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부패할수록 기독교 박해도 증가한다

뉴욕=김유진 기자  nydaily@gmail.com   |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 보고서에서 지적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야외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

▲파키스탄 신자들이 교회가 불에 탄 후 야외 주일예배를 드리고 있다(위 사진은 본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이 없음). ⓒ오픈도어

정부의 부패 수준이 높을수록 기독교 공동체에 대한 박해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이 보고서는 정부의 부패한 관행과 기독교인에 대한 차별적 정책이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지적하며, 이에 대한 국제적인 공동 대응을 강조한다.

크리스천포스트(CP)에 따르면, 미국에 본부를 둔 박해감시단체 ‘인터내셔널 크리스천 컨선’(International Christian Concern, ICC)이 이달 발표한 ‘부패와 기독교 박해’ 보고서는 “부패한 정부가 소수자 권리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해 기독교 박해가 방치되거나 묵인되는 환경을 조성한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의 보고서 등 여러 연구를 뒷받침하며, 부패 수준이 높은 국가에서 심각한 기독교 박해가 발생하는 것이 우연이 아니라고 경고한다.

보고서는 아프가니스탄에서 정부와 법 집행기관을 비롯한 여러 부문에 부패가 만연해, 소수자에 대한 법적 및 사회적 보호를 심각하게 훼손한다고 지적한다. 또한 부패로 인해 이슬람 율법의 극단주의적 해석이 퍼져 기독교 개종자들을 위험에 빠뜨리며, 부패한 관리들이 이를 외면하거나 묵인한다고 전했다.

나이지리아에서는 부패가 경제 발전을 저해하고 기독교인의 안전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는 기독교인에 대한 폭력 행위가 처벌받지 않는 환경을 조성했으며, 나이지리아에서 발생하는 종교적 살인의 70%는 기독교인을 대상으로 한다. 이는 지역 공직자들과 극단주의 단체 간의 부패한 유착 관계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보고서는 설명한다.

인구의 대부분이 무슬림인 아제르바이잔이 지난해 나고르노-카라바흐 지역을 군사적으로 장악한 사례도 유사한 패턴을 보인다. 이 지역에는 약 12만 명의 아르메니아계 기독교인이 거주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에서는 부패에 대한 사회적 관용이 매우 높아 모든 계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는 “아제르바이잔의 경제, 특히 석유 및 가스 산업은 부패한 관행에 취약하며, 정부 관료와 기업 엘리트 간의 유착이 만연해 있다”고 지적한다.

또한 시민들 사이에서도 부패에 대한 관용이 높아, 법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하기 위해 뇌물을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아제르바이잔의 헌법은 종교의 자유를 보장하지만, 기독교인들은 제한, 폭력 및 위협에 직면해 있다.

파키스탄에서는 부패와 종교적 박해가 국가 경제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부패와 기독교 박해가 경제적 안정을 저하시켜 외국인 투자를 억제하며, 이로 인해 불안정과 불신의 악순환이 국가 성장을 저해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인도에서는 힌두 민족주의 이념과 정부 부패가 결합해 기독교인을 포함한 종교적 소수자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고 있다. 이 연구는 이러한 결탁이 기독교인을 표적으로 삼는 경찰의 방조와 법적 차별로 이어지며, 이는 힌두교의 문화적 우월성을 유지한다는 명목 아래 이뤄진다고 지적한다.

미얀마에서는 부패와 종교적 박해가 결합돼 정부와 군대가 시행하는 조직적 차별로 나타난다. ICC는 미얀마의 식민지 시대 구조 속에서 지속된 부패가 특히 민족 갈등이 심한 지역에서 기독교 공동체를 지속적으로 착취하고 공격받게 한다고 전했다.

에리트레아에서도 정부 관료들의 만연한 부패가 종교적 자유에 대한 가혹한 단속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보고서는 2020년 미국 국무부의 자료를 인용해, 에리트레아 정권의 투명성과 책임성 부족이 인권 침해로 이어져 기독교인들이 종종 재판 없이 비인도적인 환경에서 구금된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의 종교 활동에 대한 엄격한 통제는 만연한 부패로 인해 더욱 악화돼, 그 결과 광범위한 인권 침해가 발생하고 있다. 보고서는 관료들이 승진할수록 부패 행위에 더 깊이 관여하며, 특히 허가받지 않은 종교 활동을 억압하는 데 힘쓴다고 밝혔다. 이러한 부패는 기독교인들에 대한 법적 절차 없는 감시, 자의적인 구금, 가혹한 처벌로 이어지고 있다.

이 연구는 또한 중동 국가에서 기독교인에 대한 국가적 통제와 부패한 언론 관행이 사회적 편협함과 차별을 조장하고 있다고 밝혔다.

ICC는 부패와 기독교 박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국제사회의 공동 대응을 강조했다. 이 단체는 인권옹호단체와 국제기구가 종교 박해를 지속시키는 부패한 관료들과 정권에 제재를 부과하고, 박해받는 개인에게 망명과 지원을 제공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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