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소그룹에서 ‘몸’으로 연기하며 ‘영혼’ 살리다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한국실천신학회, 제93회 정기학술대회

▲기념촬영 모습. ⓒ한국실천신학회
▲기념촬영 모습. ⓒ한국실천신학회

한국실천신학회(회장 구병옥 교수) 제93회 정기학술대회가 9월 28일 성남 우리들교회 판교채플에서 ‘영혼을 살리는 역동적 소그룹’이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곽우영 박사(호서대)가 ‘교회 공동체를 연결하는 비블리오드라마: 영혼돌봄을 기반으로 한 역동적 소그룹 운영을 중심으로’, 박신향 박사(호남신대)가 ‘영혼을 살리는 역동적 소그룹-영성지도를 중심으로’를 각각 발표했다.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
비블리오(책)와 드라마 합성어
경험으로 성경 알게 되는 활동
코로나 후 공동체성 회복 필요
대면 활성화와 교회 본질 회복
몰입으로 역동 내면 심리 변화
사회적 소통 배워 공동체 회복

먼저 곽우영 박사는 “비블리오드라마(Bibliodrama)는 비블리오(biblio, 책, 두루마리)와 드라마(drama, 행위)의 합성어로, 참여자가 텍스트인 성경을 역할 연기(role playing)를 통해 몸의 경험으로 알게 되는 방식”이라며 “역할(role)을 매개로 참여자들이 경험으로 성경을 알게 되는 참여적·역동적 소그룹 활동이다. 성경을 이해하는 기존 방식은 읽기, 쓰기, 설교 듣기, 성경공부 등이 있지만, 비블리오드라마의 참신성은 역할(role)을 통해 성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소개했다.

곽우영 박사는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는 나아가 비블리오드라마의 정체성을 예수 그리스도의 ‘영혼돌봄’에 둠으로써, 성경을 사용하는 비블리오드라마의 고유성과 특징을 분명히 한다”며 “코로나 종료로 교회 공동체성 회복이 필요한 시점에서, 역동적 소그룹 운영방식인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로 대면 만남을 활성화하고, 공동체를 연합하는 것은 교회 본질을 회복하는 좋은 목회적 돌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곽 박사는 “비블리오드라마는 드라마에서 참여자들이 역할(role)을 통해 자연스럽게 상호적인 대인관계를 연습할 수 있고, 긍정적인 관계형성을 배울 수 있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드라마(drama)는 무대에서 참여자들이 성경 이야기를 역할 연기(role playing)하는 단계로 참여자들이 역할을 선택한 후 무대에서 즉흥극으로 진행된다. 무대에서 참여자들은 성경 이야기를 현실 속 살아있는 이야기로 재현(representation)함으로써 역동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자들의 역할 몰입은 자신이 선택한 역할과 동일시할 때 나타나고, 성경 이야기가 내 이야기로 변화되는 순간 성경 이야기의 잉여 현실을 생생하게 경험할 수 있다”며 “참여자들은 드라마에서 역할을 통해 자신의 경험을 돌아볼 수 있고(mirroring), 몰입을 통해 참여자의 내면에도 역동적 심리 변화가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첫 발제 기념촬영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충렬 박사, 곽우영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첫 발제 기념촬영 모습. 앞줄 왼쪽부터 김충렬 박사, 곽우영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곽우영 박사는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는 기존 비블리오드라마를 예수의 ‘영혼돌봄’으로 새롭게 정의해, 역동적 특징에 영혼돌봄의 정체성을 더한다”며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는 성경이 핵심적으로 증거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과 사역인 ‘영혼돌봄’을 비블리오드라마에 적용하는 것이다. 이는 성경을 텍스트로 사용하는 비블리오드라마를 여타 다른 텍스트를 사용하는 비블리오드라마와 구별하는 특징”이라고 전했다.

곽 박사는 예수의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가 기존의 비블리오드라마와 다른 차이점으로 ①그리스도의 사역을 전하고 따르는 교회의 필요를 채우는 목회신학적 방법이다 ②목회상담의 기원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그분의 삶과 사역을 본받을 수 있다 ③교회 공동체를 연합할 수 있는 방법이다 등을 꼽았다.

그는 “비블리오드라마는 말씀을 통한 소그룹 활성화, 상호존중과 이해를 통한 바람직한 공동체성 회복 등을 꾀할 수 있다. 특히 웜업, 드라마, 나누기를 대면 만남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직접 참여로 친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상호적인 대인관계 경험을 쌓을 수 있다”며 “개인주의가 심화돼 만남과 소통이 어려운 현대인들이, 비블리오드라마를 통해 소그룹 공동체에서 사회적 소통을 배울 수 있어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것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소그룹과 대그룹을 ‘예수의 영혼돌봄’으로 연결하는 것은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로, 역동성은 소그룹을 활성화시키는 좋은 방법이고 성경이 말하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방법”이라며 “더 많은 교회들이 ‘영혼돌봄의 비블리오드라마’로 예수 그리스도의 영혼돌봄을 경험하고 교회 공동체를 회복하길 바란다”고 제언했다.

곽우영 박사의 첫 발제는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를 좌장으로 김용민(침신대)·이상현(순신대) 박사가 논찬했다.

◈영혼을 살리는 역동적 소그룹
작은교회 공동체와 리더십 이해
영적 교제, 영적 사랑 관계여야
기초는 ‘하나님 구하는 일’ 둬야
개인·공동체 하나님 임재 믿어
각자의 하나님과 관계 존중해
하나님, 영성 공동체 원형·표상

이어 박신향 박사는 “교회가 유기체로서 회복하고 다시 성장하려면, 전체로서의 조직교회 이전에 개인들의 작은 공동체들, 곧 소그룹이 회복돼야 한다. 교회의 갱신과 회복에 대한 저자들에 의하면, 역사 속에서 교회의 갱신과 회복을 도모한 이들은 ‘소그룹’을 주목하고 중요하게 여겼다”며 “이는 교회 회복의 핵심이 소그룹에 있고, 그 일의 핵심에 소그룹을 이끄는 지도자가 있음을 암시한다. 그러므로 작은교회 공동체와 리더십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은 교회 회복의 핵심”이라고 운을 뗐다.

박신향 박사는 “공동체 운동은 교회 본질을 되찾고자 한 갱신 운동으로서 역사 속 주류교회사 이면에 끊임없이 이어져 온, 빠뜨릴 수 없는 다른 흐름이다. 주류 제도권 교회가 세속화돼 영적으로 무력한 종교가 되어갈 때마다 어김없이 일어난 본질 회복의 움직임들이었고, 그리스도 공동체로서의 맛과 빛을 살려낸 영적 회복의 역사”라며 “이런 면에서 공동체의 역사는 교회의 생명력을 유지하고자 사막으로 들어간 수도원 영성의 역사와 맥락을 같이 하고, 그 속에 항상 ‘본질적 교회와 비본질적 교회의 대립/갈등’을 핵심으로 두고 있다”고 전했다.

▲두 번째 발제 모습. 왼쪽부터 이강학 박사, 박신향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두 번째 발제 모습. 왼쪽부터 이강학 박사, 박신향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박 박사는 “이러한 성도간의 교제가 역동적으로 일어나기 위한 공동체의 성격과 요건은 무엇일까? 첫째, 영성 공동체는 ‘영적’ 교제(koinonia)가 있는 곳”이라며 “영성 공동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 안에 존재하며 함께 하나님으로 충만해져 가는’ 곳으로, 어디까지나 ‘영적 사랑’의 관계여야 한다. 영적 교제란 영적 사랑으로 이뤄지는 관계로, 나와 너 사이에 그리스도를 의식하고 그리스도를 통하여 바라보는 것이 영적 사랑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둘째, 영성 공동체는 그 기초를 ‘하나님을 구하는 일’에 둔다. 이것은 올바른 교제를 위하여 수도 공동체마다 최우선에 두고 있는 규칙”이라며 “셋째, 영성 공동체는 개개인의 가슴 속에 그리고 공동체 안에 하나님이 친히 거처하신다는 신비를 믿는다. 따라서 서로를 대해 그리스도께 하듯 할 것이고, 이는 분명한 상호존중과 책임성(accountability)을 말한다”고 했다.

또 “넷째, 영성 공동체는 ‘각자가 맺고 있는 하나님과의 관계’에 대한 존중이 있다. 하나님이 친히 개인에게 말씀하시고 관계하신다는 믿음을 갖고, 다른 사람들과의 사이에서 건강한 ‘경계’를 지킨다는 것”이라며 “다섯째, 삼위일체 하나님은 영성 공동체의 원형이자 표상이시다. 이는 하나님께서 먼저 그와 같은 공동체를 가슴에 두시고, 친히 그 공동체를 건설하는 원천과 힘이 되심을 믿는다는 의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소그룹 영성지도와 리더십에 대해선 “영적 리더십은 세상의 권위적 리더십과 전혀 다른 방식을 취한다. 리더는 모임과 모임에 속한 모든 구성원을 섬기고 봉사하는 자로, 오늘날 일반적으로 ‘영성 지도자(spiritual director)’라 부른다”며 “첫째, 영성 공동체 리더는 모임 안에서 성령의 역사, 곧 영성 지도가 일어나도록 촉진자(facilitator)의 역할을 담당한다. 리더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은 자신의 내면과 모임의 역동 속에서 진짜 영성 지도자이신 성령을 알아차리고 주목함으로써 개인이 하나님을 찾는 일을 돕는다”고 이야기했다.

박신향 박사는 “둘째, 리더는 하나님을 찾는 길을 잘 알고 익숙해서 구성원들이 함께 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도 하고 모범을 보이기도 한다”며 “소그룹에서는 ‘관조적 경청(contemplative listening)’이 그 방법이다. 형제를 있는 모습 그대로, 자매의 말과 음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오랫동안 바라보며 귀 기울이면서, 실제이신 하나님이 스스로를 나타내주시기를 기다리는 것이다. 성령의 역사, 치유는 이 속에서 조용히 시작되곤 한다. 가장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은 온갖 얽어매는 마음들로부터 자유로워지는 내적 힘의 자라감”이라고 했다.

박 박사는 “셋째, 리더는 구성원들이 자유롭고 편안하게 하나님을 찾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유지한다. 가장 중요한 일인 영성 공동체의 ‘토양’을 일구고 돌보는 것”이라며 “모든 영성 공동체는 세상과 구별되는 ‘규칙(rule)’을 갖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수도원 규칙서들이다. 리더 주도로 규칙을 세워 동의하는 것은 모임에서 하려는 일이 무엇인지 모두가 이해하고 협력하기 위함”이라고 밝혔다.

끝으로 “그룹 영성지도 공동체는 작은 소그룹 공동체로서, 기독교 역사에서 교회의 본질을 추구한 여러 형태들 중 가장 발전된 것으로 오늘날 교회에 적합한 모델이고, 공동체 신학뿐 아니라 ‘만인사제직’을 실천하는 영적 돌봄으로서 개신교에 적합한 소그룹 모델”이라며 “믿음으로 오늘날 생기를 잃어가는 교회 안에 본질을 추구하는 ‘작은 교회’, 곧 여러 모양으로 소그룹 영성지도를 시도해 볼 것”을 제안했다.

박신향 박사의 발제는 이강학 박사(횃불트리니티대)를 좌장으로 김태훈(횃불트리니티대)·한혜연(감신대) 박사가 논찬을 전했다. 학회 종료 후에는 한국실천신학회 이사회 및 임원회가 이어졌다.

앞서 주제강연은 김양재 목사(우리들교회)가 ‘큐티와 공동체’, 최상태 목사(흩어진화평교회)가 ‘제자훈련과 소그룹 사역과의 관계’를 각각 맡았다. 질의응답은 구병옥 박사(개신대)와 김선일 박사(웨신대)가 각각 진행했다. 개회예배에서는 민장배 이사장이 설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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