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까지 일사각오 싸움 ‘계속’
기독교 위협하는 현대 4대 요인
회의·상대·계몽주의, 포스트모던
말씀 듣지 못하게 미혹한 공통점
신본주의와 인본주의의 사상전
인본주의, 다양한 색깔로 유혹해
야성 잃어버린 ‘순한 맛 한국교회’
하나님 선물 ‘절대적 무기’ 필요
기독교 사상전사
최더함 | 리폼드북스 | 350쪽 | 25,000원
“2천년 기독교회사에서 정통 기독교를 괴롭힌 주적들은 누구인가? 그들에 맞서 싸운 변증가·신학자들의 활약과 이단 대처는 어떠했는가?”
기독교 2천년 역사를 각종 이단들의 공격을 무찔러온 발자취로 되짚어 많은 독자들의 사랑을 받은 스테디셀러 <기독교 사상전사(The War History of Christanity Thought)> 재개정판이 최근 발간됐다. 저자는 2015년 개정판을 낸 지 9년 만에, 신학교 교재용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각주와 각종 자료들을 추가하고 재정비했다.
재개정판을 내며 저자는 “21세기에도 사단과 그 무리는 하나님의 참된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갖은 간계와 술수와 미혹의 전략을 구사한다”며 “미국 RTS 변증학자이자 석좌교수 존 프레임(Jhon Frame)은 오늘날 기독교회를 위협하는 4대 요인으로 ‘회의주의, 상대주의, 계몽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을 거론한다. 이것들은 현대주의의 핵심들로, 하나님 말씀을 듣지 못하게 미혹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단은 현대인들의 ‘귀를 닫는 대신 눈이 밝아지도록’ 해서, 말씀에서 멀어지고 믿음을 갖지 못하도록 방해한다. 귀가 닫히고 눈이 밝아지는 이유는 성경을 읽지 않고 성경의 교훈을 모르기 때문”이라며 “눈으로만 보고 즐기고 먹음직도 보암직도 한 탐욕의 길을 걷게 된다. 이른바 ‘불나방 인생’이다. 우리는 어느 시대를 살지라도, 더욱 근신하고 깨어 기도하며 영적 전투에서 밀리지 않도록 준비하고 정신무장을 강화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개혁신학 한 우물을 파온 저자는 “2천 년 기독교회사는 한마디로 사상전(思想戰, the war of thought)이었다. 초대교회 이후 교회는 지금까지 숱한 사상전을 치렀다. 일사각오(一死覺悟)의 이 싸움은 종말의 때까지 계속될 것”이라며 “그러나 구속사의 한 중간지점에 살고 있는 현존자(dasein)에겐 당장 눈앞에 나타난 현실의 문제다. 교회와 세상의 싸움은 어느 한쪽도 양보할 수 없는 ‘전부 아니면 전무’의 게임이고, 셰익스피어의 말대로 ‘죽느냐 사느냐, 그것이 문제’”라고 언급했다.
저자는 “교회와 세상의 사상전은 신본주의(God-centralism)와 인본주의(humanism)의 대결이다. 주의할 것은 인본주의는 신본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시대마다 다른 옷으로 갈아입고 출몰했다는 점”이라며 “과연 2천 년 교회사에 있어 인본주의는 어떤 옷들을 입고 있었는지를 살피고 헤아리는 것은 교회와 개인 신앙 지키기에 매우 유익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저자의 말처럼, 사단이 내세운 ‘인본주의’는 2천 년 기독교회사에서 다양한 옷을 입고 여러 사람들을 유혹했다. 기독교라는 세계는 타종교와 달리 폐쇄적이지 않고, 누구나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자 무방비의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교회는 이러한 외부로부터의 공격을 계기로 오히려 ‘맷집’을 키워, 시대정신을 주도하고 선도했다. 오늘날 야성을 잃어버린 ‘순한 맛 한국교회’에 필요한, 하나님께서 선물하신 ‘절대적 무기’를 책을 통해 되찾아야 할 것이다.
저자는 대표적으로 시대별 10가지 ‘다른 복음(Heteron Yuanggellion)’을 날카롭게 분석하고 있다. 초대교회(1세기) 이단들을 비롯해 1세기부터 지금까지 맹위를 떨치고 있는 영지주의(Gnosticism), 4세기 아리우스주의(Arianism), 펠라기우스주의(Pelagianism) 및 반펠라기우스주의(Semi-Pelagianism), 알미니안주의(Arminianism), 자유주의(Liberalism), 신정통주의(Neo-Orthodoxism), 신복음주의(Neo-Evangelicalism), 종교다원주의(Pluralsim), 그리고 마지막으로 ‘변질된 기독교(the Transmuted Christianity)’라는 세계교회협의회(WCC)까지다.
이 외에도 시대별 주요 이단 사상들을 간단히 소개하고 있다. 초대교회에만 에비온파(Ebionites), 마르시온파(Marcionites), 아리우스파(Arianism), 네스토리우스파(Nestorian), 펠라기우스주의(Pelagianism), 영지주의(Gnosticism), 마니교(Manichaeism), 몬타니즘(Montanism), 노바티안파(Novatianism) 등이 있었다.
중세교회에는 파울리키안파(Paulicians), 보고밀파(Bogomilians), 카타리파(Cathars) 등 주로 이원론(Dualism)적 이단이 창궐했고, 로마가톨릭교회(Catholic Church)가 있었다. 근세교회에는 이신론(Deism), 소시니안(Socinians), 유니테리안주의(Uniterian Universalism), 그리고 몰몬교(1830)를 비롯해 밀러파 운동(1843-1844), 여호와의증인(1884), 크리스찬사이언스 등 미국발 이단 및 운동이 여럿 나왔다. 단, 근세 및 현대의 이단 및 운동 목록에는 개혁주의가 아닌 기독교인 독자들이라면 선뜻 동의하기 힘든 단체나 교파들 이름도 들어 있다.
교회는 사실 태어나자마자 사단의 집요한 공격에 노출됐다. 사단은 갓 태어난 신생아의 목을 졸라 죽이려는 듯 악랄하게도 교회에 대한 온갖 마수를 뻗치기 시작했다. 유대인처럼 할례를 받아야 한다는 ‘다른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그랬고, 이는 행위구원론으로 이어졌다. 바울이 염려했듯, 초대교회는 교리 체계가 확립되지 못한 약점이 있었다.
이에 대해 저자는 “한마디로 초대교회는 ‘다른 복음들’의 박람회장이었다. 교회 내 여러 사상과 복음들이 혼재된 시기였다. 유일신을 믿는 사람과 성부와 성자만 섬기는 사람, 하나님이 세상을 창조했다는 사람과 이렇게 죄악된 세상을 하나님이 창조했을 리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 신약만이 참된 성경이라 믿고 구약은 악신이 계시했다고 여기는 사람도 있었다”며 “예수에게 신성과 인성이 동시에 있다는 사람과 신성만 있을 뿐이라는 사람, 그리스도는 일시적으로 예수의 몸을 빌려 나타난 존재에 불과하다는 사람, 예수의 죽음이 세상을 구원했다는 사람과 죽음과 구원은 아무 관계가 없다는 사람 등이 어울리고 섞여 있었다”고 풀이했다.
기독교라는 거대한 체계와 세계관이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못했기에, 무엇이 정통이고 이단인지 기준선이 희미해 구별 자체가 힘들었던 것이다. 겨우 2세기 말에야 교부들의 활약으로 이단들의 본질과 실체에 대해 논의할 수 있었다. 사도 요한의 제자인 폴리캅의 문하생으로 알려진 교부 이레니우스(Irenaeus of Lyons, 130-200)가 <이단논박>을 통해 이단에 대한 초기 대응을 실시한 것은 매우 획기적이고 괄목할 만한 일이었다.
저자는 “분명한 사실은 교회가 생존하는 한, 다른 복음의 출현과 공격, 위장술에 의한 미혹의 전술은 계속되리라는 것이다. 사단은 결코 이러한 술책을 거두지 않을 것이다. 사단은 교회를 무너뜨리기 위해 모든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사단의 이러한 술책을 그리스도인이 얼마나 잘 간파하고 속아 넘어가지 않느냐 하는 것”이라며 “‘지피지기 백전백승(知彼知己 百戰百勝)’은 손자병법의 핵심 전략이다. 마찬가지로 기만당하고 미혹당하지 않기 위해 모든 그리스도인은 적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간파해야 한다. 무엇보다 하나님 말씀인 성경과 기독교 교리에 대해 일상적 수준 이상의 지식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이 책을 읽어야 할 필요성을 전달한다.
또 “기독교 신앙에 관한 지식은 교리를 얼마나 알고 수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교리 없는 신앙만큼 위험한 신앙은 없다. 교리는 말씀에 기초하기에, 사람의 교훈이나 전통에서 유출된 것이 아니”라며 “사람의 것은 불완전하지만 하나님의 것은 완전해 안심하고 신뢰할 수 있다. 역사상 모든 선지자나 학자들, 지도자들이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하나같이 주문한 것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이라고 강조했다.
저자의 결론은 ‘개혁주의(Reformed Theology)’다. 개혁주의는 신앙과 신학에 있어 오직 성경만을 절대적이고 최종적인 권위로 삼고, 성경을 하나님의 영감으로 기록된 무오한 하나님 말씀임을 믿고 고백한다. 또 모든 것을 성경에 비춰 진위를 가리고 성경을 근거로 변증하고 교리를 세운다.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고 시대정신을 선도하지 못하는 고리타분한 고대 사상쯤 된다’는 개혁주의에 대한 ‘오해’에 대해 저자는 개혁주의가 근본주의(Fundamentalism)나 보수주의에 불과하다(Conservatism)와 다르고, 정통주의(Orthodoxism)의 일부가 아닌 ‘유일한 기독교의 정통주의’라고 주장한다.
저자는 “기독교 역사에서 교리 없는 신앙은 항상 외부 공격에 무너지거나 변질됐다. 한국교회 내 소위 이단이라 말하는 다른 복음이 난무하는 가장 근원적인 문제는 한국교회가 굳건한 교리 위에 서지 못하고 개인적인 경험과 감성적 신앙을 주축으로 세워지고 유지돼 왔기 때문”이라며 “이제 지성적 믿음을 강화할 때다. 선조들이 물려준 신조와 신앙고백서들을 다시 꺼내 들어야 할 때다. 특히 교회 지도자는 모름지기 복음전도와 함께, 바른 교리를 가르치는 일에 전무해야 한다”고 역설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불행히도 오늘날 많은 교회가 전도라는 명목 아래 어린 신자들을 무작정 전쟁터로 보내 죽음의 자리로 이끄는 현실이 슬프다. 주님이 주신 참된 진리의 교훈과 그 터 위에 아직 굳건하게 서지 못한 그리스도인이라면, 먼저 그가 무장할 수 있도록 훈련받게 해야 한다”며 “우리 모두 각성해 정신을 차리고 하나님을 더욱 사랑해야 한다. 하나님의 무오한 말씀인 성경을 사랑하며 시시때때로 읽고 기도하며, 성경을 배우고 깨달아 진리의 복을 풍성하게 누리는(향유) 성숙한 그리스도인이 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를 위해 극복해야 하는 것이 ‘반지성주의’다. 저자는 “기독교 복음이 그저 ‘예수천국 불신지옥’과 ‘복 받는 것’으로 단순화돼 교리에 대한 지식을 공부하거나 받아들이기를 거부하는 대신, 신비주의와 기복주의가 교회 안에 대세로 자리잡았다. 이들은 교리나 신조나 신앙고백서 등을 신앙의 적으로 간주하는 듯하다”며 “그러나 교리와 신조 신앙고백서들은 기독교 신앙을 풍성하게 하고 장성하게 하는 좋은 비책들이다. 믿음의 선진들이 피 흘려 지키고 생성한 위대한 전통을 거부하는 것은 복음을 지나치게 단순화시켜, 기독교를 타종교 수준으로 끌어내리는 반동”이라고 밝혔다(구입 문의: 010-8466-7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