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윤실 이어 교회개혁실천연대도 ‘10.27 연합예배’ 비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차별과 혐오 드러낸 집회”

자신들도 종교개혁주일 기념해
10.27 연합예배 예고… 내로남불?

교회개혁실천연대(공동대표 김종미·남오성·임왕성, 이하 연대)가 최근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주최 측은 ‘차별과 혐오’ 드러낸 집회로 종교개혁 정신을 더럽히지 마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작성·배포했다.

그러나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얼마 전 같은 날인 10월 27일 오후 3시 일산은혜교회(담임 이광하 목사)에서 ‘2024년 종교개혁주일 507주년 기념 연합예배’를 열겠다고 발표한 바 있어, ‘내로남불’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연대는 “올해 종교개혁주일에는 ‘10.27 한국교회 2백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이하 10.27 연합예배)’가 광화문, 서울시청, 남대문 일대에서 열린다”며 “전광훈을 추종하는 극단주의자들의 태극기 집회가 아니라, 한국교회총연합, 한국장로교총연합회, 한국교회연합 등 연합기관들과 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성결교회,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여러 교단들과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새로남교회, 새에덴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개최하는 유례없는 거대한 연합 행사”라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이 집회는 뉴라이트 역사관을 추종하고, 동성애를 혐오하여 차별금지법에 반대하며, 창조과학을 신봉하는 주류 교회들이 모여 자기 세력을 과시하는 자리가 될 것이고, 이로 인해 결국 한국교회의 사회적 이미지는 더욱 실추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종교개혁 정신은 신앙의 본질 회복과 교회개혁 운동이다. 종교개혁은 부패한 성직자와 교황 중심 교회 권위를 비판하고, 교회를 성경적 원리에 맞게 다시 세우려는 노력으로 현 개신교회를 태동시켰다”며 “하지만 종교개혁 정신을 표방하는 ‘10.27 연합예배’ 취지문에는 그 어디에도 스스로 성직자라 여기는 교회지도자들의 부패와 돈, 권력 등 세상원리를 추구하며 세속화된 교회의 모습을 자정하고자 하는 회개의 목소리는 없다”고 주장했다.

연대는 “‘10.27 연합예배’를 추진하는 지도자들이 정의하는 종교개혁 정신은 과연 무엇인가? 교회의 내적 갱신과 하나님 앞에 철저히 무릎 꿇는 진정한 개혁이 필요한 때에 교회의 외형적 성장과 세력을 과시하는 대형집회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라며 “이번 ‘10.27 연합예배’의 가장 큰 오점은 ‘종교개혁의 정신으로 대한민국의 새로운 기적을 이끌겠습니다’라는 구호와 함께, 당장 한국 사회에서 해결 해야 할 과제를 ‘생활동반자법과 차별금지법을 왜곡 해석한 동성애법 반대’, ‘저출산 고령화 난제 해결’, ‘평화가 빠진 통일과 통일 이후 사회통합’으로 삼은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이는 동성애는 존재 자체로 악하고, 청소년은 각종 중독과 무방비한 존재로, 여성은 출산하려하지 않는 이기적 존재로, 노인들은 연금 바닥내는 존재로, 노동자는 기업성장을 저해하는 존재로, 그리고 북한은 오로지 무너뜨려야 하는 존재로 대상화했다는 것”이라며 “오늘날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문제들 즉 사회적 부패, 불평등, 죽음으로 내모는 교육 정책과 부동산 문제들 속에서 괴로운 성도들의 삶은 깊이 살펴보지 않은 채, 특정 집단을 혐오하는 방식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규명한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한다. 그들 스스로 취지문을 통해 언급한 ‘개인 양심의 자유, 민주주의와 법치를 탄생시킨 종교개혁의 정신과 전통’에도 앞뒤가 맞지 않는 문제의식”이라고 지적했다.

연대는 “한국교회는 도덕적 우위를 상실한지 오래이다. 특히 이번 대회를 주관하는 주요 교단과 교회는 지하예배당 도로부지 무단점용으로 대법원 판결이 났음에도 그대로 버티고 있고, 교단법을 어겨가며 교회를 세습하고 수많은 재정 비위를 일삼았고, 총회장 성비위를 알고도 총회장직을 유지하고. 교회 성도들의 피같은 헌금으로 전별금까지 챙기도록 내버려두며, 성도들에게 인분을 먹이는 등 교회와 신앙 훈련의 이름으로 극단적 범죄행위를 일삼은 목사의 목사직도 박탈하지 않는 그러한 교단과 교회들”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 외 다른 교회 지도자들의 도덕적 타락과 일부 목회자들의 탐욕은 사회 전반에 큰 실망과 불신을 불러일으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반성은 일절없이 대한민국의 정화를 위해 기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고 손가락질 받을 일”이라며 “ 이렇게 손가락질 받을 일이 뻔한 집회를 광화문 광장에서 백만 성도들까지 모아놓고 함께 욕 먹자고 끌어들이니, 참으로 비겁하고 무책임한 교계 지도자들”이라고 비판했다.

연대는 “한국교회는 사회적 책임을 다하며, 연약한 이웃과 사회적 약자를 위해 헌신해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러나 이번 ‘10.27 연합예배’는 그 규모와 형식에 비해 실질적인 사회적 기여나 책임에 대한 논의 없이, 몇몇 보수정치적 성향의 교계 대표자들에 의해 주관됐다는데 문제를 제기한다”며 “예배를 위한 대규모 동원과 자원 소모가 이루어졌음에도, 예배 후 교회가 사회적 선을 위해 어떤 역할을 감당할 것인지에 대한 계획들은 오직 ‘돈이면 모든 다 할수 있음’을 강조하며 헌금을 강요하고 있는 점도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라고 했다.

또 “‘10.27 연합예배’를 주최하는 각 교단과 대형교회들이 원하는 바 한국교회가 진정으로 사랑받는 교회가 되고 싶다면, 이런 대형집회로 세를 과시할 것이 아니라 더 좁은 길,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는 성경적 원리로 겸손하게, 그리고 진정성 있는 회개를 통해 다시 새로워져야 할 것”이라며 “한국교회는 이 땅의 가난한 자, 포로 된 자, 눈먼 자, 억눌린 자를 자신들의 방식대로 판단하고 고치려는 시도를 당장 중단하고, 그들을 대신하여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의 피와 그리스도의 몸으로서의 교회 회복을 위해 싸운 선배들의 종교개혁 정신을 기억하라”라고 밝혔다.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자신들의 연합예배에 대해서는 “대부분의 교회들은 매년 종교개혁주일을 지키지 않고, 대다수 교인들은 그날의 존재조차 알지 못한다”며 “종교개혁주일을 지켜야 한다. 바로 그날이 우리 개신교회가 탄생한 날이고, 저항과 개혁이 개신교회의 본질임을 되새기는 날이며, 지금의 한국교회가 바로 개혁의 대상임을 절감하는 날이기 때문”이라고 포장했다.

이들은 “하나님 나라가 이 땅에 이뤄지기를 소망하며 정의·평화·생명을 위해 애쓰는 작지만 당당한 한국교회의 희망이 살아 있음을 드러내야 한다”며 “그래서 교회개혁실천연대는 종교개혁 기념 연합예배를 개최한다. 세상으로부터 외면당하는 교회가 회개하고 개혁을 다짐하는 소중한 자리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하며 여러분을 초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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