정적으로 결의를 하시면 법적 문제가 생긴다”고 설명했다.

이에 김영걸 총회장은 다음 다섯 가지 방안을 발표했다. 첫째, 교단과 한국교회 앞에 사과하겠다. 둘째, 전 총회장으로서 갖게 될 각종 위원장 자리는 규칙 사항이지만, 내려놓도록 강력하게 권면하겠다. 셋째, 증경총회장 명부 등재는 법률 사항이 아닌 예우의 문제이다. 넷째, (가칭)윤리위원회 등을 조직해 이런 일이 생겼을 때 어떻게 할지 후속조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 다섯째, 전 총회장 건은 노회 재판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 진행 중인 사건을 총회가 섣불리 결정하면 문제가 생기고 더 큰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으니, 사과하고 모든 직을 내려놓도록 촉구하겠다.

총대들은 동의했고, 미진한 안건은 총회 임원회에 일임하기로 하고 총회에서 결의된 제·개정 규칙을 공포한 후 회무를 마무리했다.

▲김영걸 총회장이 폐회를 선언하고 있다. ⓒ유튜브
▲김영걸 총회장이 폐회를 선언하고 있다. ⓒ유튜브

총회 장소 문제로 앞 캄캄했지만
지용수 목사 등 장소 제공에 감사
기도와 말씀 능력으로 사명 감당

폐회예배는 서기 이필산 목사 사회로 부총회장 정훈 목사의 기도와 평양노회장 조주희 목사의 성경봉독 후 총회장 김영걸 목사의 딸이기도 한 성악가 김신혜 집사(포항동부교회)가 특송하고 김 총회장이 설교했다.

‘기도와 복음 전파(에베소서 6:18-20)’라는 제목으로 설교한 김영걸 총회장은 “총회가 아시다시피 준비와 시작부터 쉽지 않았다. 장소가 결정되지 않고 공고 날짜는 다가와서 임시 임원회에서 100주년기념관에서 총회를 하기로 결심했다”며 “교단의 현실과 상황에 앞이 캄캄했다. 어떻게 100주년기념관 대강당에서 총회를 할 수 있겠는가. 봉사는 누가 하고 그 비좁은 데서 어떻게 1,500명이 모이겠는가. 총대가 많은 것이 원망스러울 정도였다”고 술회했다.

김영걸 총회장은 “차를 몰고 포항으로 내려오던 중, 지용수 총회장님과 통화하게 됐다. ‘총회도 예수님의 몸이다’, 그 말이 제 심장을 찔렀다. 총회가 잘 돼야 교회가 산다. 그리고 장소를 결정해 주셨다”며 “양곡교회 성도님들께서 내 교회 섬기듯 섬겨 주셔서 감사드린다. 너무 고맙다”고 울먹였다.

김 총회장은 “우리 교단의 단점은 좀 시끄럽다는 것이다. 말이 많다. 칭찬은 적고 지적이 많다. 그런데 사랑하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며 “오늘도 눈물로 기도하시는 분들이 많다. 그래서 우리 교단이 갈 수 있는 것이다. 기도의 힘과 능력으로 제109회기를 헤쳐 나가면, 계속해서 사명을 이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에베소서의 결론은 기도와 말씀이다. 바로 앞 구절이 전신갑주인데, 그것이 있어도 기도 없으면 오래 가지 못한다. 기도하면 문제도 작아지고, 기도해야 전신갑주가 능력 있는 옷이 된다”며 “우리는 기도가 죽은 이 시대를 아쉬워해야 한다. 이 기도를 회복해야 한다. 여러분들 교회를 위해서도 기도하지만, 총회를 위해서도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세상이 갖지 못한 하나님 말씀, 생명의 말씀을 붙잡고, 이 말씀으로 세상을 구원해야 한다. 기도와 말씀을 붙잡고 사명을 능력 있게 감당하는 우리 모두가 되면 좋겠다”며 “사도 바울은 옥중에서 이 서신을 썼다. 감옥에서도 쉬지 않던 그 열정을 본받아, 귀하게 쓰임 받는 모든 분들 되시길 바란다”고 정리했다.

예배 후 폐회를 선언하면서, 김영걸 총회장은 “장소 문제로 고충을 겪어서 미리 장소를 공포하겠다”며 제110회 총회를 2025년 9월 23일부터 서울 영락교회에서 개최하겠다고 못박았다.

사회봉사부 기금 15억 원 차용
건축 부채 처리하고 모금 변제
희성교회, 담임목사 강단 복귀
가중처벌 헌법위 해석 후 재론

앞서 이날 오전에는 재론동의를 통해 사회봉사부 재해기금 15억 원을 차용해 총회100주년기념관 건축 부채를 긴급히 처리하고 이후 모금을 통해 변제하기로 했다. 재론동의는 987명 중 찬성 729표 반대 258표로 가결됐고, 해당 안건도 993표 중 찬성 728표 반대 265표로 통과됐다.

역사및선교유산회복위원회는 명칭을 역사위원회로 환원하기로 하고, 총회 한국기독교사적 제6-2호 손양원 목사 순교지, 제49호 애양원 역사박물관(구 애양병원), 제49-1호 애양병원 및 명성보육원, 선교사기념비, 제49-2호 토플하우스(구 한성신학교) 등을 유물로 지정하고 총회장이 공포했다.

여성위원회가 청원한 총대 10명 이상인 노회는 반드시 총대 1명 이상을 여성으로 선출하도록 의무화하는 안건을 청원했고, 임원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재판국 보고에서는 서울서노회 희성교회 문제가 주로 논의됐다. 행정재판 진행 중 3심에서 가중처벌로 담임목사가 출교당한 이 사건에 대해 서울서노회와 해당 담임목사 출신 노회에서 격렬하게 반발하면서 재판국을 성토했다.

총대들은 총회에서 결의로 제2재심재판국 설치 등 모든 잘못을 회복하거나 재판 부존재 확인 등을 요구했으나, 법률자문 후 가중처벌 판결 내용에 문제가 있으므로 교단의 헌법재판소 격인 헌법위원회로 보내 해석을 받아 다시 재판국에서 판결하도록 정리했다. 단 출교 판결 설교를 하지 못하게 된 점을 감안해 강단 설교는 즉시 복귀하도록 결의했다.

법률자문 부천노회 이병철 장로는 “희성교회 재판은 행정재판이 맞고, 마지막 출교 처벌은 청구하지도 않은 사안으로 가중처벌한 것이 맞다고 보인다”며 “가중처벌이 잘못이지만, 가중처벌이라는 이유로 절차상 이의신청 상소 등 불복하거나 재심을 할 수 없다. 재판국 판결에 대해 법리 판단을 할 수 있는 헌법위원회로 보내 재심을 청구하는 방법뿐”이라고 설명했다.

재판국이 위임목사 청빙 무효 판결을 내린 새봉천교회 건에 대한 발언도 나왔으나, 그동안 많이 논의됐다는 이유로 더 이상 거론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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