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vs 트럼프, 누가 되든 美 우선주의 지속”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코리아네이버스, ‘2024 미국 대선과 한국: 전망과 대안’ 포럼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포럼이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024 미국 대통령 선거가 오는 11월 5일로 다가온 가운데, 코리아네이버스(KHN)가 22일 오전 서울 광화문 센터포인트 필원에서 ‘2024 미국 대선과 한국: 전망과 대안’이라는 주제로 시사포럼을 개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KHN 회장 최명덕 명예교수(건국대)를 좌장으로 종교와 외교, 경제와 유럽 등 분야별 발제가 진행됐다. 포럼 전후로는 2003년 창단해 사랑과 아름다운 문화를 전하는 라파 챔버오케스트라가 4곡씩을 연주했다.

실천할 해법과 대비책 모색·마련을
한미동맹 우호적 의원 적극 접촉도

최명덕 회장(조치원교회)은 “2024 미국 대선은 미국 국내 정치뿐 아니라 대외 정책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향후 한국 정치 환경 및 시장 상황에 많은 변수를 유발할 것”이라며 “트럼프와 해리스 중 누가 당선되든 미국 우선주의의 큰 흐름은 지속할 것이고, 이에 대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해법과 대비책을 차근차근 모색하고 마련해 나가야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최 회장은 “다행인 것은 미국이 삼권분립의 견제와 균형이 체계적으로 작동하는 전형적 대통령제 국가인 만큼, 대선과 동시에 치러질 의회 선거를 대비해 한미동맹에 우호적인 의원들을 초당파적으로 로비하는 전략도 가능할 것”이라며 “견제와 균형의 원리로 운영되는 미국 정치 풍토에서는 현상 유지 경향이 우세하다는 점도 염두에 둘 시점”이라고 전했다.

누가 될지 예측하는 포럼 아니라
정책 변화 정도와 대비 살필 목적
군사 안보 등 예기치 않은 영향도

KHN 사무총장 우순태 박사는 개회사에서 “대통령 선거에서 누가 당선될지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정책 변화의 정도와 대비를 살펴보려는 것이 목적”이라며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출마할 수 있는 가장 큰 원인은 미국이 예전과 같은 압도적 힘을 발휘하기 어려운 상황의 변화 때문이다. 한국은 트럼프의 당선으로 발생할 변화들에 소극적 대응방안을 강구하는 것을 넘어, 미국과 가치와 체제를 공유하지만 예전과는 다른 역량이 된 미국과의 역학관계를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 기성 총회장 신상범 목사는 “트럼프와 해리스의 대조 속에서 라인홀드 니버가 말한 ‘도덕적 인간과 비도덕적 사회’가 균형이 잘 이뤄져 세계 정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궁금하다”며 “역사의 주관자는 하나님이시므로 선하게 인도해 주시길 바란다. 독일 니콜라이 교회의 기도회가 통일의 촉매제가 됐듯, 이 작은 포럼이 건강한 한미 관계의 초석이 되길 바란다”고 축사했다.

사회를 맡은 KHN 행정국장 남궁태준 박사도 “지난 트럼프 1기 행정부를 통해 추가 관세와 방위비 분담금 압박 등을 경험하며, 미국 국내 정치 환경 변화가 한국의 경제 안보를 비롯한 글로벌 시장 경제에 미치는 구조적 파급 효과를 재차 학습한 바 있다”며 “미중 경쟁 구도 속 한국의 외교적 활동 공간이 축소되고, 러시아와 북한 간 외교적 밀착 등이 우리 군사 안보에 어떻게 예기치 않은 영향을 행사하는지 여실히 체감하고 있다”고 했다.

▲김재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재천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해리스 우위 보이다 트럼프 반등 중
경제와 이민 등 현 상황에 불만 커
해리스 당선 시, 현 정책 계승할 것
트럼프 당선 시, 北·中과 ‘빅딜’ 가능

‘미 대선과 한국의 외교안보 정책’에 대해 외교 분야에서 발표한 김재천 박사(서강대)는 “현재 판세는 암살미수 사건 후 트럼프가 우세하다 민주당 후보가 교체되면서 해리스가 우위 국면에 있었지만, 10월 초부터 트럼프가 다시 반등하고 있다”며 “다양한 이유가 있지만, 경제와 이민정책, 급진적 문화 등 현 상황에 대한 불만으로 판세가 트럼프 쪽으로 기울어지는 국면”이라고 분석했다.

김재천 박사는 “해리스 후보가 당선될 경우, 현 정부의 연장선으로 봐도 무방하다. 세계 정세를 독재 대 민주주의의 충돌로 이해하고, 미국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며 중국과의 경쟁은 피할 수 없다는 인식”이라며 “트럼프 후보가 당선될 경우 北 김정은과의 개인적 관계를 이용해 위기를 관리할 수 있고, 핵군축 협상이 가동될 수도 있다. 또는 ‘빅딜’로 북핵 문제는 덮어놓고 중국 견제에만 집중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트럼프, 다자주의 좋아하지 않아
방위비 증액 재차 요구 예상돼
주한미군 감축·철수 추진도 가능
목록 준비해 당당하게 협상 해야
줄 것은 주되, 지킬 것은 지켜야
조선업 진출 등 한미 모두 윈윈

김 박사는 “트럼프는 동맹이든 협의체든 ‘다자주의’를 싫어한다. 나토나 한미일 안보협의체 등은 손보려 하겠지만, 한미동맹 같은 양자동맹은 상대적으로 큰 피해를 보진 않을 것”이라며 “그럼에도 방위비 분담금 증액을 요구하고, 연합훈련 축소나 중단, 나아가 주한미군 감축이나 철수도 추진할 수 있다. 그러나 한미동맹은 제도화가 잘 돼 있고 강력한 지지층이 있어 근간을 흔드는 결정까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맹 간에도 협상은 하므로, 자칭 ‘협상의 달인’ 트럼프와는 더 영리하게 협상해야 한다. 줄 것은 주되, 지킬 것은 지켜야 한다. 안보에만 도움이 된다면 방위비는 전액 부담할 수 있다는 발상의 전환도 필요하다”며 “그런 측면에서 최근 한미 방위비 협상은 패착이다. 한국은 그동안 트럼프가 요구하는 것들을 많이 해왔으므로, 이를 정리한 목록을 준비해 당당하게 협상에 임해야 한다. 트럼프는 미국 내 조선업 육성과 해군력 강화에 관심이 크므로, 한국의 조선업 진출은 한미 모두 윈윈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누가 대통령이 되든 ‘미국 우선주의’ 기조는 유지·강화될 것이고, 미중 전략 경쟁도 강화돼 우리 외교안보 정책 입지가 축소될 수 있다. 북한 문제, 특히 비핵화는 미국 외교정책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며 “한국은 명확한 전략을 갖되, 추진에 있어선 유연성을 발휘하는 ‘전략의 명확성과 전략적 모호성’을 갖춰야 한다. 국제사회가 북한 비핵화가 비현실적이라 하더라도, 한국만의 ‘북한 비핵화 프로그램’을 구비해 여론을 선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미국, 철저히 자국 이익 챙겨 주장
일본 편 들어 한국 기독교 급성장?
패러독스의 나라, 트럼프가 대표해
향후 관계, 오랜 관계 속 교훈 찾길

‘종교가 2024 미국 대통령 선거에 미칠 영향: 기독교를 중심으로’ 종교 분야를 발표한 구춘서 박사(한일장신대 명예교수)는 “한미 수교 후 미국은 철저히 자국 이익을 챙겼다. 풍전등화같은 우리 대신 일본 편을 드는 외교 정책으로 자신들이 전해준 기독교가 급성장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며 “미국 사회 전반에는 기독교 문화가 강하게 남아 있으면서도 세속적이다. 미국은 패러독스(paradox)의 나라”라고 밝혔다.

구춘서 박사는 “선거는 하나님의 섭리가 세속화한 제도이다. 시장 경제처럼 ‘그럼에도 불구하고’의 조화 정신이 바탕에 있다. 투표자가 모두 자신의 이익을 위해 투표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공동체에 가장 적합한 당선자가 결정된다”며 “그런데 가장 기독교적인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하나님의 이 섭리가 작동한다고 보기 어렵다. 트럼프라는 후보자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최명덕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최명덕 회장이 개회사를 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구 박사는 “트럼프는 기독교인이라 주장하지만, 그의 삶과 언행은 그 주장을 뒷받침하지 않는다. 그는 기독교 신앙과 동떨어진 언행을 일삼는다. 그는 미국 기독교 국가주의, 메시아적 종말론에 사로잡힌 백인 우월주의, 타민족을 혐오하는 반이민주의, 두려움을 전파하는 권위주의 등 기독교 정신에 정면으로 반대하는 사상과 정책을 보인다”며 “그의 정치 이념은 결코 기독교적이 아니지만, 그럼에도 미국 대다수 보수 기독교인이 그를 지지한다. 패러독시컬한 면이 아닐 수 없다”고도 했다.

그는 “트럼프가 반대편인 해리스를 이기고 재선에 성공할 가능성은 여전히 있다. 우리는 이런 미국의 패러독시컬한 면을 잘 살펴 대미 외교 전략을 세워야 한다”며 “미국은 천사도 악마도 아니다. 그들은 언제나 자신의 이익을 위해 왔고 앞으로 그러할 것이다. 이는 우리도 마찬가지다. 그들과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할까? 미국과의 오랜 관계에서 그 교훈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해리스 당선 시 바이든 정책 지속
트럼프 당선 시 우크라전 신속 종료
해리스 당선 시 대담 시도 할 수도
대러시아 강경, 대중국 압력은 유지

KHN 학술원장 이규영 박사(서강대 명예교수)는 ‘미국 대선과 대유럽 외교정책’ 유럽 분야 발표에서 “미국 대통령 선거 이후 3가지가 예상된다. 첫째로 해리스 당선으로 바이든 행정부의 결정과 정책이 지속되거나, 둘째로 트럼프가 당선돼 우크라이나 전쟁을 신속히 종료시키고 나토 동맹국들의 지출을 증가시키거나, 셋째로 해리스가 당선됐지만 유럽 안보에 대한 바이든의 접근 방식을 변경해 더 대담한 새로운 시도를 하거나”라며 “유럽에는 나토를 중심으로 한 방위비 지출 및 역량 강화, 대러시아 강경 기조 유지를 통한 러시아 억제, 대중국 압력과 억제 등 3가지 우선순위는 유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규영 박사는 “대통령 선거 결과에 따라 가장 크게 변화할 안보 정책은 전쟁중인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지원 수준”이라며 “우크라이나를 협상 테이블에 나오도록 하기 위해 군사 및 재정 지원이 급속히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이는 서방 국가들의 신뢰성을 손상시키고 안보 보장을 더 전반적으로 훼손하며, 잠재적으로 팽창주의 세력을 고무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이 박사는 “유럽은 미국 외교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아니라, 외교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한 동맹 관리 방식의 일부로 인식된다. 미국과 교류에서 유럽의 이익을 명확하게 정의하고, 이를 달성하기 위한 효과적 전략과 도구를 분명하게 할 필요성이 있다”며 “유럽은 미중 경쟁 결과 완화를 위한 위험감소 프로세스를 가속화하고, 다층적 파트너십을 모색할 필요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 외에 김진일 박사(고려대)가 ‘세계 경제의 변화와 미국의 대선’이라는 주제로 경제 분야에서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토론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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