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읽다, 불편한 부분 나오면 그냥 넘어가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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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큐티, 열쇠는 문해력이다! 41] 쉬운 큐티의 도구 (6) 남의 신발 신기 ①

요즘 사람들, 불편하면 못 참아
큐티할 때 거룩한 상상력 필요
잘 되는 일만 상상하는 것 아냐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걸어 보라
그의 고통 온전히 느낄 수 있게
성경 등장인물 고통도 와 닿게

▲프랑스 화가 조셉 포춘 세라핀 레이라우드(Joseph Fortuné Séraphin Layraud, 1834-1912)의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 정체를 밝히다(Joseph declaring himself to his brothers)’. ⓒ위키

▲프랑스 화가 조셉 포춘 세라핀 레이라우드(Joseph Fortuné Séraphin Layraud, 1834-1912)의 ‘요셉이 형제들에게 자기 정체를 밝히다(Joseph declaring himself to his brothers)’. ⓒ위키

“맞다! 맞다! 나르지오 맞다!”

유명 트롯가수 장민호의 CM송이 자동차 라디오에서 흘러나온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신발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기능성 신발’이 유행이다. 어르신들뿐 아니라 청년들까지 많이 찾는다고 한다. 불편하면 못 참는 시대다.

신발뿐 아니다. 성경을 읽을 때도 불편한 부분은 그냥 넘어가려 한다. 그 부분을 읽고 마음이 불편해지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이다. 성경을 읽을 때 지혜의 왕 솔로몬을 찾고, 성공의 아이콘 요셉의 뒤를 졸졸 따라다니는 이유다. 성경에서 말하는 ‘복’만 누리고 싶은 게 요즘 신앙인의 모습이다.

큐티를 하기 위해서는 ‘거룩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적이 있다. 우리는 사람이기 때문에 거룩한 상상력이 필요하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위해 하시는 일은 우리 머리로는 가늠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상상력이 필요하다. 다만 하나님의 가치관 안에서 그 상상의 나래를 펴야 한다. 성경 말씀을 날마다 읽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하지만 성도들은 오해한다. 거룩한 상상력은 잘 되는 것을 상상하는 것이라고 말이다. 그렇지 않다. 거룩은 하나님의 성품이다. 세상과 구별됐다는 의미이다. 하나님의 뜻대로 살기 위해서는 오히려 세상의 욕망과 선 긋기를 해야 한다. 세상에서 말하는 ‘복’은 오히려 누리지 못할 가능성이 더 높다.

그래서 거룩한 상상력을 펼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 있다. 성경 인물의 고통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고통받는 이들을 이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걸어 보라.”

<뉴욕 정신과 의사의 사람 도서관> 저자 나종호 님의 말이다. 저자가 가슴 깊이 새기고 있는 격언이라고 한다. 타인의 신발을 신고 걸어본 사람은 그분의 고통을 이해하고 덜어낼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의 설명을 들어 보자.

“그 사람의 신발을 신고 걸어본 사람은 타인의 고통을 몸소 체험하고 느낌으로써 비로소 그 고통의 의미를 온전히 이해하고 덜어낼 수 있다.”

진심 어린 공감은 타인의 고통을 실제로 덜어 준다는 것이다. 심리 치료에서 가장 큰 치료 효과를 보이는 요인이 바로 치료자의 공감 능력인 까닭이다.

그렇다. 큐티를 하면서도 ‘남의 신발’을 신어야 한다. 그래야 그의 고통을 온전하게 느낄 수 있다. 그렇게 고통의 의미를 마음에 담아 숙성하면, 하나님의 말씀이 나의 지혜가 되는 까닭이다.

예를 들면 이렇다. 우리는 성경에서 잘 되는 혹은 성공한 인물을 담기 원한다. 성경의 대표적 성공 아이콘인 ‘요셉’의 예를 들어 보자. 그는 형제들에게 버림받아 이집트로 팔려 갔다. 보디발 아내의 유혹을 물리치고 감옥살이를 한 끝에 애굽왕의 꿈을 해석해 내며 단번에 총리 자리에 오른다.

우리는 그의 성공 스토리에 집중한다. 하지만 ‘남의 신발을 신고’ 그를 보면, 그의 고통이 보인다. 그 신발의 모양과 용도, 그리고 어떻게 신어왔는지에 따라 내 발에 맞춤이 되기 어렵다.

쉽게 바꿔 말하자면, 성경 등장인물의 고통을 내 상황에 맞춰 보게 된다. 그 고통이 내 마음에 와 닿게 된다. 드라마에서 배우가 연기하는 고통이 아니라 온전히 내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아픔으로 느껴진다.

요셉 이야기로 돌아가 보자. 그는 형제들에 의해 옷은 벗겨지고 웅덩이에 던져졌다. 친위대장 보디발의 아내에게 유혹을 받았을 때 그 자리를 피했지만, 오히려 죄인으로 몰려 감옥에 갇히던 그였다.

큐티를 하게 되면 그 고통을 이겨낸 요셉에게 동질감을 넘어 공감하게 된다. 큐티를 하는 성도도 그런 고통과 아픔을 넘어서게 된다. 함께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기 때문이다.

남의 신발을 신어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자신의 발에 맞춤인 신발은 욕망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신발을 신지 않은 듯한 착용감의 신발만 신는다면 더욱 더 세상의 욕망에 빠져들 뿐이다.

세상뿐 아니다. 성경을 읽을 때도 자신의 발에 맞는 신발만 찾는다. 과정은 보지 않고 성공 사례만 자신 것으로 받아들이려 한다. 성경을 자기계발서로 만드는 거다. 그렇게 성경 말씀을 취사 선택하면, 하나님 자리에 본인이 앉게 된다. 우리가 성경 66권을 빠짐없이 날마다 큐티해야 하는 이유다.

다음 시간에는 실제로 ‘남의 신발 신기’ 도구를 이용해 큐티를 해보려 한다.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이석현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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