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리서 내용과 상반된 신념 보여
미국과 라틴아메리카의 가톨릭 신자들 대부분이 교리서와 상반되게 여성의 사제 서품을 지지하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CP)가 보도했다.
퓨리서치센터(Pew Research Center)는 1월 22일부터 4월 27일까지 아르헨티나, 브라질, 칠레, 콜롬비아, 멕시코, 페루의 가톨릭 신자 3,655명을, 2월 13일부터 25일까지 미국의 가톨릭 신자 2,051명을 대상으로 수집한 설문조사 결과를 9월 26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각국 가톨릭 신자들의 신념과 신앙의 차이를 비교했다.
여성의 사제 서품을 지지하느냐는 질문에 조사에 참여한 모든 국가의 가톨릭 신자들이 긍정적으로 답했다. 여성 사제에 대한 지지는 브라질(83%)이 가장 높았고, 이어 아르헨티나(71%), 칠레(69%), 페루(65%), 미국(64%), 콜롬비아(56%) 순이었다. 반면 멕시코에서는 과반수(51%)가 반대했다.
가톨릭 교리서는 “세례받은 남성만이 합법적으로 성직 서품을 받을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가르침에 따르면, “주 예수께서는 남성(viri)을 선택해 열두 사도를 세우셨고, 사도들도 그들의 사역을 이어갈 동역자들을 선택할 때 같은 방식을 따랐다. 사제들과 결합된 주교단은 그리스도 재림 때까지 열두 사도의 공동체를 현재에도 살아 있는 실체로 유지한다”고 밝힌다.
교리서는 “교회는 주님께서 직접 하신 이 선택에 따라야 한다고 인식하며, 따라서 여성의 서품은 불가능하다”고 설명한다.
결혼하지 않은 연인과 동거하는 신자들에게 성체성사를 허용하는 것에 대해 멕시코 신자들은 45%만이 지지한 반면, 콜롬비아(52%), 페루(56%), 브라질(59%), 칠레(73%), 미국(75%), 아르헨티나(77%)의 가톨릭 신자들은 더 높은 비율로 이를 지지했다.
가톨릭 교리서에는 “명백한 중대한 죄를 고집하는 사람은 성체성사에 참여해서는 안 된다”고 가르친다. 교리서의 별도 구문에서는 “육체적 결합은 남녀 간에 확고한 삶의 공동체가 형성되었을 때만 도덕적으로 정당하다”고 설명한다. 교회 교리 또한 “인간의 사랑은 ‘임시 결혼(trial marriages)’을 용납하지 않으며, 오히려 상호 간에 전적인 헌신과 결단을 요구한다”고 강조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된 모든 국가의 가톨릭 신자들은 피임 사용을 광범위하게 지지했다. 아르헨티나의 가톨릭 신자 중 86%가 이에 대한 교회 가르침을 바꾸는 것을 지지했으며, 미국(83%), 칠레(80%), 콜롬비아(76%), 페루(75%), 멕시코(69%), 브라질(63%) 가톨릭 신자들도 같은 의견을 보였다.
교리서 2370항은 “부부 행위를 준비하거나 실행하는 과정, 혹은 그 자연적인 결과에 있든, 생식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모든 행위는 목적도 수단도 본질적으로 죄악”이라고 천명하고 있다.
사제의 결혼 허용에 대한 지지는 미국 가톨릭 신자가 6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칠레(65%)와 아르헨티나(64%)가 뒤를 이었다. 콜롬비아(52%)와 브라질(50%)에서는 가톨릭 신자 중 약 절반이 교회가 사제의 결혼을 허용해야 한다고 생각한 반면, 멕시코(38%)와 페루(32%)에서는 이보다 훨씬 낮은 지지를 보였다.
교리서 1579항에 따르면, 사제는 “보통 독신 생활을 하며 ‘하나님 나라를 위해’ 독신으로 남고자 하는 신앙심 깊은 남성 중에서 선택된다”고 밝히고 있다.
동성 커플의 결혼 허용에 대해, 아르헨티나(70%), 칠레(64%), 미국(54%)의 가톨릭 신자들은 교회가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의 결혼을 인정해야 한다”고 응답했다. 반면, 멕시코(46%), 브라질(43%), 콜롬비아(40%), 페루(32%)의 가톨릭 신자들은 이에 대한 지지가 절반을 넘지 않았다.
교리서는 “동성애 행위는 본질적으로 무질서하며, 어떠한 경우에도 승인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