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법 활동 1위 비결은 ‘한 발 더 다가감’
영 김 연방하원의원이 캘리포니아 제40선거구에서 3선에 도전한다. 공화당 소속인 영 김 의원은 재선 의원임에도 캘리포니아 하원의원 중 입법 활동 1위에 오르는 등 매우 활발하게 의정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한인 의원으로서 한미동맹과 북핵억제 등의 이슈에 대해서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그동안 75만 건의 직간접적인 민원상담을 통해 한인들 및 지역주민들의 현안들을 파악하고 이를 돕기 위한 다양한 법안도 상정해 통과시켰다. 한인 의원으로서 미 의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 영 김 의원은 하나님께서 주신 사명이라면서 믿음을 가지고 끝까지 감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원의원으로서 40지구 주민들의 의견은 어떤 창구를 통해 듣고 있는가.
“도어-투-도어를 통해 많은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일일이 방문한 곳이 지금까지 50만 가구 정도다. 그리고 직접 전화를 주시거나 우리 사무실을 방문하시는 분들도 있고, 또 우리가 직접 전화로 다가가는 경우도 있다. 웹사이트를 통한 민원이나, 문자메시지 등까지 포함하면 총 75만 가구와 직접 소통했다.”
-주로 제기되는 공통된 민원들이 있다면.
“생활적인 부분에서 주민들이 어려움을 호소하는 부분들은 공통적으로 세금이 과중하고, 전반적으로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든다는 것이었다. 특히 가스(Gasoline)값에 대한 불만이 큰데 이는 캘리포니아에서는 갤런당 판매세만 부과하는 대부분의 주들과 달리 소비세와 판매세를 모두 부과하는 이중과세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가주(캘리포니아주)에서 2017년에 제정된 ‘Senate Bill 1’(도로보수 책임법)으로 인해 2027년까지 매년 7월1일이면 정기적으로 가스값이 오르게 돼 있다. 때문에 현재 가주 의회나 개빈 뉴섬 주지사에게 가스값 인상을 중단하라고 요구하는 일을 추진하고 있다. 아무래도 생활적인 부분과 밀접하게 연관되기 때문에 이 가스값이 가장 많이 거론되는 민원이 아닐까 한다.
또 가족들을 초청하고 싶은데 비자가 안 나와서 고충이 있다거나, 고용하는 데 있어서 비자 발급이 늦어지는 등 이민국과 관련한 민원들이 많다. 팬데믹이 끝난 직후에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고 있던 여권을 사용하려니 만료돼 있어서 이를 갱신하는 데 있어 어려움을 겪는다는 민원들이 많았다. 그 외에 참전용사 혜택이나 사회보장 혜택을 못 받는 민원들도 다수 있었다. 지금까지 거의 6천 개의 민원상담 케이스를 직접 해결해 드렸고, 이 민원상담 창구를 통해 연방기관에서 우리 지역주민들에게 2천 5백만 달러를 지원하도록 하는 성과가 있었다.
지역 범죄와 관련해서는 특히 상점에서 물건을 훔치는 경우가 너무 빈번히 발생하는데, 처벌이 미미해서 거기에 대한 불만도 많은 상황이다. 상가를 상대로 한 범죄는 제가 2021년 초선 의원일 때부터 가장 많이 들어왔던 문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상가에 가서 사업하시는 분들과 얘기를 해봤는데, 아무리 경찰에 신고를 하고 리포트가 작성되고 케이스가 만들어져도 사건 해결이 안 된다는 공통된 불만이 있었다. 그 원인을 알아보니 관할 경찰서, 지역 보안관(county sheriff), 주정부, 연방정부에서 서로 정보 공유가 안되는 문제가 있었다. 가령 도둑이 가게의 물건을 훔쳐갔는데, 이 사람에 대한 신원이 다른 카운티나 주, 혹은 연방정부에 공유되지 않아서 범인을 찾아 처벌하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제가 발의한 법안이 ‘조직적 상점 범죄에 대한 연방 조사 개선법’(Improving Federal Investigations of Organized Retail Crime Act)이다.
또 민원들 중에는 불법 이민자들에 의한 범죄들에 대한 우려도 많았다. 주로 가주에서는 샌디에이고를 통해 불법 이민자들이 넘어오고 있는데, 이들이 어디 동네로 숨어 들었는지 모른다. 그런 사람들을 통해서 범죄가 자꾸 일어나는 문제를 막기 위해 ‘포괄적 남부 국경 전략법’(Comprehensive Southern Border Strategy Act)을 발의했다. 북쪽 국경에 관한 보안은 2016년도에 벌써 법으로 제정돼 강화됐다. 현재는 남쪽 국경에서 발생하는 문제들이 더 심각한데, 이제는 카르텔 조직을 대담하게 만드는 수준까지 이르렀다. 텍사스와 캘리포니아의 국경 문제 현안이 다르다. 어떤 곳은 장벽을 마저 건설해야 하고, 어떤 곳은 카메라 등의 감시를 강화해야 하는 곳들이 있다.”
-매우 활발한 입법활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여러 차례 보도됐다. 지난 4년간 입법화시킨 법안들 중 몇 가지를 꼽는다면.
“4년 동안 제가 발의해서 하원을 통과한 법안이 36개이고, 이 중에 15개는 벌써 대통령 서명을 받아 법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 중 참전용사의 생활적인 부분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법안도 있고, 팬데믹 때 연방정부차원에서 PPP론을 진행할 때 갑자기 너무 많은 신청서가 몰리다 보니 제대로 검증을 못하는 경우들이 있어, 이에 대한 사이버 보안을 강화하자는 취지로 낸 법안도 있다.
북한인권법 재승인 법안도 제가 늘 염두에 뒀던 것이다. 2022년에 종료된 기존 북한인권법을 2028년까지 5년 더 연장하는 것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는데, 북한의 인권 상황 개선, 미국과 북한의 이산가족 상봉 추진, 북한인권특사 임명, 탈북 난민 보호와 재정착을 위한 유엔 난민기구와의 협력, 비정부기구의 대북 방송 활동 지원 등이 주요 내용들이다. 이 법안은 현재 초당적인 지지를 받고 있고, 하원 외교위원회에서 2024년 5월 16일에 가결됐다. 특히 미주에 있는 실향민들과 이산 가족들을 생각하면 너무도 안타깝다. 이들이 한 번이라도 안아보기를 원하는 북한 가족들과의 만남이 이뤄질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탈북민들도 우리가 항상 관심을 가지고 돌봐야 할 이들이다.
외교와 관련해서는 중국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박탈해 국제기구로부터 우대를 받지 못하게 하는 ‘People's Republic of China (PRC) Is Not a Developing Country Act’ (H.R. 1107) 법안을 발의했다. 현재 중국은 세계2위의 경제 규모를 가지고 있음에도 개발도상국 지위를 이용해서 세계은행에서 돈을 거의 이자 없이 빌려와서 주변국들에게 회수를 생각하지 않고 투자하고 있는데, 이는 결국 돈을 갚지 못할 주변국들에게 100년 동안 그 나라를 개발할 권한을 요구하는 등 중국의 주변 영향을 강화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제가 현재 ‘하원 외교위원회 인도·태평양 소위원회’(House Foreign Affairs Subcommittee on the Indo-Pacific) 위원장을 맡고 있기에 가능했던 법안이라고 생각한다. 한반도 문제, 중국 견제, 역내 동맹 강화 등 주요 외교 정책에 중요한 영향력을 끼치는 위원회다. 저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의 외교 정책은 전 세계 인권 증진과 자유에 가치를 둔 국가에 대한 지원, 동맹국과의 자유 무역 강화 등에 우선순위로 두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의원들에 대한 입법평가 기관에 의해 가장 초당적이면서도 효과적으로 입법활동을 하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는데 비결이 무엇인가.
“저도 보도를 통해 알게 됐다. 52명의 가주 연방 하원의원 중에 제가 1위였다. 미국 전체 하원의원 중에서는 6위에 올랐다. 비결은 관계성이라고 생각한다. 한 발 더 다가가는 것이다. 하원은 공화당이 우세하지만 상원은 민주당이 우세하다. 대통령도 민주당이다. 아무리 하원에 공화당이 우세하다 해도 우리끼리 법안을 통과시키기란 쉽지 않다. 때문에 초당적인 지지를 얻는 것이 중요하다. 초당적으로 일을 한다는 것은 그 사람들(민주당 하원의원)의 마음을 사는 것이다. 그들에게 기회만 있으면 다가가서 친분을 만들고 교제를 하고 있다. 가족들의 결혼식을 축하하거나 가족들의 안부를 물을 정도로 가까워졌다. 이렇게 되면 법안을 발의할 때 일단 제 목소리를 귀 기울여서 들어준다. 법안 발의를 앞두고서는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내용이 담긴 플래시카드를 건네주고 공동 서명을 해달라는 부탁을 한다. 하원에 입장하는 문이 총 3개인데, 하나는 공화당 좌석, 하나는 민주당 좌석, 나머지 하나는 가운데로 입장하게 돼 있다. 저는 일부러 민주당 쪽에 있는 문으로 들어와서 민주당 의원들과 인사를 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이 초당적인 입법활동에 많은 도움을 준 것 같다.”
-평소 북핵 문제 및 북한 인권 문제 등에 강하고 분명한 목소리를 내왔다.
“김정은 정권은 미사일 발사라든지 ICBM 시험 등으로 계속해서 공격성을 높이고 있고, 우리의 적대국들과 더 강한 유대를 맺고 있다. 현재 북한의 핵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 개발은 매우 우려스러운 상황이다. 미국과 동맹국들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더욱 강화하고, 특히 중국과 러시아가 국제적 제재를 준수하도록 더 많은 압력을 가해야 한다. 북러 협력 증대 또한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할 일이며, 국가안보를 위해 역내 동맹국들 및 파트너들과의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때문에 한미동맹 강화는 매우 중요하다. 한국과 미국이 협력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미국과 동맹국들은 억지력을 높이고 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해야 한다.”
-북한 주민들의 인권 개선을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는가.
“북한 주민들에게 진실과 정보를 전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북방송도 아주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를 통해 북한 주민들이 그들의 고통이 누구 탓인지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북한과의 대화를 하게 된다면 북한 정권이 먼저 인권 상황을 개선하기 위한 가시적이고 검증 가능한 진전을 보여준 후에 시작해야 한다. 북한의 인권 문제 개선 없이는 핵무기 프로그램 등 어떤 문제에 대해서도 북한을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알려져 있다. 하원의원 3선 도전에 있어 하나님 앞에 드린 결심 같은 것이 있는가.
“10년 전 처음 주 하원의원으로 출마해서 당선됐을 때 기도로 의정활동을 시작했다. 7시간 운전하고 새크라멘토에 가서 기도를 받고 의정활동을 시작한 기억이 난다. 주 하원의원으로 있을 때 지역구에 있는 많은 목사님들과 장로님들, 그리고 기도의 용사들이 정말 저를 위해 많이 기도해 주셨다. 그런 기도가 매주 동료 의원들과 만나서 주간 기도모임을 시작하게 된 계기가 됐다. 제가 주 하원을 떠날 때까지도 주간 기도모임은 민주당이나 공화당 의원 할 것 없이 모두 함께하는 모임으로 지속됐다.
그리고 지금 워싱턴 D.C.에 가서도 그런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제가 하는 모든 일은 제 힘이 아니고 하나님께 의탁해야 가능한 것임을 알고 있다. 저의 모든 말과 행동을 하나님께서 주시하고 계시기 때문에, 항상 초심을 유지하고 자만하지 않으려고 나 자신을 돌아보고 있다. 혹여나 이렇게 많은 법안을 상정하고 통과시킨 것 나의 의를 드러내는 것이 되거나 거기에 만족할 것을 염려해, 항상 지혜를 구하고 매일매일 기도하면서 의정 활동을 하고 있다. 워싱턴 D.C.에서도 그런 기도 모임들이 있다.”
-의정 활동 중에 신앙생활은 어떻게 유지하고 있는가.
“아침마다 저에게 성경구절을 보내주시는 목사님이 계시다. 새크라멘토에 가서 기도를 받았던 그 목사님인데, 이 분은 항상 이른 시간에 성구를 보내주신다. 제가 주의회를 떠나 워싱턴 D.C.에 있을 때도 그 분은 항상 그러셨다. 이렇게 훌륭한 목사님 몇 분이 저의 영적인 멘토가 되어 주고 계시다. 은혜한인교회 한기홍 목사님은 제가 의정활동을 처음 시작했을 때 바쁘신데도 비행기를 타고 오셔서 기도해주고 가셨다. 이렇듯 항상 저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제가 이런 일을 감당할 수 있다고 본다.”
-가장 힘이 됐던 성경 구절은.
“이사야 41장 10절이다. 하나님께서 두려워하지 말라고 하셨고 항상 너와 함께하리라고 하셨다. 제가 2013년도에 주하원의원에 당선되고 다음 재선 도전에서는 낙선했다. 그리고 2018년도에 연방하원의원에 출마했는데 거의 당선된 줄 알았지만 결국 뒤집히면서 떨어졌다. 그런 상황에서 좌절하지 않게 저를 단단하게 세워 준 말씀이 바로 이 성경구절이다. 선거라는 것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다. 많은 굴곡이 있었지만 이기고 지는 여러 과정을 겪으면서 정말 하나님의 말씀에 의존하지 않으면 내가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많이 느끼게 해주셨다. 그 과정 중에 저를 단련시켜 주셨다. 만일 제가 계속 승승장구만 했다면 어느 순간에는 교만해지고 겸손한 모습을 잃어버렸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초심을 잃지 않고 자만하지 않고 항상 성경 말씀에 의존하면서 내가 왜 이 일을 하는지 분명한 신앙적 푯대를 가지려고 한다. 이민자로서 자녀 4명을 키우고 이 아이들이 또 아이를 낳아 할머니가 되었는데, 남편과 이제 할머니 할아버지로 편하게 지낼 수도 있는 상황에서 왜 이렇게 힘든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를 가끔 생각해 보게 된다. 워싱턴 D.C.는 항상 대결하고 논쟁하는 험한 곳이다. 힘들 때가 많다.
그렇지만 한인으로서 미 의회에서 일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런 일을 하나님이 저에게 하라고 주신 것이라 믿는다. 때문에 계속해서 하나님께서 지켜주시는 동안 지치지 않고 분명한 푯대를 가지고 우리 한인 커뮤니티를 위해서, 또 한미 관계 증진을 더 강화시키기 위해 일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제가 있는 국제관계위원회가 다뤄야 할 여러 가지 현안이 많다. 우크라이나 전쟁, 이스라엘-이란 무력충돌 등 미국이 힘에 의한 평화를 유지하는 리더십을 발휘하지 않으면 세계가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다. 중국 공산당은 대만을 삼키기 위해 위협하고 있고, 북한 김정은 또한 평화통일을 말로만 이야기할 때는 지났다고 최근에 밝혔다. 북한이 최근 미사일을 발사한 횟수가 과거 오랜 기간을 합친 것 보다 더 많다. 우리가 정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할 때다. 대화가 통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북한을 상대해서는 안된다. 위험한 핵무기를 소유한 독재정권인 것을 파악하고 북한을 다뤄야 한다.
하나님께서 저를 이런 사안들을 다룰 수 있는 위치에 앉혀 주셨기 때문에, 저는 그것이 저에게 주어진 사명이라고 생각하고 이런 일들을 감당하고자 한다. 어렵지만 감당하겠고, 또 내가 감당 못할 일을 맡기실 하나님이 아니신 것을 알기 때문에 감당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너와 항상 함께 하리라 하셨던 하나님의 그 말씀을 붙들고 가고자 한다.”